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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만나는 행위는 결국 나를 만나는 행위”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 펴낸 황경택 작가

조철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5(Sun) 16: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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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발달하면서 다시 자연 속에서 삶을 이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 또한 늘고 있나 보다. 귀농·귀촌하는 사람도 50만 명을 넘어 계속 늘고 있고, ‘자연인’을 앞세운 방송 프로그램들 또한 많아지고 다채로워지고 있다. ‘자연·자연인 열풍이 TV를 강타’한다는 보도가 나올 지경이다. 시청자의 반응도 높아 이들 프로그램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을 동경하게 하는 이 프로그램들이 과연 시청자에게 자연 속에서 잘 사는 법을 전하는지는 의문이다. 휴가철을 맞아 자연을 찾은 이들에게 과연 도움이 되었는지도.

 

숲해설가이자 만화가인 황경택 작가가 도시에 살면서 자연을 감상하는 데는 서툰 현대인들을 위해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을 펴냈다. 주말에 휴식을 위해 산이나 동네  숲을 자주 찾지만 나무 그늘에서 쉬고 트레킹을 하는 것 외에는 별로 사용할 줄 몰랐던 숲을 우리 일상의 휴식처이자 놀이터, 에너지원으로 좀 더 쉽게,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여행은 나 자신을 만나는 행위다. 혼자 걷기도 비슷하다. 조용히 말없이 숲길을 걸으며 자연을 만나는데, 가만 보면 그 자연이 결국 나다.” 

 

책 속에는 산이나 캠핑장, 도시공원 등 숲이 펼쳐진 곳에서라면 누구라도, 혼자서도 쉽게 해 볼 수 있는 소소한 자연체험 활동들이 페이지마다 위트 있는 삽화와 함께 소개돼 있다. 모두 102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책을 따라 내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숲을 느끼고 관찰하다 보면, 어느덧 잃어버렸던 자연감성을 되찾고 도시생활에 꾸깃꾸깃 찌들었던 몸과 마음이 꽃잎처럼 하나둘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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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충전용 ‘숲에서 내 몸 사용설명서’

 

“바람 부는 날에는 나무를 껴안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어 보자. 조건이 잘 맞으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블루스를 추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이 답답할 때, 심심할 때, 창의적인 자극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혼자 동네 숲에 나가서 해 봐도 좋고 가족, 친구, 아이들과 여행지에서 함께해 볼 자연놀이로도 최고다.”

 

황 작가는 ‘나무와 춤추기’ ‘달팽이처럼 걷기’ ‘새 깃털 찾기’ 등 소소하지만 즐겁고 오감을 자극하는 숲놀이를 제안한다. 그는 이런 놀이를 통해 도시생활에서 잃어버렸던 자연감성을 채우고, 오랜만에 자연 속에서 자기 내면의 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내일을 위한 깊은 쉼과 에너지를 얻어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 안에 있을 때 누구나 행복감을 느낀다. 직장생활이나 도시적인 삶에 치이다 보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게 되는데 이럴 때 자연을 찾아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자연 교육이라고 하면 보통은 따분하고 공부할 게 많다고 생각해서 꺼리지만 자연에서는 일단 맘 편히 노는 법을 배우는 게 먼저다. 그냥 숲속을 걸어도 좋고, 낮잠을 한숨 자도 좋고, 그렇게 편안하게 접근하면서 점점 친해지는 게 좋다.”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돼 있고, 첫 장 ‘내 안의 자연인 발견하기’는 숨 참기, 한 끼 굶기, 걷기, 100미터 달리기 등 아주 간단한 동작들로 이뤄져 있다. 우리 몸이 늘 작동하던 방식을 새롭게 인식하며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두 번째 장은 숲에 들어서며 제일 먼저 해 보면 좋을 동작들이다. 바로 ‘숲을 잘 감각하기 위한 준비운동’이다. 숨을 크게 쉬어 숲속의 공기를 느끼고, 눈을 감고 숲에서 나는 소리들을 세어보고, 손으로 흙을 만지고 맨발로 걸어보는 등 오감을 활짝 열어서 숲을 잘 느끼도록 감각을 확대하는 훈련이다.

 

세 번째 장은 숲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물, ‘나무와 친해지기’다. 이 나무 저 나무에 몸을 부비며 그 옆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덧 내 몸이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안식을 주는 대상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숲을 상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나무인데, 숲과 나무라고 하면 상쾌함, 힐링, 녹색의 편안함을 떠올리는 대신 ‘무섭다’고 답하는 성인이 의외로 많다. 황 작가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세대들은 어려서부터 숲에서 놀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낯설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이 책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숲에서 놀지도 못하고 어른이 된 당신에게

 

“자연에서 관찰되는 동물들의 삶도 우리 인간들만큼이나 힘든 순간이 많다. 우리는 자연을 관찰하며 삶의 영감을 얻을 뿐 아니라 겸손함과 지혜도 배워야 한다.” 

 

황 작가는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일의 진정한 의미를 책의 후반부에 심어 놓았다. 자연이 주는 선물에 기뻐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진정한 자연인일 터. 숲을 감각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몸에 익힌 뒤에는, 숲속에 있는 자연물을 찾아내 관찰하고, 찾아낸 자연물을 이용해 재밌게 놀아보고, 오래 지켜보며 숲을 더 깊숙이 이해하게 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금도 숲은 언제 가도 좋고, 아마도 평생 자연과 관련된 일은 놓지 않을 것이다. 자연이 좋은 이유는, 특별히 뭐라고 꼬집어 말하기보다 그냥 좋다. 자연에 나가면 그냥 맘이 편해지고 자연 속 생김새들이 다 멋진 디자인으로 보이고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하나같이 감동적인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여겨진다. 그런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고, 우리 인생의 고민이나 어려운 문제들에 가만히 답을 준다고 할까. 아주 넓고 깊은 무한한 느낌의 외경심. 어쩌면 종교와도 같은, 그런 느낌으로 자연이 좋다.”

 

책의 첫 페이지에 ‘숲에서 놀지도 못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당신에게’라는 헌사를 붙인 황 작가는, 모쪼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좀 더 가까워지는 법을 배우고 그런 교감의 시간들을 통해 일상의 평화와 활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그는 “자연을 만나는 행위는 결국 나를 만나는 행위”라며 “현대인에게 숲은 더욱 절실한 희망의 공간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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