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 탓에 주된 관심 대상에서 잠시 밀려나긴 했지만, 원래 여름철의 최대 극성은 모기였다. 국내에 흔한 모기는 빨간집모기·중국얼룩날개모기 등이다. 모기가 일으키는 질병은 말라리아·일본뇌염·황열·뎅기열 등이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8년 중점관리 해외유입·신종 감염병 중 모기 매개 질환으로는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주시하고 있다.
모기와 같은 변온동물은 기온이 올라가면 대사가 활발해져 평상시 성장 속도보다 빨리 성체가 된다. 모기는 빛이 없는 시원한 때 주로 활동하므로 밤이나 새벽에 물리기 쉽다. 가급적 밤에는 피부 노출부위를 줄이고, 향수나 헤어 제품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베란다나 문을 통해 모기가 들어오므로, 베란다의 방충망에 틈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모기향이나 매트, 모기 살충용 스프레이 등은 주로 밀폐된 공간에서 효과를 나타내므로 문을 열어두고 쓰면 효과가 없다. 김계형 가정의학과 교수는 “모기약에는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모기에 취약한 아이들을 위해서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모기장을 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권고했다.
모기는 냄새에 예민하므로 숨을 쉴 때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얼굴이나, 땀이 많이 나는 다리, 사타구니, 몸통 등을 잘 문다. 모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자기 전에 가벼운 목욕을 통해 땀을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밤사이 지나치게 땀을 흘리지 않도록 선풍기나 에어컨을 이용해 온도를 조절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사활동이 활발한 어린이나 몸의 표면적이 넓은 비만한 사람은 모기에 물리기 쉬워 더 신경 써서 씻을 필요가 있다.
모기에 물렸을 때는 그 부위를 흐르는 물에 잘 씻고, 얼음찜질한다. 모기 물린 곳은 2~6시간 지나면 발갛게 변하며 부어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가려움증이 심해 참기 어려울 때는 계속 차가운 팩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도 된다. 김 교수는 “보통 약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약을 복용한 후 12시간 정도 효과가 유지된다. 드물게 진물이 나고 지나치게 부어오를 때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를 수도 있다. 그러나 효과도 느리고, 피부가 위축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얼굴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피부가 겹치는 부위는 바르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아프리카·남미 등의 열대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의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에서 해당 국가의 말라리아·황열·뎅기열 등의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황열 예방접종은 출국 10일 전에 완료해야 하며, 증명서가 필요하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그 유행 지역에 따라 다르므로 출발 1개월에서 2주 전에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의 경우 항말라리아 약품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 여행은 가급적 피한다.
김 교수는 “열대지방을 여행할 때는 모기 기피제를 준비하고,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에어컨이 없거나 방충망이 없는 방에서 숙박하는 경우라면 모기장을 준비한다. 모기장과 모기 기피제를 함께 사용하면 말라리아 예방효과가 34~47%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