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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조상은 중국 황토고원지대에 살았던 중국인?

[박승준의 진짜중국 이야기] 기존 화석보다 40만 년 앞선 고인류 석기 중국서 발굴

박승준 아시아리스크모니터 중국전략분석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1(Sat) 10:00:00 |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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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北京) 호텔의 조찬은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와 함께하는 게 보통이었다. 차이나데일리도 관영 신문의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지만, 중국에서 발행되는 어떤 신문보다도 객관적인 자세로 만들어지는 영어신문이었다. 그런데 7월13일 베이징 한 호텔의 조찬장 입구에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라는 영어신문이 놓여 있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국제문제 전문지다. 중국의 지식인들로부터 “국제적인 평화시대에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전쟁과 혁명 정신을 고취하는 신문”이라는 내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3면 톱뉴스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Earliest stone tools excavated in China(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기가 중국에서 발굴됐다)’는 내용이었다. 이 신문은 “이번 발굴로 인류의 생활은 21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고 발굴을 이끈 지질학자는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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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고고인류학 교과서 다시 쓸 수도

 

기사는 ‘인류 최고(最古)의 석기가 발굴된 곳은 중국 북서부의 황토고원지대, 산시(陝西)성 상천(上陳) 구석기 유지(遺址)’라고 밝혔다. 상천 구석기 유지는 행정구역으로 산시성의 성도(省都) 시안(西安)시 동쪽 란톈(藍田)현의 상천촌(上陳村)에 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고인류(古人類)의 화석은 중국 남서부 윈난(雲南)성 성도 쿤밍(昆明)시 북서쪽 위안모(元謨)현 구석기 유지에서 발굴된 두개골 화석으로, 이 화석의 주인공 고인류에게는 ‘호모 에렉투스 위안모넨시스(homo erectus yuanmounensis)’라는 학명이 붙여졌다. 

 

두 발로 걷던 직립 인류였던 위안모넨시스는 탄소동위원소 분석 결과, 약 17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랬다가 이번에 중국 북서부 황토고원지대 구석기 유지에서 정확히는 212만 년 전의 고인류가 사용했던 석기가 발굴됨으로써 중국인의 조상은 40만 년 더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1930년대에 베이징 남서쪽 저우커우뎬(周口店)에서 발굴된 북경원인(猿人) ‘페키넨시스(pekinensis)’의 두개골 화석이 약 70만~20만 년 전에 살았던 고인류의 화석으로 추정되던 것을 감안하면, 140만~190만 년 앞서는 기록이 된다. 이 고인류에게는 ‘란티아넨시스(lantianensis)’ 또는 ‘상처넨시스(shangchenensis)’라는 학명이 붙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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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석기가 무려 212만 년 전의 인류가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전 세계의 고고인류학은 교과서를 다시 쓰게 됐다는 점이다. 가장 오래된 고인류의 화석은 주로 아프리카 동쪽 지방에서 발굴됐다. 아프리카 바깥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고인류 화석은 1991년 그루지야 드마니시(Dmanisi)에서 발굴된 호모 그루지쿠스(homo georgicus)로, 탄소동위원소 분석 결과 185만 년 전에 살았던 직립원인의 화석이라는 것이 세계 고고인류학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에서 발굴된 210만 년 전의 화석이 국제 고고인류학계의 인정을 받는다면 아프리카 바깥에서 발굴된 세계 최고(最古) 인류는 그루지야가 아닌 중국 북서부 황토지대에서 살았던 것으로 고쳐 써야 한다.

 

글로벌타임스의 기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가 사용했던 석기를 황토고원지대에서 발굴한 중국과학원 광저우(廣州) 지구화학연구소 연구원 주자오위(朱照宇)의 주장을 전하고 있다. 

 

“상천촌에서 발굴된 석기는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돼 오던 그루지야 드마니시의 185만 년 전 인류보다 27만 년 앞서는 연대에 살았던 인류의 흔적이다. 이 지역 고대토양 속에서 모두 96개의 석기가 발굴됐으며, 이 가운데 82개는 사용한 흔적이 뚜렷했다. 황토고원지대에는 258만 년 전의 토양으로 추정되는 지질층이 있으며, 이 지질층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적인 발굴이 이어질 것이다. 어쩌면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은 고쳐져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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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고향에 염제 무덤 있는 이유

 

중국 고고학계도 “인류의 조상들이 사용하던 석기는 대체로 습하고 따뜻했던 지역의 토양 속에서 발굴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는 건조하고 차가운 토양 속에서 발굴되기도 한다”며 “인류의 조상들이 한때 수십만 년 동안은 중국 황토고원지대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해 왔다. 황토고원지대는 황허(黃河)의 발원지이자, 중국 황허문명의 발원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인들은 스스로를 ‘옌황(炎黃)의 자손’이라고 자처한다. 염제(炎帝)와 황제(黃帝)의 후손이라는 뜻이다. 염제와 황제는 전설상의 인물이라는 것이 통설이지만,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1961년 산시성 옌안(延安)시 황링(黃陵)현에 황제릉(黃帝陵)을 건설한 뒤 매년 제사를 올리고 있으며, 1986년에는 중국 남부 후난(湖南)성 주저우(株洲)시 옌링(炎陵)현에 염제릉을 건설해 놓고 역시 해마다 가을에 제사를 올리고 있다. 당시까지 중국인의 조상이라고 중국인들이 말해 오던 황제의 무덤이 왜 중국공산당의 혁명 근거지 옌안 부근에 세워졌는지, 염제의 무덤은 또 왜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건설의 주역 마오쩌둥의 고향 후난성에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묻는 것은 말 그대로 우문(愚問)이 될 것이다. 

 

중국과학원 발굴팀이 중국 북서부의 황토고원지대에서 세계 최고(最古)의 석기를 발굴했다는 주장에 대해 “왜 하필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 부근에서 이 석기가 발굴됐는가”라고 묻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우문이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 지식인들은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이야기도 과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것은 고고인류학이 과학이 아니라 국제정치학이자 종교학의 측면을 띠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다 보면 ‘서양에서 만들어낸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과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를 떠나 중동지방을 거쳐 그루지야의 드마니시에서 살았던 흔적을 남겼다는 학설이 부정돼서는 안 되는 진리가 편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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