"돈 벌고 오염 막고" 일거양득 신기술
  • 장영희·이문환 기자 (jjang@e-sisa.co.kr)
  • 승인 200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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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비전21 김동우 사장

1998년 '환경비전21'을 설립한 이후 지난 2년은 김동우 사장이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다닌 시기였다. 전국 각지에서 열린 폐수 처리 시설 입찰에 참여하고, 환경비전21이 설치한 폐수 처리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돌아보느라 김사장은 정신없이 해를 보냈다. 회사 설립과 함께 구입한 자동차 주행 거리는 어느새 11만km가 넘었다.

김동우 사장은 1994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1998년까지 회계 법인을 운영하면서 아무 부족함 없이 살던 사람이었다. 그가 집까지 담보로 잡히며 환경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회계사 업무보다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사장이 회계 컨설팅을 하고 있던 100여 기업 가운데 환경업체는 모두 10개. 그 중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업체 한 곳이 경영난에 처하자, 김씨는 갖고 있던 현금 10억원을 모두 털어 그 업체를 인수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환경산업을 외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뛰어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김사장은 말했다.


수질 오염 처리·오염도 감시 '통합 환경 관리 시스템' 가동

김사장이 환경산업에 뛰어든 때는 다름아닌 외환 위기 시절. 극심한 자금난을 겪으며 고생하자 괜히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회계사 시절 컨설팅을 받는 기업체 사장들에게 '훈수'를 자주 두었던 김사장은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뒤늦게 실감했다.

하지만 김사장은 이제 자리가 잡혔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급증하는 매출액이 이를 뒷받침한다. 1999년 11억원이던 매출액은 이듬해 4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0억원이다.

회사가 급성장한 이유로 김사장은 독자적인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꼽는다. 환경비전21의 기술은 크게 두 가지. 첫번째는 수질 오염을 처리하는 기술과 물 오염도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결합한 통합 환경관리 시스템이다. 환경비전21은 이 기술로 '경기도 양평군 오수 처리를 위한 하병 정화조 사업 콘테스트'에서 현대 등 국내 대기업을 제치고 최우수 공법 시행자로 선정되었다.

두번째는 축산 폐수를 처리하는 기술. 축산 폐수를 정화 처리하면서 액체 비료를 만드는 '꿩 먹고 알 먹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1999년 제주도 세미영농조합이 이 기술로 액체 비료를 생산해 3천만원을 벌어들이자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환경 관련 부서 담당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김사장은 경남 김해시에 축산 폐수 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나서 공인회계사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보람을 절실히 느꼈다. 수로의 썩은 물이 이제는 개구리밥이 둥둥 떠다니는 맑은 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보람을 계속 느끼기 위해, 김사장은 올해도 신발끈을 동여맬 작정이다.

● 김동우
1967년 출생.
성균관대 회계학과 졸업.
1994∼1995년 세화회계법인 공인회계사.
1996∼1998년 김앤김 회계사무소 공인회계사.
현재 한국환경벤처협회 기획이사

● 환경비전21
축산 폐수 처리 시설을 주 사업 분야로 하는 환경 벤처 기업.
국내 환경에 맞는 처리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강점.
경남 김해시와 제주도 세미영농조합에서 축산 폐수 처리 시설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유명해짐.
2000년 매출액 4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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