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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시장의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공염불’ 되나

[선거 전후 신공항 기상도] 울산시장 등 인근 지자체장 "김해신공항 찬성" 반전

부산 = 박동욱 기자 ㅣ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9(Mon) 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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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신공항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습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6·13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제1호 공약'인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동남권 관문공항' 이행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같은 논리에 따라 7월1일 취임 이후에도 기회있을 때마다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백년대계를 위해 가덕도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의 이같은 주장은 날이 갈수록 주변 지자체단체장들의 외면 속에 공염불(空念佛​)이 되지 않을까 부산지역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는 '동남권 신공항'유치를 놓고 10년간이나 부산과 경쟁했던 대구·​경북지역의 반발 여론이 심화되자, 김현미 장관이 직접 나서 '김해신공항' 추진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오 시장처럼 민선 시장선거 이후 처음으로 지방권력 교체에 성공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7월2일 취임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해공항 확장에 찬성한다"며 오 시장에 등을 돌렸다. 허성곤 김해시장도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허 시장은 현재 명확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서 '부동의'라는 입장을 직접 전해들었다며 오 시장의 '가덕도신공항 추진'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 시장의 재추진 방침에 선거과정에서 그나마 원칙론을 내세워 힘을 실어주던 같은 당 소속 부산 인근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장들이 취임 이후 경쟁이라도 하듯 신공항 논란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영남지역 정치적 화약고'라고까지 일컬어지는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논란과 관련, 선거 이전과 이후 달라진 '신공항 기상도'를 시간의 흐름과 상황별로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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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선 공약 '24시간 관문공항'이 吳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으로

 

지난해 4월11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벡스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부산비전 선포식에서 부산지역 8대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 가운데 첫번째가 '동남권 관문공항과 공항복합도시 건설'이다. 

 

이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워딩 그대로를 옮기면 이렇다. "동남권 관문공항과 강서구 김해 일원까지 아우르는 공항복합도시를 조성하여 동남해안권 중심도시로 키워가겠습니다. 급증하는 항공수요에 맞춰 수용능력을 키우겠습니다. 동남권 공항은 인천공항의 재난상황에 대응하는 대체공항 그리고 우리 동남권의 관문공항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이게 우리 부산의 비전 맞습니까?'

 

이 말 어디에도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이라는 구호는 없다. 단지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을 강조했고, 토론회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김해로 결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정권교체 하면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변함으로써 김해신공항의 '정치적 결정설'에 무게를 두는 뉘앙스를 비쳤다.

 

이로부터 10개월여가 지난 올해 2월27일 오거돈 시장은 시장 출마선언을 하면서 '공약 제1호'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을 내걸었다. 그는 당시 "가덕도신공항은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이 부산표심을 구걸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한 뒤 폐기한 공약"이라며 "가덕신공항은 부산신항과 유라시아 철도의 연계로 육·​해·​공 글로벌 복합 교통망 구축을 가능하게 해 글로벌 물류거점으로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전이 점차 가열되면서, 가덕도신공항 공약을 두고 경쟁후보인 서병수 전임 시장과 뜨거운 설전이 선거 기간 내내 반복됐다. 특히 서 전 시장은 지난 2014년 선거 출마때 '가덕도신공항을 유치하지 못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오 시장으로서는 '동북아 해양수도' 기반 건설 명분과 함께 서 전 시장을 코너로 몰 수 있는 '일거양득'의 호재로 삼을만 했다. 수세로 몰리던 서 전 시장은 '신공항 1대 1 끝장 토론'을 제안해 한때 성사되는 듯했지만, 이 토론회는 오 시장 측의 입장 선회로 끝내 무산됐다.  

 

8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발표' 앞둔 국토부장관, "오 시장 설득"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경우 선거 초반에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5월8일 서울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경남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관문공항과 소음문제 해결 없이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원칙론을 반복했다. "야간에는 뜨고 내리지 못하는 이런 공항 만들어 가지고 100년, 200년 가는 공항을 만들겠다, 이거는 어불성설"이라며 문 대통령이 제기한 '24시간 관문공항론(論)'을 강조한 것이다. 김 지사가 그 후 가덕도신공항 문제에 이같은 원칙론 이외 달리 언급한 것은 없다.

 

오 시장의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공약은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부산을 찾은 추미애 대표의 '가능성' 언급으로, 한때 민주당 당론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해석까지 낳으며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추 대표는 지난 5월25일 오 후보 캠프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덕도신공항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산의 물류기반이나 기간시설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견해가 검토될 경우 여러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오 시장을 응원했다.

 

선거가 끝난 뒤 오 시장이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의사를 거듭 밝히고 나서자 대구·​경북지역 여론은 더욱 자극을 받은 듯했다. TK지역의 유력 매체인 매일신문은 6월20일자에 많은 지면을 할애, '부산·​경남의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은 오만함의 극치'라는 타이틀를 내걸고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의 지역갈등 양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토부의 김현미 장관은 취임 1주년인 6월2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해신공항 외에) 현재 공항 위치를 변경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기본계획은 8월 중에 나올 예정인데 그 전에 오거돈 시장을 만나 이해를 얻도록 하겠다"고 세부 계획까지 밝히고 나섰다.  

 

 

文 대통령 절친 송철호 시장 "가덕도 찬성한 적 없어"…​김경수 지사는 원칙論

 

이런 가운데 6월26일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그리고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들이 울산도시공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간담회에서 '동남권 공동협력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동남권 상생협약문'을 발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함께 힘을 합치기로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협약문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동남권 관문 공항에 걸맞은 신공항 건설을 위해 부산·울산·경남 공동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송철호 울산시장이 가장 먼저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명확히 밝히고 나서, 오 시장 측을 당황케 했다. 송 시장은 7월2일 취임식 기자간담회에서 "김해공항을 확장해서 신공항을 만드는 것에 찬성한다"고 강조했고, 앞서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울산시민도 김해신항을 선호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을 재추진하자고 한 적이 없다"고 오 시장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해신공항의 소음문제에 직면해 있는 김해시정을 다시 이끌게 된 허성곤 시장은 소음해결을 전제로 한 김해공항 확장론을 내세우며 오 시장의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반대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신공항 건설' 공동협약문을 바탕으로 한때 중앙정부와 협상에서 큰 목소리를 낼 기회를 잡았던 오 시장은 이처럼 송 시장 등 주변 지자체장의 일탈로 오는 8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발표' 이후 분위기 반전을 위한 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오 시장 측은 그동안 "경남뿐만 아니라 울산 등 동남권 타시·도와 함께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기회있을 때마다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이와 관련, "오 시장 측은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발을 빼는 시점부터 서병수 전임 시장이 겪었던 '시장 사퇴론' 같은 역풍에 재임기간 내내 시달리게 될 것을 학습효과를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스스로 밝힌 '24시간 관문공항'론을 앞세워 정부를 압박하면서 '동북아 해양수도'에 걸맞는 대체 선물을 받아내는 차선책을 도모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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