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뉴리더⑤] 오세훈 안철수 김성식 채이배 조은희 外
  • 송창섭·구민주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2 10:24
  • 호수 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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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참패 후 보수진영 大지각변동 예고…보수 야권에서 꿈틀대는 차세대 잠룡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 “보수 통합 적임자 vs 대중 눈높이에 안 맞는 인물” - 오세훈 前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현재 자유한국당 원외 당권 주자 가운데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6·13 지방선거에서 당으로부터 서울시장 출마 제안을 받았지만 그는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며 끝내 불출마를 택했다. 그러나 선거 내내 오 전 시장은 같은 당 출마자들을 위한 지원 유세엔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고 대중적 인지도가높으며 계파색도 비교적 옅어 당 통합과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될 거란 평가와, 당내 지지기반이 약하고 보수의 전면 쇄신을 원하는 대중의 눈높이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와신상담’ 安, 컴백은 언제?- 안철수 前 국민의당 대표

 

6·13 지방선거의 최대 패자로 꼽히는 안철수의 정치 인생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대선부터 서울시장 선거까지 줄줄이 고배를 마시며 정치적 몰락을 경험한 안철수 전 대표는 당분간 정계와 떨어져 칩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의 재기 가능성을 두고 관측이 엇갈린다. 같은 당 의원들조차 선거 패배 후 100여 일 만에 당 대표로 정치 일선에 복귀한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이번엔 녹록지 않을 거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반대로 정치권에서 머지않아 먼저 그를 필요로 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보수진영에 현재 안 전 대표만큼의 인지도를 가진 차기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언제든 그를 다시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 역시 선거 보름 후인 6월27일 “성공이 끝은 아니라는 말이 있듯 실패가 완전한 마지막도 아니다”며 정계 은퇴설을 일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그의 정치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듯하다.​ 

 

 

​■ ​親安 핵심 브레인, 이제는 反安 구심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구태보수와의 대립각을 통해 자기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방선거 직후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판에 취소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 의원이 앞으로도 가만히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없다. 김 의원은 현재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당내에서는 안철수·유승민 두 대선주자의 2선 후퇴로 당의 구심점 역할을 김 의원이 맡을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한때 친안(親안철수)계 핵심으로 꼽혀온 김 의원이 지난해 8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강력하게 반대해 생긴 당내 리더십 한계를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관건이다.

 

 

​■ ​합리적 진보 강조하는 재벌 공격수-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바른미래당 내 정책통인 채이배 의원도 주목받고 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시절 채 의원은 재벌 공격수로 유명했다. 당시 채 의원과 손발을 맞추던 인물이 바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채 의원은 재벌개혁론자답게 전반기 국회에서 정무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 관련 정책과 관련해선 여당 의원 못지않게 비판적인 입장이다. 채 의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통합신당 정강에 ‘합리적 중도’ 대신 ‘합리적 진보’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사안에 따라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보다 진보적 색채가 짙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 ​서울시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일간지 기자,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산하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이다. 당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0% 이상 차이를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서울 서초구라는 지역적 특색을 감안할 때 보수층 대변자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文정부 노동정책 강력 비판하는 합리적 보수 -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 역시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학자다. 송 교수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올 2월8일 전국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한 송 교수는 ‘현 정부 경제정책 사회학적 조명’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갑자기 최저임금을 1000원 올렸을 때 감당할 수 없는 업종도 있는 만큼 부문별 차등이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송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기본적인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정책 실행 방식과 관련해서는 ‘전형적인 운동권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성장과 노동(고용), 복지가 선순환을 이루는 ‘황금삼각형’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송 교수는 문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장편소설 《강화도》를 발표한 데 이어 올 초에는 두 번째 장편소설 《다시, 빛 속으로》를 냈다.

 

 

​■ ​‘김영란법’ 만든 대법관 출신 여성 법조인- 김영란 前 국민권익위원장

 

2004년 여성으론 처음으로 대법관에 오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원칙에 기반을 둔 균형감을 갖춘 법조인으로 유명하다. 법조계의 신망도 두텁다. 그가 발의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권익위원장을 그만둔 뒤엔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후학을 기르는 데 전념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역 시절 보수 성향이 강했던 대법원에서 진보적 성향의 판결을 내려 ‘성향상 균형’을 갖춘 대법원이 되게 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이러한 그의 정치적 신념과 맥을 같이한다. 

 

 

​■ ​汎보수진영 통일·안보 전문가 -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전체적인 성향은 보수에 가깝지만, 남북 화해를 비롯한 통일·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중도 성향이다. 홍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사(산업공학), 박사(경제학) 학위를 받았다. 

 

1994년 중앙일보 사장에 올라 미디어 업계의 혁신을 주도해 왔다. 중앙일보에 오기 전엔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와 재무장관 비서관, 대통령 비서실 보좌관,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2005년엔 잠시 주미대사로 근무했다. 홍 회장은 현재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대선에 앞서 차기 대권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을 정도로 정치적 야망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은 특히 범보수권에서 통일 분야에 대한 식견이 독보적이다. 6월22일 열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 주최 강연에서 홍 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 성장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의지에 상응하는 과감한 결단이 내려지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비핵화를 하지 않고 미국을 속여 가며 중·러와만 밀착해 작은 기업으로만 만족할 것인지, 비핵화를 한 뒤 대기업으로 살 것인지 김정은의 선택이 남았다”고 말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김문수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 병 당협위원장,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 ​총선 불출마 선언한 만년 보수 리더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김무성 의원은 차세대 보수 리더의 만년 단골손님이다. 정치적 무게감은 크지만, 대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매번 꿈을 접어야 했다. 최근 당내에선 친박계(親박근혜계)의 십자포화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당 대표 권한대행인 김성태 의원과 친박계 사이 치열한 내부 노선투쟁을 벌이는 중심에는 김무성 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자유한국당 내 대표적인 친(親)김무성계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 직후인 6월15일에 열린 당 비상의원총회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정우택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이는 지난 2016년 선거 때 이미 언급한 것”이라면서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고 당권 도전을 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 ​노동운동가에서 정통 보수 아이콘으로 변신- 김문수 前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선거를 통해 정치적 활동 영역은 어느 정도 구축했다. 과거엔 노동운동가 이미지가 강했지만 탄핵정국에서는 보수 지킴이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선거 후 주요 언론과의 만남에서도 “기회가 있으면 다 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문수 후보는 23.34%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었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19.55%)보다 득표율이 높게 나왔다. 

 

 

​■ ​말실수 잦은 신세대 보수 정객-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 병 당협위원장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 병 당협위원장은 1985년생으로 범보수권 내 30대 선두주자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이 위원장은 다양한 방송출연으로 대중적 인기가 있다. 다만 잦은 말실수로 안정감은 떨어진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이 위원장은 같은 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 병에 출마했지만 1위와 큰 격차를 기록했다. 아울러 출마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갈등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브라운관 박차고 정치판 온 TV 퀸- 배현진 前 MBC 아나운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자유한국당 송파 을 당협위원장)는 자유한국당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아 정치에 입문한 케이스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패배했다. 비록 선거에선 졌지만,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로 앞으로 정치적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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