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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전한 톱스타 조인성을 만나다

《안시성》 흥행 돌풍으로 존재감 과시…“로맨스 연기는 한도 초과, 잊힐 때쯤 다시 연기”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10.13(Sat) 16:00:00 | 1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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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그를 처음 만났을 때(그는 당시에도 톱스타였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현실감 없는 비주얼도 그렇지만 인터뷰 현장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다. 많은 스타를 만나봤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배우는 흔치 않다. 어쩌면 ‘성품’이라는 표현이 옳겠다. 이뿐만이 아니다. 함께 인터뷰를 했던 여배우에게 난감한 질문이 가면 그가 자연스레 응수했다. 덕분에 유머가 끊이지 않았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진짜 ‘그’였다. 똑똑한 배우, 말 잘하는 배우. 덕분에 화기애애하면서도 묘한 긴장이 흐르는, 매력적인 인터뷰 자리였다. 조인성(38)은 여전했다. 그를 둘러싼 공기는 여전히 따뜻했고 자연스러웠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 내용은 진중하고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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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행복하지 않나요? 한때 저는 제가 생각한 틀에 제 자신을 가두었어요. ‘배우는 이래야 해’라는 생각을 한 거죠. 그런데 지금은 편한 게 좋아요. 그래야 현장에서도 덜 지치고 힘이 나죠.” 그렇게 웃으며 시작된 인터뷰였다.

조인성은 최근 영화 《안시성》에 출연해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작품으로, 조인성은 극 중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안시성을 지키는 성주 ‘양만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연개소문의 쿠데타에 동의하지 않아 나라에서 반역자로 몰렸지만, 안시성에 침입한 당나라 태종과 싸워 자신을 증명한 인물이다.


출연 제의를 몇 차례 거절한 것으로 안다. 이유가 있나.

“위험 부담이 큰 인물이었어요. 위인 역할, 그리고 220억원이 들어가는 블록버스터인지라 어깨가 무거웠거든요. 한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비열한 거리》에 조폭으로 출연할 때도, 《쌍화점》에 출연할 때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뚜껑을 열었을 때 결과적으로는 좋았어요. 저 자신부터 편견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구나 양만춘 장군은 남겨진 기록이 많지 않고 기존 작품에서 다뤄진 적이 없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어요. 제가 표현할 여지가 많았거든요.”

어떤 장군을 그리고 싶었나.

“주어진 역할이니 내가 가진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어요. 그래서 리더 역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낮은 자세에서 뜨겁게 민중의 일을 하는 리더를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닿았어요.”

《안시성》은 9월19일 개봉 이래 1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이로써 《신과 함께-인과 연》이 세웠던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경신하고 하반기 개봉 영화 중 최장 기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10월11일 현재 관객은 520만 명을 돌파했다. 조인성 외에 남주혁·배성우·박성웅·설현·엄태구 등이 열연했다.


톱스타 조인성으로 오랜 시간을 살고 있다. 부담이나 스트레스는 없나.

“연예인이란 직업이 처한 환경을 생각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그래서 상황을 가볍게 생각할 순 없을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고현정 누나나 차태현 형에게 조언도 많이 구했고요. 어머니께서 저를 보시곤 툭 던지듯 ‘네 소신대로 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순간 많이 내려놓게 됐어요. 괜한 욕심이 나를 옥죄고 있다는 걸 알았죠.”

이미지 때문에 역할에 대한 부담 또는 한계도 있을 것 같다.

“(정)우성이 형이나 (이)정재 형도 주인공이 아니지만 인상적인 캐릭터를 맡으시잖아요. 큰 역할, 주인공에 집착하지 않고 그로 인한 부담감도 내려놓았어요. 다만 로맨스 연기는 한도 초과예요. 장르 특성상 연기할 때 내가 실제 연애하듯 출발을 하게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똑같은 모습이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다르게 해 볼 수 없을까’라는 고민이 되면서 무서웠어요. 내가 바뀔 수는 없으니 장르적으로 확 갈아타버리자 싶었어요. 멜로의 느낌이 잊힐 때쯤 다시 멜로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 시간이 흘러 40대 중반에 접어들면 성숙하고 섹시한 느낌의 이른바 ‘불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과거엔 배우로 살면서 늘 불안했어요. 작품을 할 때나 하지 않을 때나 저의 미래가 걱정됐죠. 그런데 이젠 생각이 정리됐어요. 직업이 연기자니까, 하루하루 연기를 하면서 살면 그뿐이에요. 불안함을 없애는 방법요? 마치 내 것이 아닌 타인의 것을 보듯이, 있는 것부터 정리하면 돼요. 저 차가 내 차이고, 저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도장을 찍는 순간 괴로워진다고 하잖아요. 그 맥락이죠. 저는 대중에게 즐거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예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또 그 상황을 즐기는 것 같다.

“(차)태현이 형과 친해서 언젠가 한 번쯤은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더구나 저도 추석 시즌에 개봉하는 영화가 3편이어서 이해관계가 맞았던 것 같아요. 태현이 형이 ‘네 개런티에 대중들과 소통하고 웃을 수 있는 ‘예능 출연’도 들어가 있는 거야’라면서 판을 만들어줬고, 그래서 즐길 수 있었어요. 사실 제가 예능 마니아예요. 집에 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TV를 보는데, 그때 예능 프로그램 스케줄이 짜여 있을 정도죠.”

예전에 친한 동료 연예인의 ‘급 섭외’로 MBC 《무한도전》, KBS2 《1박2일》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모습도 인상에 남는다.

“저는 불러주셨을 때 출연하는 게 연예인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의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자리잖아요. 아, 솔직히 말하면 갑자기 불려 나갔을 때 의외로 더 편한 부분도 있어요. 급작스러운 상황이니 예능 현장에 적응을 잘 못 해도, 덜 웃겨도 되잖아요. 출연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촬영 중간에 집에 가도 되고요(웃음).”

행복에 대한 조인성의 생각이 궁금하다.

“제가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금보다 좋은 환경에서 살 가능성은 낮아요(웃음). 그래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고, 열심히 산 것 같기도 해요. 제 동생과 부모님이 삼시 세끼를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해요. 지금 이 순간이 저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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