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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산하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 정규직전환 일시정지

대상자들 ‘별도직군’, ‘동일임금’ 등에 반발...심의위원회에도 불신 가득

대전 = 김상현 기자 ㅣ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11.08(Thu) 18: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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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과학 프로젝트인 중이온가속기 구축 과정이 시끄럽다.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멈춰 섰다. 사업단의 정규직 전환은 이전부터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 구성의 불합리와 위원회 결정 내용 불복 등 내부 반발이 계속됐다. 

 

사업단은 10월24일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사업단 내에 전환 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 부정확한 사실 유포, 처우에 대한 오해 등 정규직 전환 진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바 전환 절차를 이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규직 전환 절차를 당분간 연기한다”라고 통보했다.


‘별도 직군 신설’, ‘전환 전과 동일임금’ 원칙이 반발 주요 원인

사업단 내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총 66명. 이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별도 직군’으로 묶어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66명은 현재 연구직, 기술직, 행정직, 기능직 직군으로 나뉘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을 하나의 직군으로 묶어 새로운 임금 체계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정규직 전환 이후 임금 체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단 측에서 전환자를 별도 직군으로 관리하려는 이유는 비정규직 때 지급했던 임금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전환 대상자 측은 “비정규직을 동일 직군의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정규직과 같은 임금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데 별도 직군을 신설해 이를 막기 위한 꼼수를 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영관 사업단장 직무대행은 “사업단은 연구직에 한해 페이밴드(Pay Band)를 적용해 정규직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비정규직이 있을 수도 있다”라며 “일괄적인 기준으로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연봉이 높다고 말하는 것은 잘 못된 지적”이라고 해명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중 페이밴드에 적용되는 직군은 연구직만 해당한다. 66명 중 37명이 연구직이다. IBS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비율은 2018년 기준 기본연봉 68%, 성과급 34%에 불과하다. 정부의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는 '정규직 전환 이후의 임금체계는 전문가 자문 및 노·사 협의 등을 거쳐 마련하되, 직종별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취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라고 명시돼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 등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의 인건비는 '장치 구축비' 항목에 포함돼 있다. 그래서 정규직 전환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 장치 구축비 예산을 늘려야 한다. 김 의원은 “​사업단 인건비 예산 증액을 위해서는 IBS 본원 예산 항목을 조정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중이온가속기구축은 현재 예산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증액이 어려우리라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이다.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의 정규직 전환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첫 단추부터 다시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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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채용처럼 정규직 전환 심사 

불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규채용과 거의 흡사한 전환채용 심사 프로세스를 내세운 것도 대상자들의 공분을 샀다. 전환 대상자들은 정규직이 되기 위해 인성검사, 부서장 평가 및 면접을 다시 거쳐야 한다. 이후 신원조회 및 인사위원회까지 거쳐야 한다. 부서장 평가 및 면접에는 부서장 평가와 함께 직무면접, 직무 외 면접까지 들어있다. 그동안 줄 곳 해 왔던 업무지만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전환 대상자 측에서는 “최소 2년 이상 6~7년을 근무하면서 매년 부서장이 평가했음에도 재평가한다는 것은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을 걸러내겠다는 의도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IBS는 전환심의위원회 구성부터 말이 많았다. 올해 국감에서 위원회 구성이 7:1로 기관 측 대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두철 IBS 원장은 국감장에서 “정부 지침에 맞게 구성했다”라고 항변했지만, 위원회에서 나온 결정 사안에 대해 대상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전환심의위원회에 참여했던 제1 노조 측은 10월 30일 열린 전환 대상자와 간담회 도중 위원회 결정 사안 합의 여부를 묻는 말에 “추후 노조원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밝히겠다”라고만 답했다. 


조건에 동의하거나 나가거나

사업단 측이 배포한 ‘정규직 전환채용 응시 전 주요사항 안내문’의 마지막에는 ‘안내한 사항(기존 정규직과 다른 직군으로 분류되어 기본연봉표가 조정되는 것, 향후 계약 내용의 변경 가능성 등)에 대해 동의한다면 응시원서 상 서약 문구를 근거로, 2018년도 정규직 전환채용에 지원하기 바란다’라는 문구가 있다. 

한 직원은 정규직 절차가 부당하다며 이번 전환 채용에 응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견을 사업단 측에 전달했다.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사업단에서 신규 정규직을 채용할 경우 응시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업단 측에서는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렇다면 별도 직군 정규직으로 전환한 후 추후 일반직군으로 재입사할 수는 없을까? 물론 이 또한 불가능하다. 결국 근무자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사업단에서 내세운 방침에 동의하고 정규직 전환 절차를 밟거나 퇴사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근로자들은 지속적으로 사 측에 항의했으나 계속 강행하고 있다. 10월22일에는 전환 채용 관련 면접 일자를 직원들에게 통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10월23일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구성에 대한 지적을 받고 사업단 운영 등에 대한 질타를 받기 시작하자 긴급하게 10월24일 정규직 전환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정규직 절차는 진행하되 요구사항은 해결해 달라

결국 10월30일 노사는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여기서 대상자들은 불합리한 사안에 대한 전환심의 개최 가능 여부를 물었다. 그러자 인사총무팀 측에서 “전환심의위원회에서 재논의를 시작하면 66개 직무가 중 일부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불안함을 느낀 구성원들은 “정규직 전환 추진은 진행하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전환 이후 협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여기서 말하는 요구사항은 직군 신설과 임금 차별 반대, 시보 기간 삭제 등이다.

권영관 직무대행은 “다수가 만족하는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 전환 절차 중단을 결정했다”라며 “최대한 빠르게 의견을 수렴해 직원들이 원하는 조건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전환심의를 다시 열 의사도 있다”라며 “본원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단 자체 심의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잦은 사업단장의 중도 사임과 사업체계 개편 등에 따른 연구자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던 곳에 정규직 전환에 따른 불신까지 더해져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 기간 방만한 기관 운영 등에 대한 질타는 덤이다. 2021년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거대 프로젝트의 앞길이 순탄치 않다.

한편, 지난 국감에서 다양한 지적을 받은 IBS는 결국 정부의 특별점검을 받는 신세가 됐다. 과기정통부는 관련 부서와 연구회 및 출연(연) 전문가들로 합동점검단을 구성해서 11월6일 오전 첫 회의를 시작으로 특별점검에 나섰다. 이들은 IBS와 유사 연구기관의 운영과 연구직․행정직 처우 수준에 대한 비교검토, 현장 점검을 통한 사실 확인과 연구자 의견수렴 등을 거칠 예정이다. 11월 말까지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에는 추가 감사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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