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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남북정상회담 - 9월 종전선언’ 가능할까

종전선언 놓고 南·北·美·中 외교라인 물밑접촉 활발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6(Mon) 14: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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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9월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우선 8월15일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 기념일이다. 북한도 9월9일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다. 이뿐만 아니라 9월에는 유엔총회가 예정돼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정이 이어지면서 정부 일각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무기한 연기하면, 북한은 합의서에 나와 있는 대로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과 미사일 발사장 해체로 화답한다. 이럴 경우 양국은 곧장 종전선언 논의에 들어가 9월 유엔총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설자로 나서는 것은 물론 남·북·미·중 4개국이 참여한 상태에서 한국전쟁이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북·미 양국은 회담 직후부터 엇박자를 냈다. 후속 협상 논의차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빈손으로 북한을 떠나자 미 정치권은 ‘정상회담 무용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폼페이오가 떠난 직후인 7월7일 북한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고 비난했다.

 

당시 북한이 걸고 넘어간 것은 합의서에 명기된 ‘미합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한반도 내에서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협력하기로 하였다’는 점이다. 이 문구는 그다음에 나오는 ‘2018년 4월27일 발표된 판문점 선언의 의의를 재확인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하였다’보다 앞서 나와 있다. 북한은 이를 근거로 체제 보장이 선행돼야 비핵화 선언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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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군 유해 송환으로 북·미 개선 先手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둑외교를 펼칠 정도로 문재인 대통령은 바둑 애호가다. 실력은 아마 3~4단 정도 된다.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읽기다. 기 싸움을 벌이던 북한이 먼저 한 수를 뒀다. 센토사 회담에서 합의된 미사일 발사장 해체와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결정한 것이다. 

 

북한은 한국전쟁 휴전일인 7월27일 미군 유해 55구를 11년 만에 미국에 넘겼다. 유해를 실은 비행기가 미국으로 떠난 직후 백악관은 “김 위원장은 전사한 미군 유해를 돌려보내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의 일부를 이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조치와 긍정적 변화를 향한 모멘텀에 고무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 유해 송환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국무위원장)에게 고맙다”는 글을 올렸다. 폼페이오의 빈손 방북 이후 코너에 몰리던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로 다소 살길이 생겼다. 

 

유해 송환 직후 트럼프 정부는 전임 정부와의 차별화에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려는 뜻이 분명하다. 7월29일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법규는 북한 또는 어느 나라든 유해 발굴 및 보관과 관련한 경비에 대해 보상할 권한을 국방장관에게 부여한다”면서 “이번 경우에는 북한이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어떤 돈도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이튿날 미국의 소리(VOA)는 “미 국방부와 북한이 2011년 미군 유해를 발굴하는 조건으로 569만9160달러(64억원)를 3차례에 걸쳐 내기로 합의했다”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미국의 소리’라는 관영매체를 통해 관련 사실이 보도된 것은 ‘돈 내고 유해를 가져온 오바마 정부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뜻으로 해석된다. 

 

다음 수는 북한의 종전선언이다. 현재 북한은 노동신문·조선중앙TV 등 관영매체를 총동원해 미국을 상대로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7월31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도 북한은 종전선언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종전선언은 북·미 간 합의안 이행 과정에 있어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일단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해 관망세가 뚜렷하다. 7월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핵화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종전선언 등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해 비핵화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감내할 뜻을 내비쳤다. 미국 외교소식에 정통한 한 국내 전문가는 “시기와 범위 등 비핵화에 대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이 선언되면 다음 카드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CNN 등 미국 언론들도 연일 이러한 외교가의 분위기를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북한 전문가도 “종전이 선언되면 북한으로선 곧장 유엔사 해체 등을 요구할 것이며 이럴 경우 북한의 비핵화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우리 국방력만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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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印尼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정상 만나나

 

현재 종전선언을 위한 물밑접촉은 활발하다. 올 4월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은 연내 종전선언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근 강경화 외무장관이 종전선언 필요성을 밝힌 데 이어 최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비밀리에 우리나라를 찾은 것에서 이러한 기류를 읽을 수 있다. 때마침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의 입을 빌려 종전선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내놓고 있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지만 종전선언이 한반도 주변국 회담테이블에 올라온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로선 남·북·미·중 4개국이 참여하는 형식이 유력하다. 

 

그런 점에서 8월은 종전선언을 협의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다. 관심은 8월3일 개막된 아세아지역안보포럼(ARF)으로 쏠린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이 회의에는 북한 외교라인이 매번 참석한다.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모이는 자리니만큼 종전선언을 협의할 것이 확실하다. 8월1일 현재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은 ARF 초안에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 관심은 8월18일 개막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시안게임의 의미를 높이기 위해 남북 정상의 참석을 공식 초청한 상태다. 두 정상이 이를 수락한다면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남북 고위급의 만남은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 다음 의미 있게 봐야 할 것이 우리의 광복절과 북한의 9·9절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올해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 언급한 것이 정권수립일인 9·9절이기 때문에 그 전에 어떤 식으로든 체제안정을 얻기 위한 조치들을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의 8·15 광복절과 북한의 9·9절을 기점으로 서로가 축하사절단을 보낸다면 9월 종전선언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럴 경우 시점은 9월 유엔총회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7월24일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수미 테리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도 이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을 높게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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