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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 병원에서 ‘몰카’ 음란물 봤다” 의혹 제기

병원 음란물 상영 기준 마련해야…대한비뇨기과의사회 “가이드라인 필요성에 공감”

유경민 인턴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3(Thu)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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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비뇨기과 병원에서 ‘국산 몰카(몰래카메라)’라는 제목의 음란물이 공유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액 검사를 위한 정액 채취실 컴퓨터에서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음란물들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이다. 불법 촬영물이 공공시설인 병원에서까지 소비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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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공유되는 ‘국산 몰카’, 처벌은 어려워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비뇨기과 병원을 찾은 남성 A씨는 정액 채취실 컴퓨터를 보고 경악했다. 한 폴더가 ‘국산 몰카’라는 제목의 음란 영상물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불법 촬영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불쾌감이 밀려왔다. 8월 중순쯤 그의 경험은 한 대학교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개됐다. ‘황당하다’, ‘더럽다’는 반응이 줄이었다.

시사저널은 이후 해당 병원을 직접 찾아 컴퓨터를 확인했다. 하지만 ‘몰카’라는 제목의 영상들은 그새 삭제됐는지 없는 상태였다. 다만 수위 높은 일본 음란물, 일명 ‘노모’(노모자이크) 영상 40여개를 담은 폴더와 파일공유 사이트 바로 가기 폴더가 컴퓨터 바탕화면에 드러나 있었다. 파일공유 사이트는 자유롭게 접속해 음란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놨다. 이에 관한 병원 측의 사전 설명이나 주의사항 전달은 없었다.

앞서 ‘몰카’라는 제목의 음란물이 있었는지를 묻자 병원 측은 “그런 건 없다”며 부인했다. 정액 채취실 컴퓨터 속 음란물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답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찰청 성폭력대책과 관계자는 “병원에서 몰카 영상이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불법 촬영물임을 인지했다면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비뇨기과 병원에선 아동청소년음란물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재된 비뇨기과 병원 정액 검사에 대한 글에는 “(병원에서) 아청물(아동청소년음란물)을 틀어줬는데 취향이 아니라서 힘들었다”는 농담 섞인 댓글이 달렸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1조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음란물은 소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법이다.

그러나 불법 촬영물 유포나 아동청소년음란물 소지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병원이 처벌받을 가능성은 작다. 경찰청은 “상업적 목적이 아닌 의료 목적이라면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그래서인지 입건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의료를 위한 음란물 상영,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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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 병원에서의 음란물 시청과 정액 채취 등은 온라인상에서 희화화되기도 한다. 한 유명 유튜버는 지난해 5월 비뇨기과 병원을 찾아 정액을 채취하는 과정을 웃음거리로 다뤘다. 영상에는 출연자들이 병원이 보유한 음란물을 품평하고 시청하는 소리가 여과 없이 담겼다. 이 영상은 조회수 80만회를 넘겼다.

이 밖에 온라인상에서의 비뇨기과 병원 내 음란물 시청담은 차고 넘친다. 이를 종합해 보면 각 비뇨기과 병원마다 비슷하지만 다른 정액 채취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차이점은 음란물의 내용이나 수위다. 아예 음란물을 보여주지 않거나, 집에서 정액을 채취해 오라는 병원도 있었다고 네티즌들은 전했다.

비뇨기과 병원에서의 음란물 사용을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검사나 치료 목적으로 음란물을 이용하는 것은 국내외 사례를 봤을 때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병원의 음란물 이용에 대한 기준 내지 지침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공공시설인 병원에서 음란물이 수위·내용 상관없이 공유되고, ‘몰카’까지 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현실을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는 “모든 병원에서 정액 검사를 위해 영상물을 이용하지는 않는다”며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은 의사회에서 공감하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불법 촬영물이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실제 불법 촬영물이 아니더라도 ‘몰카’ 등의 제목은 불법 촬영물을 시청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불법 촬영 피해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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