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집중하려면 텔레그램, ‘재미’ 찾으려면 카카오톡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9.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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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텔레그램·왓츠앱 비교해 봤더니…카톡이 도입한 ‘메시지 삭제’ 기능은 이미 다른 앱에 있어

 

카카오톡이 9월5일 “메시지 전송 취소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이용자들이 요구해왔지만 서비스 철학 등을 이유로 도입을 주저해온 기능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텔레그램이나 미국 왓츠앱 등 세계적인 모바일 메신저와 비교하면 아직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어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 5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메신저 이용시간 중 카카오톡 비중이 94.4%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선 다르다. 올 7월 기준 이용자가 가장 많은 메신저는 15억명이 쓰는 왓츠앱이었다. 텔레그램의 이용자 수도 1억 명을 넘어섰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 

 

그럼 정확히 카카오톡은 텔레그램이나 왓츠앱 등과 어떤 점이 다를까. 시사저널이 이들 3개 메신저를 기능 위주로 비교해봤다. 


2015년 6월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올레스퀘어에서 어린이와 모델들이 KT의 IPTV인 올레tv가 유료 방송사업자 중 처음으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리모컨 기능을 적용한 서비스인 '올레tv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① 전송메시지 삭제 

 

최근 한 필라스테 업체 강사가 수강생을 ‘뚱땡이’로 지칭하는 카카오톡 문자를 해당 수강생에게 보낸 적이 있었다.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고, 필라테스 업체는 결국 문을 닫았다. 이처럼 전송메시지를 삭제하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은 적지 않다. 

 

텔레그램은 이미 지난해 1월부터 메시지 삭제 기능을 제공해왔다. 메시지를 보낸 지 48시간 이내라면 가능하다. 왓츠앱도 지난해 10월 같은 기능을 도입했다. 원래는 삭제 가능 시간이 7분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올 3월부턴 한 시간으로 늘어났다. 



② 멀티 디바이스 지원 

 

텔레그램이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가 멀티 디바이스 지원이다. 전화번호 하나만 있으면 PC·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PC 등 인터넷이 가능한 모든 전자기기에서 텔레그램을 쓸 수 있다. 즉 언제 어디서나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갈 수 있다. 

 

반면 왓츠앱은 전화번호 하나당 한 대의 기기만 사용할 수 있다. 다른 기기에서 쓰려면 새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왓츠앱은 본사 차원에서 “기기를 자주 바꿔 사용하면 인증절차가 막힐 수 있다”면서 가급적 기기 하나만 쓰길 권장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동시에 한 대의 스마트기기와 한 대의 PC만 지원한다. 



③ 클라우드 서비스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이라면 스마트폰을 바꿀 때 백업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기존 대화내용을 새 폰에 그대로 옮기고 싶다면 반드시 백업과 복원을 거쳐야 한다. 이는 왓츠앱도 마찬가지다. 

 

텔레그램은 다르다. 수시로 기기를 바꿔도 모든 대화내용이 자동으로 떠 있다. 카카오톡·​왓츠앱과 달리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진이나 문서 등 파일을 저장하는 웹하드로 쓰기에도 유리하다.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6월4일 개최국 싱가포르 정부가 개설한 텔레그램 공지채널방. 내외신 기자 1300여명이 실시간으로 회담 상황에 대한 소식을 전달받았다. ⓒ 시사저널 공성윤



④ 단방향 채팅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때 개최국인 싱가포르 정부는 텔레그램에 ‘DPRK-US Summit'이란 채팅방을 열었다. 그리고 여기에 내외신 기자 1300여명을 초대했다. 회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해주기 위해서다. 다만 참여한 기자들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었다. 이 채팅방에선 단방향 채팅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텔레그램의 ‘채널’이란 기능이다. 주로 많은 사람에게 공지사항을 알리기 위해 사용된다. 국내외 언론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도 이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왓츠앱에서도 단방향 채팅 채널을 만들 수 있다. 

 

카카오톡도 ‘오픈채팅’ 기능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다만 채팅은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참여자 누구나 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메시지를 단방향으로 보내고 싶다면 돈을 내고 ‘플러스친구’로 등록해야 한다.  



⑤ 부가서비스

 

모바일 메신저의 기능을 ‘대화’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카카오톡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채널탭을 통해 언론 기사나 인터넷 커뮤니티의 인기글 등을 올리고 있다. 외부 플랫폼과 연결돼 음악·​영상·​웹툰·​쇼핑·게​임 등도 즐길 수 있다. 사업자라면 광고 창구로 쓸 수도 있다. 송금이나 결제 등 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 

 

텔레그램과 왓츠앱은 대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그래서 앱 자체가 가볍고 빠르다. 단  올 2월 로이터는 “왓츠앱이 자사의 가장 큰 시장인 인도에서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램도 'TON'이란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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