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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 프로젝트

손흥민·조현우 등 韓축구 미래 가른다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0(Fri) 17:00:00 |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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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국 축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시선은 아시안게임 2연속 금메달을 향한다. 축구에서 아시안게임은 월드컵, 아시안컵, 올림픽에 비해 중요성이 낮다. 23세 이하 선수와 3명의 연령 초과 선수(와일드카드)가 참가하지만 적잖은 나라들이 21세 이하 팀을 내보낸다. 반면 한국은 성인대표팀 수준의 구성을 해 왔다. 남자 축구의 경우 금메달 획득 시 병역특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희비가 엇갈린 경우다.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이미 한·일 월드컵 4강 진출로 병역특례를 얻은 박지성·이영표·이천수 등이 총출동했지만 이란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며 3위에 그쳤다. 이동국·김용대 등 차세대 스타들은 입대를 피하지 못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신욱·김승규·김진수·이재성·장현수 등이 대거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엄격한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남자 운동선수의 최대 고민은 병역이다. 현 기준으로 만 28세 전에는 입대해야 한다. 선수로서 전성기일 때 2년 가까운 공백기가 발생한다. 국군체육부대(상주 상무)와 경찰대무궁화체육단(아산 무궁화)이 프로에 참가하고 있지만, 그 혜택을 받는 선수는 1년에 30명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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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위한 대표팀은 아니지만…

 

가장 치명적인 쪽은 유럽파다. 군경팀에서 뛰려면 입대 6개월 전 국내 팀에 적을 둬야 해 3년의 공백기를 피할 수 없다. 유럽에서의 선수 생활은 사실상 끝난다고 봐야 한다.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최대 수혜자는 입대가 1년도 남지 않았던 박주호(당시 마인츠)였다. 병역특례를 받은 그는 불안감을 털며 명문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최근 독일 2부 리그 홀스타인 킬로 이적한 이재성도 4년 전 얻은 병역특례가 큰 힘이 됐다. 

 

현재 박주호 이상의 힘든 상황에 처한 선수는 손흥민(토트넘)이다.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가장 고평가를 받고 있고, 차범근의 벽도 넘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3년 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옮길 당시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인 3000만 유로(약 390억원)를 기록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승장구했다. 현재 그의 시장 가치는 1000억원에 육박한다. 1992년생인 손흥민도 군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해외에서 뛰는 중인데, 그 기한이 2년도 남지 않았다. 재신검을 받아 군경팀에 입단하려면 2019년 여름 국내로 와야 한다.

 

지난 6년 동안 올림픽 동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총 38명의 선수가 병역특례를 받았지만 손흥민은 그 안에 없었다. 입대 시점이 다가오자 손흥민의 병역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러시아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며 맹활약하자 청와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그의 면제를 바라는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하지만 병역은 국민정서상 민감한 사안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과 2004년 월드클래식베이스볼 4강 당시 정부가 특별포상 차원에서 병역특례를 결정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지지했다. 그 뒤 정부는 특별 케이스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손흥민은 정당한 방법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나서며 첫 도전을 했다. 그러나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패해 메달의 꿈이 날아갔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두 번째 도전이자, 마지막 도전이다. 소속팀 토트넘도 그런 상황을 알고 시즌 초반 일정에서 손흥민을 배제하며 차출을 허락했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최근 2022년까지 재계약을 한 상태다.

 

금메달을 향한 집념이 뜨거운 것은 손흥민만이 아니다.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등도 병역 해결이 절실하다.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국민스타로 떠오른 조현우(대구)도 마찬가지다.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으로 유럽 팀의 관심을 받았지만 현 상태면 조현우는 올해 말 상무에 입대해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특례를 받으면 막혔던 유럽 진출의 꿈이 펼쳐질 수 있다.

 

금메달 프로젝트의 지휘를 맡은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조현우·김민재·황희찬·이승우 등 성인대표팀에서 이미 주축이 된 선수들을 대거 불렀다. 공격적인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3-5-2 포메이션을 준비 중인 그는 막강한 공격력으로 상대의 밀집수비를 부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 4차례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이지만 1978년 방콕 대회 이후엔 모두 국내(서울, 인천)에서 열린 대회에서만 정상에 올랐다. 가장 최근에 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무려 32년 만이었다. 2회 연속 금메달 경험도 없다.

 

상대 수준이 높아서는 아니다. 라이벌 일본은 와일드카드 없이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21세 이하 대표팀을 출전시킨다. 이라크는 최근 16세 이하 대표팀 선수의 나이를 속인 게 문제가 돼 불참한다. 오히려 우즈베키스탄, UAE, 그리고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경쟁자다.



엉망진창 대회 운영, 금메달의 최대 걸림돌

 

진짜 상대는 수준 낮은 대회운영과 살인적인 스케줄, 그리고 환경 등이다. 당초 한국은 5개 팀이 속한 조였지만, 이라크의 불참으로 UAE가 이동했다. 이미 두 차례나 조 편성이 바뀌며 일정이 뒤죽박죽됐다. 아시안게임은 AFC(아시아축구연맹)가 아닌 OCAsq(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주관하는데 첫 추첨 당시 UAE와 팔레스타인을 빼고 진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현지 사정도 열악하다. 경기가 열리는 4곳의 경기장 중 축구전용구장은 없다. 훈련장 배정도 결정되지 않았다. 숙소도 회복에 집중하기 어려운 수준의 시설들이다. 지난 6월 전지훈련을 통해 답사를 다녀온 김학범 감독은 “기후, 잔디, 시설 등 모든 면이 생각 이상으로 열악하다”고 말했다. 

 

완벽한 준비와 팀 정신, 집중력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 김학범 감독은 “믿을 건 우리뿐이다. 변명할 필요도 없이, 다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경기장에 미리 적응하기 위해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떠나 인근 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며 시야, 소통에 익숙해지는 중이다.

 

뜻밖의 인맥 논란이 외부에서 팀을 흔든다. 손흥민·조현우와 함께 뽑힌 와일드카드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황의조는 J리그에서만 9골을 넣은 것을 포함, 시즌 14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팬은 김학범 감독이 과거 성남 시절 함께한 제자를 발탁했다며 인맥 축구를 주장했다. 손흥민의 합류가 늦는 상황에서 황의조의 득점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김학범 감독이지만, 여론은 팀을 흔들고 있다.

 

바레인,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E조에 편성된 한국은 15일부터 조별리그를 치른다. 대회 개막 사흘 전부터 미리 시작해도 20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힘든 스케줄이다. 김학범 감독은 “매 경기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방심하지 않고 임하겠다. 로테이션을 가동해 모든 선수를 활용, 체력 소모를 줄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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