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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인돌이·걸음길·발바리차의 뜻 아십니까?”

[인터뷰] “남북 도로·교통 환경 통일 시급” 강조한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2(Fri) 08:23:51 | 1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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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오전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 백두산에 한 반도 안 가봤다. 기회가 되면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시면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해서 불편할 것 같다는 점”이라며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오전 회담 마무리 발언에서 다시 한번 북한 내 도로 사정의 열악함을 설명했다.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후 당장 반응을 보인 곳은 주식시장이다. 남북관계가 급변하면서 테마주로 묶인 일부 종목들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대표적 남북경협 테마주가 도로, 철도 관련 종목이다. 

 

공공기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곳이 도로교통공단이다. 경찰청 산하에 있는 도로교통공단은 △교통기술 연구 개발 △운전면허시험 관리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 △라디오 교통안전방송 △도로교통환경 개선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 2월 취임한 윤종기 이사장이 수장이다. 윤 이사장은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과 충북지방경찰청장, 인천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낸 뒤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인천 연수구 을에 출마한 바 있다. 강원도 원주혁신도시 내 공단본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윤종기 이사장은 “남북 교류협력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교통 분야의 교류협력도 늘어나 우리의 신기술을 북한에 적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기술적 준비 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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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속도로 6개뿐…대부분 비포장도로

 

북한 도로 사정이 어떤가.

 

“노면이 좋지 않다. 아스팔트가 깔린 고속도로도 6개뿐이다. 2015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북한의 총 도로 길이는 2만6183km며, 고속도로는 729km였다. 같은 해 남한의 총 도로 길이가 10만7527km, 고속도로가 4193km인 걸 감안하면 도로는 우리의 24.4%, 고속도로는 17.4%에 불과하다.”

 

고속도로 6개의 사정도 좋지 않을 것 같다.

 

“평양, 남포 등 대도시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비포장도로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포장률은 10% 미만이다. 간선도로 대부분은 왕복 2차로 이하다. 6개의 고속도로 노선은 평양-개성 구간, 평양-향산(묘향산), 평양-남포 등이다.”

 

추가 공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현재 북한 내에선 새로운 도로 공사와 기존 도로의 개보수 공사가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도로 주변의 환경미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남북경협 차원에서 공단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통일까지는 아니라도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이 개시된다면 지금보다 분명 남북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통안전 문제는 시급한 현안이 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 관련 부서에 통일 대비 교통안전 연구 사업을 지시했다. 북한의 도로 사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북한의 도로교통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점이다. 앞서 말한 대로 북한은 도로 노면 등이 좋지 않아 차량별, 도로별 제한 속도가 매우 엄격하다. 도로 환경이 열악한 탓에 교통사고 비중이 높아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재미있는 점은 운전면허시험 과목 안에 차량정비 시험이 함께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도로가 교통정책의 중심인데, 북한은 어떤가.

 

“북한은 철도가 중심이다. 도로는 주요 기차역에서 인근 지역을 연결해 주는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교통 신호체계 등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 하반기부터 ‘하나원’에서 교육을 실시한다.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남한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교통법규와 면허증을 따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통일부에 제안했다. 현재 우리 공단에선 남북 간 교통환경과 문화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통안전교육 구축, 신호체계 표준화, 운전면허제도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나마 북한이 2010년을 기점으로 교통질서를 도덕적 차원이 아닌 반드시 지켜야 할 법규범으로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남북한 주민들의 이동은 당연히 예상되는 결과다. 이때 이동수단이 되는 도로교통의 역할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지 않겠는가. 교통법규의 차이,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 차이를 그대로 두면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과 분쟁이 발생할 것이다.” 

 

탈북민들이 어떤 점을 특히 힘들어하나.

 

“무엇보다 용어가 너무 달라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가령 북한에서 모퉁이는 ‘굽인돌이’, 보도는 ‘걸음길’, 소형택시는 ‘발바리차’라 부른다. 안전거리는 안전보임거리라고 하고…. 나도 모르겠더라. 그것 때문에 면허시험 보기가 힘들다고 많이들 얘기한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탈북자들이 하나원 생활을 끝내자마자 면허시험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남북 경제협력 시대엔 물류의 원활한 이동이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교통체계 통일화는 중요한 과제다.”

 

 

“무인자동차 운행 기준 빨리 마련해야”

 

2월 취임 후 자율주행차량 부문에 역점을 둔다고 들었다.

 

“이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현재 자율주행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법제도의 정비다. 인공지능(AI) 시대엔 무인자동차가 대세가 될 텐데 이때 운전의 주체는 누가 돼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당장 현재의 운전면허 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자율주행차량은 기존 차량 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분야다.”

 

이 문제는 우리만의 고민거리는 아닌 거 같다. 

 

“맞다. 자율주행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 마련이 현재 진행 중이다. 세계적으론 두 개로 나눠진다. 미국은 AI를 인정하되, 제조사가 책임을 강하게 지도록 한다. 반면, 독일이나 일본은 자동차 소유자의 책임이 크다. 결국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현재 기계의 결함에 의한 사고는 전체 1% 정도 된다. 자율주행차의 목표는 사람의 부주의를 최소화시키는 데 있다.”

 

AI시대가 오면 운전면허 자체가 없어지는 건가.

 

“두 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제조사에 모든 사고를 책임지게 하는 구조다. 현재 이와 관련된 국제 기준이 레벨5까지 있다. 현재 우리는 2025년까지 레벨3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이건 어떤 거냐면 최악의 돌발 상황에서 운전자가 수동으로 자동차를 조작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운전자가 책임져야 한다. 레벨 4~5 정도 되면 전혀 사람이 손대지 않는 수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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