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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한국 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

일자리 경제지표 최악에 미·중 무역전쟁까지…대내외 악재 겹쳐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9(Fri) 14:00:00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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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최대 화두로 ‘경제’가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통해 사람 중심의 새로운 한국 경제를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신규 취업자 수는 급감하고 있고 청년 실업률은 18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소득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다. 대외적인 상황도 좋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로 촉발된 무역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 역시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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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배 불균등 심화…가계부채 심각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재벌 위주의 이윤주도 성장에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성과가 나오려면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경제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 역시 마냥 느긋한 것만은 아니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이 1년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집권여당이 압승했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의 반발은 당장 직면한 문제다. 노동계에서는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으로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에는 청와대 인근에서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를 촉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없앨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임금 삭감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개정안을 폐기하지 않을 경우 노동계의 협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개정안을 폐기할 의향이 없다. 오히려 개정안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왜곡돼 있는 임금체계를 정상화한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대내외적인 상황은 결코 문재인 정부의 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26일 청와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동시 교체했다. 홍장표 경제수석 후임에 윤종원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반장식 일자리수석을 대신해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고용률 부진 등에 따른 경질성 조치라는 해석이 중론을 이루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자임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 1호 업무지시는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위원장을 직접 맡았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책 5년간 로드맵’을 발표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일자리 마련을 위한 예산도 마련했다. 지난해의 경우 18조285억원, 올해는 19조2312억원으로 예산을 늘렸다.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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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률, 18년來 최악

 

그러나 일자리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가장 먼저 5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5%로 역대 5월 중 18년래(來)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올해 3월 11.6%로 치솟으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5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1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1~5월 월 평균 취업자 증가는 14만9000명으로, 지난해 31만600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5월 고용동향 내용이 충격적”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김 부총리는 6월15일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 자리에서 “일자리 상황이 단기간 내에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경제팀 모두의 책임”이라면서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업종의 고용 여력 저하에 일부 경기 요인이 겹치면서 일자리 창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업종이나 계층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고, 거기에 더해서 구조조정 영향으로 제조업 지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의 경제 지표와 현재를 비교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해 3월 취업자 증가 규모는 46만3000명이었으나, 올해 3월 취업자는 11만2000명으로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3월 실업률은 4.5%로, 지난해 3월 4.1%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소득분배의 불균등도 심화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5월4일 발표된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28만6700원으로, 1년 전보다 8.0% 줄었다. 2003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는 소득 하위 40%(1분위+2분위)까지 확대해도 마찬가지다. 또한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소득(5분위) 차이는 5.95배로 나타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위 20%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015만1700원으로 9.3% 증가했는데 1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증가폭이다. 즉, 최상위 가계는 더욱 잘살고, 최하위 가계는 더 못살게 됐다는 것으로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1분위 소득이 더 떨어지는 문제는 ‘국민최저생활 보장을 위한 공공부조제도의 혁신’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기반구축’ 등 관련 국정과제 실천을 위한 조속한 입법조치와 예산반영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가계부채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총액은 1468조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0% 늘었다. 올해 안에 150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특히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해 지난 3월말 기준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처음으로 160%를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계소득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 대비 8.0%로, 가계소득 증가율 3.7%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런 와중에 가계대출 금리는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는 연 3.75%로, 2014년 9월 연 3.7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연 3.49%로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았고,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6%로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4.0%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올해 4~5월 5.5%까지 급락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수출 엔진이 식어가는 5가지 징후’ 보고서에서 “최근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며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2015년 11.9%에서 올해 1~5월 20.3%로 급등했지만, 2020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16.2%로 전망된다. 또한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미·중 양국 간의 무역전쟁 역시 불안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15일(현지 시각) 500억 달러(55조6000억원)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맞불을 놓았다. 중국 정부는 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 중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유럽연합(EU)도 가세했다. EU는 6월20일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맞서 28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 달러(31조원) 줄어든다”면서 “이 금액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421억2000만 달러의 19.9%, 총 수출액 5736억9000만 달러의 4.9%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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