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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③] 명동서 자취 감춘 유커, 강남엔 북적

사드 갈등 이후 中 단체관광객 급감 영향…‘자유여행 선호’ 분위기 타고 강남으로

박견혜 시사저널e. 기자 ㅣ knhy@sisajournal-e.com | 승인 2018.10.01(Mon) 10:00:00 | 1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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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의 관광 일번지로 불렸던 명동~을지로 일대 지하상가 상권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금지)으로 주저앉은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강 이남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압구정동과 신사동 인근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최근 강남에 시내면세점을 속속 개점하는 것도 관광 명소로서의 강남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

 

오는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을 열흘 앞두고 찾은 명동역 인근은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로 붐볐다. 한국과 중국, 양국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 분위기가 조성된 지 반년이나 지났지만 한한령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국내 소매판매 및 서비스업이 중국인 단체관광객인 유커에 기대고 있는 만큼, 2017년 3월부터 뚝 끊긴 방한 유커의 회복이 여전히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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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는’ 명동 말고 ‘덜 익숙한’ 강남

 

물론 유커의 한국 방문이 가장 활발했던 2016년(60만~90만 명) 근처까지 회복되기는 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50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한한령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48.7%나 늘어난 수치다. ‘50만 명’이라는 숫자에는 상징성도 있다. 본격적으로 한한령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7년 2월 방한 유커 수가 59만1000명이었다. 이후 1년 반 만에 방한 유커 수가 5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베이징, 산둥, 우한, 충칭 지방의 관광을 허용한 덕이다.

 

회복세가 엿보이기는 해도 마냥 반길 만한 상황은 아니다. 과거 화장품·식료품 등을 모두 쓸어 담으며 명동을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주체는 바로 단체관광객이었다. 단체로 몰려와 물건을 대량으로 사 가는 단체관광객은 국내 관광 및 유통업계의 큰손이었다. 다만 현재는 단체관광객보다는 개별관광객 위주로 증가세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단체관광객들이 주로 구매했던 국내 여행상품이 쇼핑 위주의 저가 상품이었는데, 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또 중국에서 단체관광을 풀었다지만,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오히려 단체관광객 유치를 꺼리고 있기도 하다. 국내 대형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상하이도 그렇고 이전보다 관광 제한이 몇 군데 더 풀리면서 해당 지역들에서 단체 유치가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국내 여행사들이 패키지 단체관광을 별로 받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당장 한 명의 관광객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국내 여행사와 연계된 중국 현지 여행사들의 ‘여행상품 가격 후려치기’가 사드 갈등으로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중국인 여행객을 모아서 한국으로 보내주는 중국 내 여행사들이 여행상품을 이전보다 더 저가로 후려치고 있다. 안 그래도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여행은 싸게 다녀오는 여행지 이미지가 강한데, 이를 더욱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단체를 받아도 수익이 안 남는다”고 토로했다. 

 

안팎으로 단체관광객이 줄어드는 대신, 자유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개별여행객은 늘고 있다. 특히 패키지 여행처럼 일정이 고정돼 있지 않은 개별여행객의 경우, 익히 알려진 명동이나 을지로 등 강북보다는 강남으로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다. 성형수술·종합건강검진 등 의료서비스, 연예기획사 방문 등과 더불어 최근 시내면세점까지 강남에 속속 등장하면서 집객 효과가 더욱 커진 것이다. 

 

 

서울·제주 외 다른 관광 지역 발굴도 필요

 

다른 지역으로 가는 관문인 고속버스터미널이 강남에 있다는 점도 유커들을 모으는 데 한몫하고 있다. 실제 3호선과 7호선, 9호선이 지나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터미널을 이용하는 내국인만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딴판이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된 신세계센트럴시티 복합건물은 신세계백화점, JW메리어트호텔 등 대규모 관광시설이 들어선 곳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동을 위시한 강북 상권과 강남 상권을 일대일로 단순 비교할 순 없다”면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의 경우 대기업인 신세계가 관리하는 곳이니만큼 일반 상점들이 모여 있는 명동 상권과 비교해 내부 매장 구성력이나 집객 능력 등에서 유리한 지점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7월 신세계면세점까지 들어서면서 이 지역은 더욱 강력한 집객 효과를 누리게 됐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개점 한 달 만에 3만여 명이 찾으며 개점 첫 달에만 308억원의 매출(온·오프라인 합계)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던 시내면세점은 강북(△롯데면세점 소공점 △신라면세점 장충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두타면세점 동대문점 △HDC신라면세점 용산아이파크점) 위주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 최대 크기 면세점인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오픈했고, 11월초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개장할 예정이어서 강북과 강남 간 시내면세점 경쟁이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남과 강북을 떠나 한국 관광 전반에 대한 아쉬움도 엿보인다. 고속버스터미널역과 연결된 지하상가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핑(33)은 “5년 전에도 한국에 왔었는데, 그때는 명동이랑 남산, 이런 곳만 갔다. 그곳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는 이쪽(강남)으로 왔다. 분위기가 명동과는 다르다고 느껴지지만, 특별히 눈여겨볼 만한 문화재나 관광지는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남 역시 강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국내 여행이 쇼핑에만 국한될 경우, 한국 여행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된다. 쇼핑 이외의 체험형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충기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는 “중국인들이 최근 많이 가는 일본의 경우 문화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관광 역시 수도인 도쿄뿐 아니라 여타 지역으로도 많이 간다”면서 “한국 여행도 이처럼 문화 체험 형식이 돼야 향후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데, 현재는 서울·제주도 등 일부 지역으로만 관광이 국한돼 있다. 쇼핑센터만 돌려서는 꾸준히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반도 비핵화’ 특집 연관기사


[관광산업①] 한국 관광은 ‘왜’ 이렇게 일본에 뒤처졌을까 


[관광산업②] “지방공항 활성화 필요…한국형 DMO 추진” 

   

[관광산업④] “‘남북 평화관광’ 훌륭한 관광자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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