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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이 서늘한 두려움…민주, 지방의회 싹쓸이

[한강로에서] 현행 지방선거구제도 문제점 검토해야

김재태 편집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2(Mon) 16:26:34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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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는 다수가 예상했던 대로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재보선에서도 대승을 거두었다. 이런 결과를 두고 언론매체들이 이런저런 분석을 내놓으며 향후 정치권 판도를 예측하기 바쁜 사이, 정작 눈길이 강하게 끌리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새로 짜인 지방의회 의석 분포였다. 수치를 들여다보자마자 숨이 탁 막혔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었다. 눈앞에 드러난 숫자 배열은 비현실적이고도 공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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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의원 총 824명(비례대표 포함) 가운데 78.5%에 이르는 647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자유한국당 소속은 116명에 불과하다. 지역구 기초의원이라고 다를 바 없다. 전체 2541석 중 절반 이상인 1386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숫자를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확 기울어졌다. 서울에서는 110석 중 102석을, 경기도에서는 129석 중 128석을, 인천에서는 37석 중 34석을 민주당이 확보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이 지역에서 교섭단체조차 구성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지방의회 20년 만에 정당 구도가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권력에 대한 견제는 국회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의석을 가질 경우 정상적인 견제가 이루어질 수 없음은 당연하다. 광역·기초의원은 풀뿌리 가운데서도 핵심 풀뿌리다. 그들이 지역 민심을 다양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지역 행정 또한 일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같은 당 소속 의원이 많을 경우 단체장의 행정 추진력에 힘을 실어주는 긍정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잖아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집권 세력이 야당의 잦은 태클에 발목이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모습을 숱하게 보아왔던 터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해도 너무하다. 적정 수준을 넘어도 지나치게 넘었다. 야당 입장에서는 견제는커녕 제대로 된 소리조차 내보지 못할 형편이다.

 

무엇이건 과하면 탈이 난다. 지방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단체장이 월권을 하거나 비리를 담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렇게 해서 그동안 심심치 않게 드러났던 외유성 해외연수나 혈세 낭비 등이 잇따를 경우 그 폐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것은 역으로 문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당선된 단체장이나 의원들이 위에서 비가 내려야 농사를 짓는 천수답(天水沓) 정치와 같은 구태에 매달릴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대해 문 대통령이 토로한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은 향후 나타날지 모르는 일방 독주의 위험성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만 한다. 아울러 정치권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현행 선거구제도의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좀 더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길을 찾아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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