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세무조사가 ‘헛발질’인 이유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12.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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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해외에 두고 한국 이용자와 거래하는 구글…“구글코리아는 연락책에 불과”

 

국세청이 구글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구글세'를 걷기 위해 과세 당국이 근거자료 수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을 거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세금을 걷기 위해선 돈을 버는 사람이나 회사의 수입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소비자들이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고 낸 돈은 대부분 해외 법인으로 흘러들어간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이 6월2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코리안 헤리티지' 프로젝트 개막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구글 홈페이지에 따르면,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하는 판매수수료는 앱 개발자와 미국 본사가 나눠 갖는다. 또 유튜브에서 나오는 광고수익은 △미국 본사 △아일랜드 지사 △싱가포르 지사 중 한 곳이 유튜버와 배분하고 있다. 즉 이들 법인을 조사하지 않는 이상 건질 게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글은 한국에서 연간 4~5조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단 서울지방국세청은 12월12일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회계 장부와 전산 문서 등을 확보한 걸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세무조사의 목적이 구글코리아의 역외탈세 의혹을 파헤치려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역외탈세는 주로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 법인을 통해 빼돌리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구글 이용자가 결제대금을 주는 곳은 애초부터 구글코리아가 아닌 해외 법인이다. 탈세 여부를 들여다보려 했다면 번지수를 잘못 짚은 셈이다. 

 

그 외에 국세청이 고소득 유튜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인이 만든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10만 명이 넘는 방송은 약 1275개. 이들 유튜버가 한해 수억원대의 수입을 올린다는 건 공공연한 얘기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장난감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 ‘팜팜토이즈’는 작년에 31억 6000만원을 벌어 국내 최고 수입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유튜버의 납세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를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로 유튜버의 수입을 알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수익 지급 주체가 역시 해외 법인이라서다. 또 유튜버에게 적용되는 과세 기준을 정하기가 비교적 복잡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유튜브와 같은 1인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의 경우, 시청료 개념의 유료아이템 ‘별풍선’에 3.3%의 세금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소득세가 3%, 주민세가 0.3%다. 그래서 유튜버에 해당하는 BJ는 별풍선을 환전할 때 세금을 떼고 나머지 금액을 가져간다. 각 BJ가 받은 별풍선 개수를 확인하면 납세액도 명확히 알 수 있다. 반면 유튜버는 전적으로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국회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12월13일 입장문을 통해 “국세청이 구글코리아가 아닌 구글 본사에 매출 자료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구글코리아는 본사 연락을 대신하는 연락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2016년 국내에서 구글 플레이를 통해 4조4656억원의 매출을, 유튜브를 통해 4000억원이 넘는 광고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해 구글코리아가 낸 법인세는 200억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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