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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고도(古都), 타이난을 가다

공자묘, 적감루, 안평수옥의 고풍스러운 멋에 아시아 최대 치메이 박물관까지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1(Tue) 11:00:00 | 1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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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만의 한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관광객 대부분은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에 머무르는 데 그치고 있다. 대만 교통부 관광국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었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20%가 늘어난 수치”라면서도 “전체 관광객을 10으로 봤을 때 7에 가까운 관광객이 타이베이에 몰려 있다. 관광객들에게 지방을 알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대만 관광국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곳 중 하나가 대만 남쪽에 위치한 타이난(臺南)이다. 타이난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한국의 경주’라고 할 수 있다. 타이난은 경주처럼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古都) 중 하나다.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던 1624년 수도로 정해졌으며, 명나라 부흥운동의 중심인물인 정성공(鄭成功)의 근거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후 청나라가 다시 대만을 점령했을 때도 타이난은 대만의 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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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경주’ 타이난

 

타이난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1655년 설립된 ‘공자묘’다. 대만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공자사원이다. 명나라 부흥운동을 이끌었던 정성공의 뜻에 따라 만들어진 공자묘는 당시 대만 최고의 교육기관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15개 건축물로 이뤄진 공자묘는 크게 학교와 사원으로 나눌 수 있다. 매년 공자탄신일에는 성대한 의식이 치러진다. 재미있는 것은 공자묘 한쪽에 문창각(文昌閣)을 두고 도교의 신 중 하나인 공부의 신을 모시고 있다는 것이다. 입시와 승진 시험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문창각을 찾고 있다고 한다. 

 

안평수옥도 고풍스럽기는 마찬가지다. 17세기 때 영국의 무역회사가 있던 곳이 일제 점령기를 거치면서 소금창고로 변했고, 이후 50년 이상 방치되면서 용수(반얀트리)가 벽과 지붕을 뚫고 자라면서 건물과 나무가 일체가 된 특이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지 가이드는 “나무는 55년 정도 됐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안평수옥을 정비할 때 들었던 돈의 20배를 매년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관광객 중 일부는 안평수옥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평수옥을 거꾸로 하면 수옥안평이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또한 관광객들의 앞길이 평안하길 기원하는 의미도 있다”면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적감루는 대만의 아픈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네덜란드가 대만을 점령한 후 성루를 만들었고 뒤이어 청나라, 일본 등이 대만을 무력 점령하면서 그 위에 벽돌을 쌓아올렸다. 적람루 관계자는 “맨 아래 있는 벽돌이 네덜란드, 그다음이 청나라, 일본의 양식을 따라 만든 벽돌이다. 적감루만 봐도 대만의 근현대사를 알 수 있다”면서 “아픈 역사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적감루는 대만에서 벽돌로 만든 최초의 건물로 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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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개인 박물관, 치메이 박물관

 

타이난에서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관광지는 역시 치메이 박물관이다. 타이난도회공원 내에 위치한 치메이 박물관은 대만의 대기업 치메이그룹의 창업주 쉬원룽(許文龍)이 오랜 세월 수집한 서양미술, 동서양 악기, 무기, 동물표본 등 방대한 소장품을 전시한 곳이다. 2만8700평에 이르는 규모는 아시아 지역에서 개인 박물관 중 최대 규모다. 

 

박물관 관계자는 “치메이그룹은 석유화학 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대만 100대 기업 중 하나며 섬유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창업주는 타이난의 빈민촌 출신으로, 당시 타이난에는 조그만 박물관이 하나밖에 없었다고 한다. 창업주는 이 박물관을 자주 방문하며 꿈을 키웠고 마침내 대기업을 이루게 됐다. 창업주는 성공하면 박물관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꿈과 용기를 나눠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결과물이 치메이 박물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에 오픈했는데 무료로 운영하려고 했지만 내부 반대가 있어 아주 적은 금액만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타이난에 거주하는 사람은 무료다. 타이난에서 공부하는 사람도 역시 무료다. 연간 150만 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전 세계 동물들의 박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 대륙과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동물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한 모습을 뽐낸다. 박물관 관계자는 “각 동물들의 모피를 구입해서 기술자들이 사실과 가장 근접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코너가 바로 이 곳”이라면서 “외국 관광객 외에도 수업의 일환으로 학교에서도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치메이 박물관은 바이올린으로도 유명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모두 1300여 개의 바이올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인재 양성을 위해 심사를 통해 바이올린을 학생들에게 빌려주기도 한다. 현재 250여 대가 전 세계를 돌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20세기 초 카페 등에서 사용했던 자동 오케스트라 연주 기계도 눈길을 끌었다. 동전을 넣으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이 자동으로 연주되면서 합주가 시작되는 구조다. 아날로그 시대에나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멋이 있는 음악인 셈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세련됨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워크 인 오케스트라(walk in orchestra)가 바로 그것인데, 오케스트라가 시작되면 수십 대의 스크린에서 악기가 연주되는 모습이 나온다. 즉, 바이올린이 있는 자리에 위치한 스크린에서는 바이오린 연주자의 모습을, 지휘자가 있어야 할 위치에 놓인 스크린에서는 지휘자의 열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천사 모양이 새겨진 박물관 바깥 탑은 청동에 금박을 입힌 것이다. 직접  여기서 만들어서 올린 것이다”면서 “창업주가 직접 조각해서 만든 것을 확대한 것이다. 문화 부흥을 대만의 고도 타이난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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