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베개가 젖을 정도로 땀 흘리면 진료 필요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1 08: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소 다한증보다 전신 다한증 유의해야

  

식사할 때 유난히 땀을 비 오듯이 흘리는 사람이 있다. 또 손발에 땀이 너무 많이 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국소 다한증은 전 인구의 1~3%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다. 국소 다한증은 대부분 의학적인 원인이 없으며 사춘기 때 시작된다. 그러나 전신 다한증은 사정이 다르다. 이는 갑상선 기능이상, 당뇨 등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가 있다.  

 

땀이 나는 것은 몸의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땀샘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몸은 일반적으로 신체 노폐물의 1%가량을 땀으로 배출하며, 하루 평균 0.5~1리터의 땀을 흘린다. 일반적으로 남성이나 비만한 사람은 대사가 활발하고, 열을 많이 만들어 내기 때문에 땀을 더 많이 흘린다. 또 더운 환경, 뜨거운 음료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술이나 일부 약물들도 교감신경을 자극해 땀을 더 많이 나게 한다.

 

땀은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에서 주로 나온다. 에크린샘은 몸의 거의 전역에 분포하는 반면, 아포크린샘은 사춘기 이후 기능을 하고 두피, 유두 주변, 음부 등 모발이 있는 곳에 주로 분포한다. 

 

반면 전신적 다한증은 덜 흔하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 이상, 임신, 폐경, 알코올 장애, 결핵 등의 감염성 질환, 파킨슨병, 류마티스 관절염, 뇌졸중, 심부전, 혈액암 등 원인이 다양하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저혈당 증상의 하나로 떨림, 어지럼증과 함께 과도하게 땀을 흘릴 수 있다. 땀과 함께 더운 것을 못 참거나 체중감량이 동반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pixabay

 

갱년기 여성은 자율신경계 혼란으로 인해 안면홍조 등과 함께 갑자기 열이 확 오르면서 땀을 많이 흘린다. 증상이 심할 경우는 여성 호르몬치료로 호전된다. 

 

또 민감한 사람은 조금만 난처한 상황에 처해도 과도한 땀을 흘린다. 특별한 이유 없이 수시로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가족력이 있는 다한증을 생각할 수 있다. 심하면 수술치료도 고려한다.

 

불편할 정도로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가급적 맵고, 더운 음식과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날씨가 더워지면서 운동이나 활동이 많아질 때 땀을 많이 흘리면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으므로, 보통 때보다 두배 이상 땀을 흘릴 정도라면 수분이 많은 과일, 이온 음료 등으로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에서 땀과 지방이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땀을 자주 흘리는 사람일수록 자주 씻고 보습제를 바르는 등 청결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땀 억제제 성분인 염화알루미늄 ‘드리클로’는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주로 겨드랑이, 손, 발바닥에 도포용으로 사용한다. 

 

김계형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밤에 이불이나 베개가 모두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거나, 전신적 다한증, 몸의 한쪽(왼쪽이나 오른쪽)만 있는 다한증, 땀을 흘리는 양상이 변하거나, 중년 이후에 시작될 때, 새로운 투약을 시작해 땀이 날 때, 혹은 피로·불면·목마름·다뇨·기침 등의 증상과 동반될 때는 이차성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