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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인터뷰③] “北, 인권 개선하려면 개혁·개방 유도해야”

슈뢰더 前 독일 총리 4시간 현지 인터뷰…“독일, 통일에 많이 투자해 훨씬 더 강해졌다”

독일(베를린)=송창섭·구민주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7(Tue) 08:00:00 | 1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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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 [슈뢰더 인터뷰①] “‘역사적 시간의 창’ 닫으려는 사람, 역사가 벌할 것” 기사​와 ☞ [슈뢰더 인터뷰②] “통일은 목표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北, 인권 개선하려면 개혁·개방 유도해야

 

 

퇴임 이후에도 슈뢰더는 독일 연방하원 내에 집무실을 두고 있다. 당초 슈뢰더와 인터뷰가 예정된 시각은 7월4일 오전 10시였다. 취재진은 약속 시간보다 30분 앞서 독일 국회의사당 바로 옆에 있는 연방하원 건물에 도착했다. 하지만 약속 시간이 다 돼서야 그 근처에 의회 건물이 여러 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중심으로 옛 동베를린 방향 중심가인 운터 덴 린덴(Under Den Linden) 거리를 따라 5분가량 가니 50번지에 또 다른 연방하원 건물(Deutscher Bundestag Platz der Republik 1)이 나왔다. 이곳에 슈뢰더의 집무실이 있다. 

 

슈뢰더는 독일의 전직 국가원수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정치인이다. 그러다 보니 독일 내 관심도 많다. 이날 슈뢰더와 인터뷰를 끝마치고 인근에 있는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향했다. 프로이센 제국 시절 지어진 브란덴부르크 문은 분단 시절 동·서독의 경계다. 별도의 수행원 없이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가는 동안 슈뢰더는 자연스럽게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경호 인력이 밀착해 따라붙지 않다 보니 군중 속에서 슈뢰더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전혀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 시민이 그에게 손을 내밀며 “고마워요. 슈뢰더”라고 말하자, 그 역시 “고맙습니다(Danke)”라고 화답했다. 슈뢰더에게 이런 식으로 시민들과 자주 만나느냐고 묻자 “정치인이라면 모름지기 시민들과 자주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대답했다. 슈뢰더가 되레 “한국 정치인들은 이러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통일을 주제로 한 슈뢰더와의 대화는 브란덴부르크 문 인근 아들론 켐핀스키호텔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이어졌다. 오찬을 겸한 인터뷰에서 슈뢰더는 한국인 아내 김소연씨와의 결혼 계획 등도 비교적 솔직히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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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북한 인권은 너무나 비참하고 아주 악화된 상황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비판하고 불평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북한이 좀 더 개방된 협상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대화나 개방 참여를 통해 수용소나 인권의 상황이 개선되게끔 자연스럽게 유도해 나가는 게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문제 제기하는 것도 당연히 이어져야겠지만, 단순히 불평에 그치지 않고 북한의 개방과 상황 개선으로 실질적으로 유도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렇게 설명하면 명확할 듯하다. 예를 들어 한국 보수 정부에선 북한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실제로 북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나 조치를 적극적으로 했는지 의문이다.”

 

통일 후 사회 갈등을 봉합하는 데 있어 통일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동·서독 간 경제 분야 차이가 아주 극심했다. 그게 첫 번째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정부만이 노력한 건 아니다. 독일 경제계, 사회 전체가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는 서독에서 동독으로 엄청난 금액의 이전 지출이 있었다. 동독에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로운 공장을 짓고 결론적으로 새 일자리를 만들어서 동독 사람들 삶이 나아지도록 재정적 지원을 했다. 그리고 서독에서 동독으로 사회복지 이전 지출을 신속하게 진행해 동독 주민들에게 안정적 사회보장을 제공하고자 했다. 교통 인프라는 완전히 새로 바꿨다. 일단 통일을 위한 첫발을 뗐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염두에 뒀던 건 동·서독 사람들의 생활수준 격차를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투자가 있었다. 지구상에 이런 엄청난 경제적 도전을 받고 그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되겠나. 독일은 그걸 했고 해냈다. 그리고 현재 통일 후 더 강해져 있다. 한국도 지구상에서 그걸 떠안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잘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볼 때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우리가 북한에 뭔가를 너무 많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독일을 한번 보라, 통일을 위해 많은 투자를 했지만 지금 그 전보다 훨씬 더 강해져 있다’고 말하고 싶다.”

 

총리에게 이곳 베를린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베를린은 내게 항상 ‘살고 싶은 도시’였다. 베를린은 독일 역사에 있어 기회의 도시이자 분단의 도시다. 베를린은 역사적으로 아주 영광스러운 곳이기도 했지만, 나치에 의해 아주 참혹스러운 기억도 갖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이 도시는 그 자체로 특별하다. 또 가장 국제적인 곳이기도 하다. 국제적이라는 것엔 여러 의미가 있다. 베를린엔 여러 가지가 상존하고 있고 섞여 있고 녹아 있다. 세계가 갖고 있는 현안이나 상황들이 모두 잘 녹아 있는 가장 국제화된 도시다.”

 

앞으로 개인적, 정치적 삶에 있어 목표와 꿈이 있다면.

 

“더 이상 정치적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 그냥 개인으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현재 변호사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 업무가 정치와 연관되는 부분도 있다. 지금부턴 김소연씨가 통역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이 대목부터 슈뢰더는 영어로 말했다) 나는 아주 멋진 아내를 만났다. 따라서 서울에 일부 살면서 한국 문화에 좀 더 익숙해지고 그 외 더 많은 한국의 도시들을 경험하고 싶다. 아마 언젠간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 알겠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

 

 

올 10월 한국인 아내와 결혼식

 

올 1월 한국에서 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김소연 대표와의 연인관계를 공식화했다. 2015년 국제회의에서 처음 연사와 통역사로 알게 된 이들은 오는 10월5일 독일 베를린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같은 달 말 한국 지인들을 위해 서울에서도 피로연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소연 대표는 “10월5일 독일 결혼식은 지인들 중 일부에게만 초청장을 보냈는데, 그게 보도되면서 연락을 못 받은 한국, 독일 내 지인들이 굉장히 서운해했다”며 난처해했다. 7월 첫째 주부터 배부된 정식 초청장엔 화가로 활동 중인 김 대표의 사촌오빠가 직접 그린 그림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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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 취재진과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이들은 잡은 손을 한시도 놓지 않으며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10월5일 독일에서의 결혼식 후 신혼여행은 한국에서 할 예정이다. 이들은 제주, 경주 그리고 김 대표의 고향인 광주 등지를 둘러보며 한국의 역사적 유적지와 문화유산을 둘러볼 예정이다. 김 대표는 과거 슈뢰더 전 총리와도 만난 적 있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국내 여행지를 추천해 줄 거라고 귀띔했다. 현재 베를린, 하노버에 이어 서울에서도 신혼집을 구하고 있다는 이들은 올 연말쯤 한국 내 거처가 마련되면 본격적으로 독일과 한국을 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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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구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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