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신한銀 청년 취업 행사에서 '성추행‧성희롱'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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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두드림' 중국 행사에서 '청춘 가슴 멍들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최한 청년취업 알선행사에서 성추행 사건이 터져 논란이다. 더군다나 행사를 주관한 해당 기관은 관련 사실을 쉬쉬하고 있어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올해로 7회째 열고 있는 ‘청년 취업 두드림(Do-Dream)’은 전국 43개 대학에서 추천한 405명의 대학생과 중소‧중견기업 멘토 54명을 연결해 실전 경험을 쌓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4차 산업혁명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진행했다. 이 사업엔 신한은행이 후원사로 참여했다. 신한은행은 이 사업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추진 중인 ‘두드림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사건은 7월4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해외 연수 기간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참가자들에게 4차 산업혁명 현장을 보여준다는 명목으로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3개국에서 현장학습을 벌였다. 공단은 연수생들을 4개 팀으로 나눠 중국은 선전(深圳) 소프트웨어 단지, 상하이(上海) 슈퍼컴퓨터센터, 로봇 전시회 등을 둘러봤으며 일본은 사이버다인, 싱가포르는 사이언스센터 등을 방문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신한은행은 7월3일 안산시 단원구 소재 중소기업연수원 대강당에서 ‘청년취업 두드림, 4차 산업혁명 스마트 원정대’ 출정식을 진행했다. ⓒ신한은행


 

사건은 중국 상하이 방문단에서 발생했다. 현장연수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가 성희롱 발언과 성추행을 벌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성적 수치심이 들 정도로 접촉을 한 것은 물론 도가 지나친 성희롱 발언을 해 여학생 3명이 주최 측에 정식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성추행 한 관계자는 중견기업에서 파견한 연구 인력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학생들이 강하게 항의한 결과, 중진공은 해당 연구원을 학생들과 격리시켰다. 중진공은 필요할 경우 해당 기업에 관련 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연구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중진공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이 직원은 “농담조로 이야기한 것일 뿐이다. 친밀감의 표시일 뿐, 성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참가한 복수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논란이 될 만한 행동들은 빈번하게 벌어졌다. 이 사실은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끼리 소식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그전까지 중진공은 관계부처 관계자들끼리만 알고 있을 뿐, 외부로는 쉬쉬한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본지가 취재에 들어간 7월13일까지도 중진공의 대외 홍보 업무를 책임진 홍보부서에서는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일부 참가자의 돌출 행동 때문에 행사 기획 의도가 훼손돼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가해자 측 "가벼운 터치일 뿐 성추행 의도 없었다" 주장

 

하지만 행사를 진행한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애초부터 문제의 위험성이 내포돼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멘토-멘티가 한 조를 이뤄 야간에 술을 마시러 다녔으며 친목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함께 방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단이 초청한 기업들은 상당수가 중견기업이거나 월드클래스 300에 포함된 강소기업”이라면서 “과정 이수자 중 성적우수자에 한해 해당 기업에 취업할 자격이 주어지는 마당에 누가 성추행, 성희롱을 당했을 때 제대로 항변할 수 있겠느냐”며 운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행사를 후원한 신한은행은 “관련 사실을 나중에 통보받았다”면서 “당사는 사회공헌사업 차원에서 후원만 할 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크콘서트에서 신한은행 위성호 행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상직 이사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이 패널로 참석해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신한은행


 

신한은행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시작하는 직무별 심화 연수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생산관리, 마케팅, 재무·회계 등을 교육받는다. 또 마지막 단계에서는 멘토단을 포함한 기업 관계자들과 학생들을 이어주는 취업박람회가 열린다. 신한은행은 이 행사를 소개하는 보도자료에서 “청년취업 두드림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신한은행의 의지와 중소기업 활성화라는 중진공의 목표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물이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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