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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4社, ABS 결함 알고도 덮었나

전직 교통안전공단 결함조사실 책임연구원 의혹 제기…국무조정실 문제 확인하고 조사 착수

김성진 시사저널e. 기자 ㅣ star@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05(Thu) 14:04:48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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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이 2015년 현대자동차의 바퀴잠김방지식 제어장치(ABS) 결함을 인지하고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국무총리 직속 기관인 국무조정실은 해당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도 조만간 공식 수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의 차량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생산된 현대차 1세대 제네시스(BH)와 2세대 에쿠스(VI)다. 공단은 당시 차량에 장착된 ABS의 결함을 발견했으나, 이를 축소하고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의 차량들은 고속 주행 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선을 이탈할 정도로 한쪽 쏠림 현상을 일으켰는데, ABS 모듈레이터 일부 부품이 부식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S 모듈레이터는 브레이크 작동 시 바퀴가 고정되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로, 문제 제품은 콘티넨탈사(社)가 만들어 납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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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개 완성차업체도 불량 ABS 장착

 

당시 제네시스 BH와 에쿠스 VI의 ABS 모듈레이터 결함 조사를 맡았던 박진혁 전 교통안전공단 결함조사실 책임연구원(현 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은 “공단과 현대차가 결함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연구원에 따르면, 공단은 이미 2013년 1월말 제네시스 BH의 ABS 모듈레이터 결함을 접수하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으나, 같은 해 4월 시험 결과를 조작해 차량에 이상이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는 것이다.

 

박 전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라바콘(원뿔 모양의 교통안전 통제기구)을 세우고 차량이 일직선으로 주행하는지 시험한다. 그러나 당시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시험했던 동료 조사관이 ‘핸들을 왼쪽으로 꺾어 오른쪽으로 쏠린 차량을 억지로 차선 안으로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결국 보고서는 ‘자동차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박 전 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당시 제작결함 재현 시험 회의에는 교통안전연구원, 현대차 관계자 등 총 10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량 ABS 결함은 지난 2011년 11월경에 최초로 발견됐다. 박 전 연구원은 한국GM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윈스톰의 제동장치 불량 신고를 접수하고 차주에게 차를 받아 경기도 화성 송산면 연구원에 가져와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원 직선 시험로에서 차량을 시속 100km로 주행하다 급제동을 한 결과, 차선을 이탈할 정도로 차량이 쏠렸다. 이후 윈스톰은 2013년 2월29일 6만7004대가 리콜됐고, 같은 해 8월16일 마티즈·젠트라·라세티·토스카 등 4개 차종의 동일 결함이 추가로 발견돼 총 4만5424대가 리콜됐다. 

 

박 전 연구원은 제네시스 BH와 에쿠스 VI 차량에서도 같은 종류의 신고가 접수돼 결함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윈스톰에서 나타난 급제동 시 차량 쏠림 현상이 발견됐다. 확인해 보니 콘티넨탈사 제품이 적용됐다. 불량 ABS 제품이 적용된 제네시스 BH는 총 10만6388대였으며, 에쿠스 VI는 4만5363대로 나타났다.

 

이후 윗선의 지시로 조사 대상을 국내 전체 완성차업체로 확대했다. 조사 결과 불량 ABS 모듈레이터 제품은 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4개 완성차업체 차량에 모두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르노삼성은 SM3 15만3715대, SM5 16만6234대, SM7 1만3142대였으며, 쌍용차 체어맨 W는 1만9791대가 여기에 해당됐다. 불량 ABS 제품이 장착된 차량은 국산차에 한정되지 않았다. 박 전 연구원에 따르면,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등 다수의 수입차업체들 역시 해당 제품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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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BH 결함 문제 없다고 결론

 

2012년 말 공단 내부 인사이동이 실시된 후 결함조사실 전체의 업무 분장이 이뤄졌다. 기존에 진행하던 윈스톰의 결함 조사는 계속 이어갈 수 있었지만, 제네시스 BH 조사 때는 사실상 2선으로 밀려났다. 박 전 연구원은 “2012년 10월 인사 후 김아무개(가명) 실장과 최아무개(가명) 팀장이 새로 합류했다. 이후 업무 분장과 함께 내가 담당하던 사건들이 다른 조사관 손에 넘어가거나 보조 역할로 밀려났다”며 “결함 내용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국GM 윈스톰과 동일 ABS 제품이 장착됐던 제네시스 BH는 조사 결과 이상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박 전 연구원은 “당시 제네시스 조사를 책임졌던 연구원이 ‘차선 이탈이 없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차선을 이탈했는데 안 했다고 하니 너무 화가 났다. 나도 조사자니까 직접 타서 몰아보니 여러 번 차선을 이탈했다. 당시 책임 조사관과 이 사안을 두고 여러 번 싸웠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BH는 결국 지난 2013년 10월31일 리콜 조치됐다. 그러나 동일 ABS 제품이 장착됐던 에쿠스 VI뿐 아니라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 및 수입차업체들에 대해서도 이후 추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박 전 연구원은 이에 대해 “결국 제네시스 리콜과 함께 무상수리가 실시됐지만 현대차는 이미 결함 내용을 알고 있었다”며 “2012년 초부터 브레이크 오일 무상수리 작업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은 해당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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