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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일정 문제" 뒤에선 "北이 취소"…기선제압 나선 美

중간선거 이후 '속도 조절' '北 대응조치' 강조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11.08(Thu) 11: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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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놓고 다시 치열한 기 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를 마친 미국이 속도 조절을 하며 기선 제압에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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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후 다시 불붙은 기 싸움

 

북·미 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된 데 대해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8일(현지 시각) "북한이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장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이는 험난한 양국 외교 과정에 차질을 주고 비핵화 진전에 대한 기대감도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미 국무부는 11·6 중간선거 직후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11월8일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으며, 양측의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성명에서 회담이 연기된 이유를 밝히지 않은 미 정부는 뒤이은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단순한 일정 조율상 문제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일정은 항상 바뀐다. 어떨 때는 (일정 변경을 외부에) 공개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공개하지 않기도 한다"며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다.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잡을 것"이라고 했다. 어느 쪽에서 어떤 이유로 회담을 취소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할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대외 발표와 다르게 미 정부 관계자들은 WSJ에 북한을 회담 취소 이유로 지목했다. WSJ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조기 제재 완화 같은 조치를 얻어내고자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라며 "북한이 핵 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경제적 보상이 없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에 대한 북한의 불만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보도했다.

 

 

"北이 취소"…속도 조절하며 기선제압 

 

미 CNN 방송은 두 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전에 먼저 북한으로부터 일종의 양보, 즉 핵 프로그램 사찰 허용 등과 같은 조치를 얻어내려 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북한도 제재 완화와 같은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해주기를 바랐으나, 미국이 먼저 이런 조치를 내줄 의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비슷한 맥락의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 날인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것 없다"고 속도 조절론을 펴는 한편 제재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의 '대응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미 고위급회담과 정상회담 개최 의지는 여전하다는 사실을 전했다. 고위급 회담 연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잡히고 있는 여행들(trips that are being made)이므로 우리는 그것(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을 바꾸려 한다"며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정상회담 개최 시기에 관한 질문엔 '내년 초 언젠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

 

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시한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며 페이스 조절을 공언한 상태"라며 "북한의 획기적인 태도 변화가 없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도 신중론을 표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크게 부딪칠 일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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