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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진침대에 방사성 물질 폐기 맡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라돈 침대는 방사성 폐기물이 아니므로 제조업체가 폐기 계획 세워야”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9(Fri) 08:07:47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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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간 ‘라돈 침대’를 매립 또는 소각할 방침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라돈 매트리스를 방사성 폐기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안위는 최근 ‘라돈 침대’ 폐기 계획을 침대 제조업체가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성이 없는 업체에 방사성 물질 처리를 맡기겠다는 얘기여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방사능이 나오는 ‘라돈 침대’ 매트리스 총 4만8000개 가운데 3만8000여 개를 수거했다. 이 물량은 충남 천안에 있는 대진침대 본사와 충남 당진에 있는 임시 야적장에 각각 1만6000여 개와 2만2000여 개가 쌓여 있다. 남은 1만여 개는 대진침대 물류망을 통해 수거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진과 천안 야적장 주변 주민들의 반대로 추가 반입에 비상이 걸렸다. 오염된 매트리스를 쌓을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지만, 폐기는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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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방사성 폐기물로 볼 수 없다” 

 

원안위는 매트리스를 속 커버, 스펀지, 금속 스프링, 기타 소재 등으로 분리한 후 방사성 물질인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부분(속 커버, 스펀지 등)을 밀봉해 대진침대 본사 창고에 보관한 후 땅에 묻거나 소각할 가능성이 크다. 또 금속 스프링과 기타 소재는 환경부와 협의해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계획이다. 금속 스프링은 재활용하고 기타 소재는 소각한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모나자이트를 토양에 묻는 데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반폐기물 매립장은 물론이고 산업폐기물(지정폐기물) 매립시설에도 방사능 오염물질을 공식적으로 매립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해외의 사례를 참고하려 해도, 침대와 같은 가구에 모나자이트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폐기 방법도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모나자이트가 자연 방사능이라고는 하지만 땅에 묻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자칫 토양에서 지하수로 용출되거나 공기 중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법은 ‘방사성 물질 또는 그에 따라 오염된 물질로서 폐기의 대상이 되는 물질’을 방사성 폐기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매트리스는 일반폐기물이 아니라 방사성 폐기물로 간주하고 조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수거한 매트리스에서는 라돈만 나오는 게 아니라 인체에 해로운 알파선(헬륨 양이온)·베타선(전자)·감마선(전자기파)이 방출된다. 따라서 라돈 침대는 그냥 땅에 묻으면 안 되는 방사성 폐기물로 봐야 한다”며 “법에도 방사성 폐기물을 폐광·동굴·땅에 묻지 못하게 돼 있다. 또 소각해도 방사성 물질은 사라지는 게 아니다. 핵발전소에서 사용한 방호복이나 장갑 등 저준위 폐기물은 노란 드럼통에 밀봉해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으로 보낸다. 알라라(Alara) 원칙을 적용해, 라돈 매트리스도 저준위 폐기물로 간주해야 한다. 침대를 분리하고 부피를 줄인 후 모나자이트가 있는 소재는 방폐장으로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적으로 방사성 폐기물은 알라라 원칙을 적용해 폐기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1977년 도입한 이 원칙은 합리적인 수준까지 피폭량을 최대한 줄이라는 것이다. X선처럼 치료 목적이 아니라면 방사선은 어떤 경우든 우리 몸에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안위는 라돈 매트리스를 방사성 폐기물로 보지 않고 있다. 원안위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라돈 매트리스 건은 방사성 폐기물로 볼 수 없다”며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에 따라 별도의 폐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시각은 또 다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측은 “이른바 라돈 매트리스는 방사성 폐기물이다. 따라서 원안위가 처리 방침을 정하면 우리 공단이 집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원안위에 알아보라”며 공을 원안위로 넘겼다. 

 

 

전문가 “매트리스는 분명한 방사성 폐기물”

 

이에 대해 원안위는 ‘라돈 침대’는 방사성폐기물이 아니라 ‘결함 가공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생활방사선안전법을 적용하면 해당 매트리스는 방사성 물질이 아니므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자 ‘라돈 침대’가 방사성 폐기물이라던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침대 매트리스는 우리가 처리할 대상이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원안위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생활방사선안전법에 따라 제조업체인 대진침대가 폐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안위는 “결함 가공제품(매트리스)은 제조업체(대진침대)가 폐기 계획을 마련해 원안위에 보고하고, 그 계획이 충분하지 않으면 보완을 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능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일반 업체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건에 대한 폐기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덕환 교수는 “침대 회사가 어떻게 방사성 물질의 폐기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라돈 침대에 있는 모나자이트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나 라돈·토론이 인체에 유해한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4만여 개를 모아 놓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분명한 방사성 물질인 매트리스를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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