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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積弊 도려내자’ 수술대 오른 군·경찰·국정원

군 ‘민간인 사찰 금지’, 경찰 ‘권한 분리’,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

박성의 기자 ㅣ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8.11.06(Tue) 08:00:00 | 15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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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국정원과 경찰, 군(軍)을 ‘개혁의 수술대’ 위에 올렸다. 이명박(MB) 정부 시절 이 세 권력기관의 수장들이 여론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모두 구속 기소되자, 정부는 적폐를 청산한다는 명목으로 이 세 기관의 구성부터 역할, 간판까지 모든 것을 뜯어고치기로 했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기관들이 더 이상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개혁의 방점이다.

청와대는 지난 1월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안을 통해 국정원을 국내 정치 및 대공수사에서 손을 떼고 오로지 대북·해외에 전념하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한 최고 수준의 전문정보기관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 경찰에 안보수사처(가칭)를 세워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국정원은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간판을 바꿔 대북·해외 정보기관으로 개편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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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꾸고 힘 분산하고…청와대가 개혁 주도

국정원법 또는 국정원직원법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만 여야에서 15개가 나왔다. 여당에선 국정원 출신 김병기 민주당 의원 등이 국정원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하며 청와대 구상을 뒷받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20일 취임 후 첫 국가정보원 업무보고에서 국정원법 개정안 연내 처리를 강력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양하는 개혁안을 두고 여야가 3년 후로 미루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국정원 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군의 핵심기관이던 기무사령부는 간판을 바꿔달았다. 기무사가 댓글 공작 사건과 세월호 민간인 사찰, 계엄령 문건 작성 등 각종 불법행위에 연루돼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기무사를 해편하고 과거와 단절된 새 사령부를 창설하도록 지시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무사를 대신해 지난 9월1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가 출범했다.

안보지원사의 새로운 부대 상징은 솔개다. 솔개는 환골탈태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70년 이상 장수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과거와 단절하고 새롭게 창설된 안보지원사가 다시 날아올라 군사안보의 중심으로 비상하고자 하는 각오와 다짐을 솔개라는 상징으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전신인 기무사는 부대 상징 동물로 호랑이를 채택한 바 있다. 추상같은 군기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힘을 오용(誤用)하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탓에 결국 간판을 교체했다.

국방부는 안보지원사 소속 인원들에 대해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키고 민간인 사찰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직무수행원칙’을 제정했다. 안보지원사 규모는 2900여 명으로 4200여 명이던 기무사 인원에 견주면 30% 감축됐다. 특히 안보지원사는 기무사 시절 역대 사령관 사진을 모두 폐기했다. 과거 기무사는 청사 본관에 제16대 사령관이었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제외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역대 사령관 사진을 걸어뒀었다. 이와 함께 안보지원사는 보안사와 기무사에서 생산된 문서들을 타 기관으로 이관하기 위해 목록 색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개혁도 현재진행형이다. 수사권 조정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앙에 몰려 있는 경찰의 권한을 분리·분산한다는 게 청와대의 지침이다. 개혁의 골자는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 견제·통제장치도 마련해 경찰 비대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사의 객관성 확보 및 경찰의 청렴성·신뢰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경찰이 1차 수사에서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갖고 검찰은 사법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옹호를 위한 제도와 방안을 강구하고, 비(非)수사 직무에 종사하는 경찰이 수사 과정과 결과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차와 인사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文 대통령 “권력적폐 청산, 국회가 함께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11월1일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권력기관의 적폐청산을 위해서는 여야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일상에서의 작은 불공정도, 조그마한 부조리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원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 권력적폐를 넘어 생활적폐를 청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 전반에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국회가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권력기관 정상화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역사상 최초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며 “국회에서 매듭을 지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도 하루속히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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