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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진화, 어디까지 계속될까

쿡방·먹방 이어 솔루션 프로그램까지

정덕현 문화 평론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7(Sat) 11:40:01 |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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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예인이면서 연예인 이상의 캐스팅 파워를 지닌 인물이 바로 백종원이다. 그는 ‘쿡방’에 이어 ‘먹방’, 최근에는 ‘솔루션 프로그램’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왔다. 백종원의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면 국내 음식 소재 프로그램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백종원은 2015년 EBS에서 방영됐던 《세계견문록 아틀라스》에서 아시아 맛 기행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된 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실시간으로 네티즌들과 소통하며 즉석에서 레시피를 선보이는 쿡방을 보여주면서다. 프로그램 성격상 이 쿡방은 본격적인 요리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예능’ 쪽에 더 포인트가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주목시킨 건 백종원이 가진 음식 관련 지식보다 방송인으로서의 자질이었다. 물론 그는 등장할 때마다 시청률이 요동칠 정도로 이미 준비된 방송인이었다.

 

그가 본격적인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펼쳐 놓았던 건 tvN 《집밥 백선생》이었다. 요리가 이렇게 쉽고 재밌었나 싶을 정도로 “간편하쥬?”를 연발한 백종원은 누구나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열풍을 일으켰다. 방송이 나간 후 그날 나간 식재료가 마트에서 동이 날 정도였다. 그것은 ‘요리의 대중화’ 선언이었다. ‘집밥’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게 ‘엄마의 밥상’이었던 것을, 이제는 그냥 ‘집에서 누구나 해 먹는 밥’으로 낮춤으로써 요리의 저변을 넓혔던 것이다. ‘요리 무식자’라고 지칭하며 백선생의 수제자로 들어온 남자 출연자들도 자연스럽게 요리의 세계로 입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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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백선생》이 바꾼 쿡방의 신기원

 

무엇보다 백종원의 정확히 계량화된 레시피들은 마치 화학공식처럼 요리에 접근하는 남성들에게 더 흥미진진함을 주었다. 요리 하면 막연히 ‘엄마의 정성’을 떠올리던 시대에 이제는 아빠들도 척척 화학공식처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백종원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부엌의 문턱을 성별 구분 없이 활짝 열어놓은 건 《집밥 백선생》이 거둔 특별한 성취였다. 

 

방송인으로서나 음식전문가로서 이미 충분한 자질을 증명한 백종원은 방송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SBS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고 《백종원의 3대천왕》이라는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쿡방은 이미 타 방송사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에 SBS가 추구한 건 먹방이었다. 하지만 백종원이 하는 먹방은 역시 여타의 먹방과는 사뭇 달랐다. 《백종원의 3대천왕》은 국내 맛집들을 직접 탐방해 백종원이 맛을 보고 그 특징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이 선정한 이른바 3대천왕에 들어간 음식점들은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며 먹는 진풍경을 만들었다. 

 

최근 tvN에서 방영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백종원의 3대천왕》의 외국 버전이라고 해도 될 법했다. 물론 그것은 과거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를 통해 시도됐던 것이지만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음식점만이 아니라 그 음식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원재료들은 어디서 나오는지까지 추적해 담아내는 완성도 높은 다큐 영상을 더했다. 해외에 나갔을 때 조금은 꺼려지던 낯선 외국음식들은 이 프로그램이 화려한 색깔과 소리로 보여주는 영상과 친절한 백종원의 설명을 통해 한번쯤 시도해 보고픈 군침 도는 음식들로 다시 다가왔다. 

 

세상은 넓고 실로 먹을 건 많았다. 다만 그것이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몰라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을 뿐이었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그 편견들을 깨주면서 음식을 통한 다양성의 시각을 펼쳐놓았다. 다른 건 이상한 게 아니라,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특히 해외의 유명한 미슐랭 스타 음식점이 아니라, 길거리 음식을 주로 찾아가며 그 나라의 서민들이 즐기는 것을 같이 공유한다는 점은 문화적인 다양성을 음식을 통해 수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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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 동네식당들의 선생님이 되다

 

방송으로 유명해지면서 백종원의 부담도 커졌다. 거대한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그가 방송을 통해 서민들의 음식이나 입맛을 이야기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부정적인 시선들도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종원은 이러한 시선마저 아예 방송 프로그램으로 끌어안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푸드트럭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아 고민인 이들에게 백종원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가 지금의 프랜차이즈를 갖기까지 겪었던 무수한 경험과 노하우들을 이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솔루션과 변신을 거듭한 푸드트럭들은 방송과 시너지를 이루어 물밀 듯이 찾아오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이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죽어버린 골목 상권을 백종원의 솔루션을 통해 부활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한두 식당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상권을 살린다는 의미가 컸지만, 프로그램에는 최근 들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치열함이 더해졌다. 너무 쉽게 솔루션을 제공하던 데서 이제는 점주들이 저마다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솔루션이 제공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은 ‘음식점의 기본’이 무엇인가를 설파하는 백종원의 새로운 면모들이 그려졌다. 동네식당들의 선배이자 선생님이 됐던 것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시작해 《백종원의 골목식당》까지 진화해 온 백종원의 필모그래피를 들여다보면 일관되게 보이는 한 가지가 발견된다. 그것은 ‘대중’ ‘서민’ 같은 단어들이다. 음식이 갖고 있는 권위적인 요소(이를테면 엄마의 밥상)를 깨버리고 대신 대중화를 선언하거나, 몇몇 특권층들이 맛보는 화려하고 비싼 음식이 아니라 서민들이 즐기는 음식의 가치를 들여다본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대중들의 입맛을 예민하게 봐야만 하는 프랜차이즈 대표 마인드가 작용한 것이겠지만, 또한 음식문화의 차원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화’에 앞장서는 일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쿡방과 먹방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며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과정에 백종원이 해 왔던 프로그램들이 전위(前衛)에 서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고 여겨지는 건 그래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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