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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⑫] 작가 유시민, ‘문화 대통령’ 등극

문화예술인 영향력, 조수미 2위…‘문단 권력 시대’ 도종환·조정래·공지영·한강 ‘톱 10’

김종일 기자 ㅣ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9(Wed) 11:00:00 | 1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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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수의 유력 언론은 매년 주요 인사의 영향력을 평가한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사
(The 100 Most Influential People)’를, 경제잡지 ‘포춘’과 ‘포브스’는 ‘세계 위대한 리더 50인(The World’s 50 Greatest Leaders)’과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인물(The World’s Most Powerful People)’을 조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가 대표적이다. 이 조사는 시사저널이 창간된 1989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 조사를 보면 지난 29년간 한국 사회가 어떤 질곡을 거쳤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올해 역시도 시사저널은 전문가 1000명에게 지금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지 물었다. 조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최고 여론조사기관 ‘칸타퍼블릭’에 맡겼다.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 정치·경제·사회·문화는 여전히 ‘격동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탄핵정국과 장미 대선을 거쳐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최근 국내외 여러 곳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그런 와중에 2인3각 경기처럼 호흡을 맞춰야 할 정책 부처는 혼선을 거듭하면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가 ‘기대’였다면 올해 ‘실망’으로 돌아선 의견도 있다.

뜻밖의 인물이 등장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2018년 지금,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움직이는 사람은 누구일까.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인물이 맞을까. 한 페이지를 넘겨보면 그 답이 나온다.


 

작가 유시민은 정치인 유시민을 뛰어넘었다. 정치권력은 끝내 쟁취하지 못했지만, 문화 권력은 분명히 장악했다. 스타 정치인 유시민의 말과 글은 힘이 셌다. 하지만 열렬한 지지만큼 강한 반발이 있었다. 같은 진보진영에서조차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라는 반작용이 나올 정도였다. 


작가 유시민의 말과 글은 다르다. 지식소매상을 자처하는 그의 말과 글은 대중들에게 넓고 고르게, 그리고 꾸준히 퍼졌다. 작가 유시민의 글은 출판계를 강타하며 ‘유시민 현상’을 낳았고, 그의 말은 예능과 시사 프로그램을 넘어 뉴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작가 유시민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했고, 그렇게 그는 2018년 대한민국 문화계의 꼭짓점에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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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말과 글, 2018년 한국 강타 


작가 유시민은 올해 시사저널이 실시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문화예술인 부문에서 지목률 9.3%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유시민이 ‘한국을 움직이는’ 문화예술인의 가장 앞자리에 자리하게 된 이유는 ‘지식소매상’으로서의 그의 말과 글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8년 대한민국은 지식소매상을 자처하는 유시민의 말과 글을 통해 교양을 습득하고(출판), 여행을 다니고(《알쓸신잡》), 정치권 소식(《썰전》)을 접하길 즐겼다. 


작가 유시민은 올해 《역사의 역사》 《청춘의 독서(특별 한정판)》 등의 책을 냈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그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불황이라는 출판계에서도 ‘선방’했다. 


사실 작가 유시민은 예전부터 아주 영향력이 컸다. 그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다. 1988년 수배 중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썼다고 알려진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대학 새내기의 필독서로 자리 잡으며 지금까지 70만 부 이상 팔렸다. 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사건’과 관련해 폭행범으로 몰린 상태에서 10시간 만에 홀로 작성한 ‘항소이유서’는 아직까지도 시대의 명문으로 꼽힌다. 2002년 출간한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라는 책은 그해 대선판을 관통하기도 했다. 


작가 유시민의 말도 2018년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 출연을 통해 풍부한 지식을 뽐내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JTBC의 《썰전》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정치·사회 이슈를 알기 쉽게 설명하며 ‘국민 과외 선생님’으로 떠올랐다. 


여기엔 정치인 유시민으로서의 경험이 훌륭한 자산이 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지사 출마, 창당 등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많은 경험은 그의 해설에 날개가 됐다. 특히 정치인 유시민의 우여곡절 정치 역정은 오히려 그에게 더 많은 깊은 고민과 통찰을 남겨 대중들이 작가 유시민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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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2위…한강·조성진 TOP 10 진입


유시민에 이어 문화예술인 부문 2위는 세계적인 소프라노로평가받는 조수미가 차지했다. 6.7%의 지목률을 얻었다. ‘세계적’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조수미는 올해도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공연을 펼쳤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듀엣공연을 성황리에 열었다. 9월12일에는 조수미의 음악 인생을 다룬 뮤지컬이 경남 진해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의 손에 의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조수미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시에 휠체어를 탄 상태로 이용 가능한 ‘휠체어 그네’를 기증했다. 조수미는 휠체어 그네를 국내에 가장 처음 소개한 주인공이다. 

 

3위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3.9%)이 차지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초토화된 문체부를 취임 이후 무난히 추스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당초 시인 출신으로 버거운 짐을 맡았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문체부 안팎에서는 도 장관이 부처 조직의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핵심 과제는 꼼꼼히 챙기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청와대도 도 장관에 대한 믿음이 있어 개각 대상 하마평에 한 번도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4위와 5위는 각각 소설가 조정래(3.7%)와 공지영(3.4%)이 차지했다. 조정래는 손자에게 논술 공부를 시켜주기 위해 함께한 글쓰기 결과물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을 올해 책으로 묶어 내는 등 아직까지도 왕성한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최근 20년 동안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한 도서로 조사됐다. 분단국가 한국의 오래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태백산맥》의 저자로서 아직까지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는 공지영도 올해 5년 만에 새 장편 《해리》를 내놓으며 대중들의 마음을 훔치는 중이다. 소설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으로 유명해진 소설가 한강(2.5%)도 공동 7위로 2016년에 이어 재차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6위는 지휘자 정명훈(3.2%)이 차지했다. 순위는 지난해와 같았지만 지목률은 작년(7.8%)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7위에는 소설가 한강과 함께 영화감독 박찬욱(2.5%)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했지만 역시 지목률은 작년(5.0%)의 절반에 그쳤다. 9위에는 지휘자 금난새(2.0%)가 올랐다. 10위는 각각 1.9%의 지목률로 영화감독 봉준호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이름을 올렸다.

 

 

※ [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연관기사


[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①] 절대지존 문재인 달콤한 허니문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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