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1조6천억 규모 대포통장 유통 일당 54명 검거
  • 대전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11.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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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명의 대포통장 만들어 약 30억원 부당 수익 취득

 

대전지방경찰청이 법인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해 1조 6000억원을 불법유통 및 관리 해준 대포통장 유통조직 총 54명을 검거하고 이중 8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주로 스포츠토토 등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통장을 대여해주는 대가로 대포계좌 1개당 매달 150만원, 3년 간 총 3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명 ‘장공장(대포통장공장)’으로 불린 이들 조직은 부산에 본거지를 만들어놓고 유령법인 122개를 설립해 대포통장만 387개를 만들어 범죄조직에 유통했다. 이들은 주로 사설경마, 토토사이트, 선물옵션사이트, 문서위조 등을 운영하는 범죄자에게 통장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들은 법인 통장을 이용했으며 대포통장 운영 시 발생하는 금액 손해까지 책임지는 등 업계 평판 유지까지 신경 썼던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대포통장 유통 조직이 부당 수익을 취하기 위해 개설한 유령 법인 대포통장 ⓒ대전지방경찰청


 

경찰이 파악한 387개 통장의 입금내역은 총 1조 6000억원에 달하며, 현재 잔액은 7억원 상당이다. 경찰은 잔액 7억원에 대해 기소전 몰수보전신청 등 조치를 할 예정이다. 또한 총책 A 씨를 검거할 당시 소지한 1300만원을 압수하고 8억원 상당의 자택도 몰수보전했다. 

 

이번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대포통장 유통 조직원 9명과 여기서 제공한 대포통장을 이용해 도박사이트 등을 운영한 조직원 45명이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외국어 능력시험, 졸업증명서, 진단서, 수능 점수표, 가족관계증명원 등을 불법 위조해 주는 사이트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 관련 범죄를 수사하던 중 다수의 연결계좌 및 동일 계좌들이 각종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 등에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진행 결과 대포통장을 이용해 사설 경마사이트, 사설 선물옵션사이트, 스포츠토토, 공사문서 위조 사이트 등을 운영한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특히 문서 위조범을 수사하면서 발견된 의뢰자까지 함께 검거했다. 

 

피의자들은 부산, 경기도 안산 등 국내는 물론 중국,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 외에 2개 이상의 도박사이트 총책 및 운영자 등 15명 이상을 특정하고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 수사 중이다.

 

김연수 대전지방경찰철 광역수사대장은 11월12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개인명의의 대포통장거래가 어려워지자 유령법인을 설립한 뒤 허위 법인명의 대포통장을 유통하는 추세”라며 “대포통장을 이용해 불법도박사이트, 보이스피싱 등 별건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조직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대포통장과 관련된 해당 범죄조직들에 대한 수사 활동 또한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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