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눈 돌아가는 '사시' 방치하면 평생 시력 나빠져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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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세 이전까지 1년에 1회 안과 진단 필수

 

시력은 만 7~9세에 완성되므로 그 이전 눈 관리가 중요하다. 유아기에 정상 시력을 갖지 못하면 평생 사회생활이나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흔한 시력 장애는 사시(斜視)다. 사시는 무언가를 응시할 때 한쪽 눈은 정면을 보지만, 다른 눈은 그 물체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경우를 말한다. 눈이 안쪽으로 치우치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치우치면 외사시라고 한다. 

 

사시는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다. 가족력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시는 유전과 큰 관련이 없다. 뇌에서 안구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의 문제로 짐작하고 있으나, 정확하게 어떤 부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

 

생후 6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영아 내사시’와 2~3세경에 주로 발생하는 ‘조절 내사시’가 있다. 그러나 소아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사시는 '간헐 외사시'다. 전체의 60% 이상이 10세 이하에서 나타날 정도로 소아에게 집중돼 나타난다. 성인 환자는 8%가 채 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간헐사시 환자 5만여 명 중 가운데 19세 이하 환자는 4만6689명으로 약 93%다. 

 

강동경희대병원

 

간헐 외사시는 원인이 후천적이기에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가까이 볼 때는 눈이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먼 곳을 보거나 멍하게 볼 때 증상이 나타난다. △아이가 피곤하거나 멍하게 볼 때 눈이 밖으로 돌아갈 경우 △눈을 자주 깜빡이며 비비는 증상이 동반할 경우 △나이가 들면서 눈동자가 돌아가는 빈도와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눈부심이 자주 일어나며 찡그리는 경우는 사시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사시는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릴 때 시력 발달이 충분히 안 돼 최종 시력이 좋지 않을 수 있다. 또 사시는 양쪽 눈의 망막에 맺히는 상이 달라지면서 입체감을 느끼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한쪽 눈이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약시(안경을 쓰고도 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 위험이 커진다. 시력은 만 8세 이전까지 발달하는데, 시기능이 완성되기 전에 사시를 치료해야 효과가 높다. 

 

신재호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시력이 완성되는 나이가 지난 후에는 치료해도 약시가 될 확률이 높다”며 “무엇보다 사시의 경우 조기 진단을 통하여 빨리 발견하고 치료해야 눈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시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수술이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을 수술로 조절해 눈동자의 움직임을 정상으로 만든다. 약 1시간 정도 걸리며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재발 우려도 약 30%나 된다. 그렇다고 모든 사시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 교수는 “눈이 정상상태로 조절할 수 있고 눈동자가 돌아가는 각도가 작으면 수술하지 않고 우선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며 "원시가 심해서 생기는 조절 내사시는 원시 조절 안경을 통해 호전되기도 한다. 다만, 영아 내사시의 경우, 시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돌 이전에 빨리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소아는 적절한 시기에 주기적인 안구 검진이 필요하다. 아이의 시력 변화는 갑자기 생길 수 있고 놓치기 쉬워 1년에 1번 이상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아이가 많은데, 장시간 집중해서 보면 조절 피로가 오기 쉬워 30~40분 시청할 경우 5~10분 정도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 눈을 쉬게 해야 한다. 

 

또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위해 TV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조절하고 3m 이상 떨어져서 시청하도록 하며,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고 편식하지 않아야 하며, 무기질과 비타민이 고루 함유된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지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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