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쓰레기 종량제봉투, 반의 반 값 추진”
  • 인천 = 구자익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18.10.31 17: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도권매립지 품은 서구 쓰레기봉투 값이 서울·경기도 보다 비싸”

인천시 서구청은 올해로 개청 30주년을 맞았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취임 시 “과거의 30년 보다 미래의 30년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미래기획단’을 만들었다. 서구의 현안이 잘 풀리지 않는 사항들에 대해 중심을 잡고, 서구 주민들의 입장에서 현안을 풀어가기 위해서다.

 

현재 서구는 매일 매일이 다이내믹하다. 인천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사업의 70%가 서구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현안 사업들이 서구 주민들의 바람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특히 환경과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문제들이 그렇다.

 

환경부에서 굵직한 환경문제들을 ‘척척’ 풀어냈던 이 구청장에게 수도권매립지 등 환경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대책과 해법을 들어봤다.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서구청

 

 

악취와 미세먼지가 골머리다. ‘클린 서구’를 만들기 위한 정책들이 있다면. 

 

“서구의 환경문제가 전국에서 제일 꼴찌다.  27년 동안 수도권의 쓰레기를 처리해 온 수도권매립지뿐만 아니라 폐수 처리업체, 폐기물처리업체 등 생활환경에 유해가 되는 사업장이 많이 들어 서 있다. 이로 인한 악취와 미세먼지 등 당면한 환경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래서 ‘클린 서구’를 만들기 위해서 환경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lot) 기반의 악취통합 관제 센터를 설치해서 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 

 

또 환경부와 함께 서구지역 내 환경문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환경유해업소 집중관리와 친환경차량 도입 계획 등을 위한 환경부의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정부 및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에 수도권매립지 출입 폐기물 운반차량과 청소차량을 친환경연료 차량으로 교체토록 건의했다. 앞으로도 환경부와 공동으로 서구의 환경정책을 추진할 생각이다.”

 

수도권매립지가 들어선 후 건강권과 재산권, 환경권 침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많다. 마땅한 새로운 보상 대책은 있는가. 

 

“사실 그동안 서구 주민들은 수도권매립지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았지만, 이렇다 할 보상은 없었다.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에게만 조금 혜택이 있었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가 인근 주민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4자 협의’에 의한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서 서구에 이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매립지를 품고 있는 서구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 행복추구권을 위협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방안을 찾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쓰레기 종량제봉투 반의 반 값’ 추진이다. 이것이 환경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서구 주민들에게 작은 보상이라도 마련해야 함이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추진하게 됐다. 서구의 쓰레기봉투 값은 서울이나 경기도 것 보다 비싸다. 실제로 쓰레기 종량제봉투 값은 20ℓ 기준으로, 서울지역은 평균 490원이고 경기도지역은 평균 550원이지만, 서구는 620원에 달한다. 인근에 쓰레기 매립장을 두고 있으면서도 비싼 쓰레기봉투를 사용한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보상하기 위해 쓰레기 반입수수료 가산금을 활용해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 반의 반 값 사업을 추진하겠다.  


또 수도권매립지 내에는 활용가치가 높은 유휴부지가 많다. 이런 유휴 부지에 청소년을 위한 미래전당과 시민공원을 건립하고, 영농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부정적인 수도권매립지를 긍정의 땅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시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위원회를 만들어서 수도권매립지의 유휴 부지를 서구 주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수도권매립지 반입가산금 특별회계를 서구로 이전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명분은 차고 넘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이 많은데. 

 

“수도권매립지는 1990년 초부터 매립을 시작했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그만큼 서구 주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아 왔다. 수도권매립지 반입가산금은 주변지역의 환경 개선 대책으로만 예산을 쓸 수 있다. 서구에 필요한 일이 많다. 오는 2019년도에도 28개 사업에 대해 238억원을 인천시에 신청했다. 그런데 이 반입가산금 특별회계를 시에서 관리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을 추진하는 절차의 복잡성과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바로바로 해결하기가 어렵다. 물론 인천시 특별회계로 명시한 것은 4자 협의체 합의문에 나와 있기는 하다. 그래서 4자 합의도 다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체 매립지 문제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관문제, 유휴부지 문제 등을 인천시와 서구의 이익이 우선되도록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서구 주민들이 피해를 입어 온 만큼 당연히 서구 주민들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 져야 한다. 이런 문제를 포함해서 수도권매립지와 관련된 문제는 인천시와 적극적으로 협의 하고 있다.”

 

유년시절 도장 장사, 대학가요제 출전, 기술고시 합격 등 이력이 다양하다. 어려운 구정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서구는 다양한 현안이 많다. 원도심과 신도심이 공존하면서 환경문제와 교통문제 등 다양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다양한 민원을 해결해 나가는데 다양한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 환경 전문가로서 서구의 환경문제를 풀어가고 있고, 대학가요제에 출전한 경험은 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또 형편이 어려웠던 학창시절은 힘들게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의미한 경험은 없다고 본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