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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가능한 수준일까…바빠진 한국당에 쏠린 눈

혁신안 놓고 또 내홍 조짐, 설득력 잃은 '보수정당 사수' 프레임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0(Wed) 17: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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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당의 변화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다시 일어나 보수세력을 대표해줄 거란 기대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선거 전부터 고조된 내홍도 여전하다. 과연 한국당은 '골든타임'을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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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들 ‘2선 후퇴’ 러시…“젊은 피들이 한국당 살려달라” 

 

한국당에선 6·13 지방선거 참패를 계기로 한 중진들의 2선 후퇴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당 친박(친 박근혜)계 좌장 서청원 의원은 6월20일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탈당키로 했다. 서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면서 "오늘 오랫동안 몸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탈당하면 한국당 의석수는 기존 113석에서 112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8선인 서 의원은 "이제 연부역강(年富力强·나이가 젊고 힘이 강함)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김무성, 윤상직, 정종섭, 김정훈 의원 등은 2020년으로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훈 의원도 "새로운 피를 수혈하려면 기존에 있던 사람이 자리를 비켜주고 새로운 사람이 잘 될 수 있게 독려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폐 기로에 놓인 한국당에서 초선의원들은 나름대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6월19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모여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방선거 참패의 수습 차원에서 내놓은 당 쇄신·혁신안을 논의했다. 논의 내용과 관련해 초선 모임 간사격인 김성원 의원은 "당 혁신에 대한 진정성이 훼손돼서는 안 되고, 친박과 비박 간 싸움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초선의원들부터 중심을 잡고 패거리 정치를 안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초선의원들은 오는 22일엔 '도시락 끝장 토론'을 열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쇄신안 두고 내홍 조짐, ‘건강한 보수정당’ 기대감도 뚝  

 

김 대표 권한대행의 쇄신안은 ▲ 중앙당 해체 ▲중앙당 해체와 혁신을 위한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 가동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위원장 외부에서 영입) ▲당명 변경 등이 골자다. 한국당의 비대위 구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당은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비대위 구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역대 비대위 체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비대위원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워 당내 개혁을 주도한 경우가 있는 반면 조직 장악력 없는 인사가 선임돼 이리저리 휘둘리기만 하다가 직을 내려놓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외부 비대위원장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국당은 현재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외부 출신 비대위원장이 난국을 뚫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비대위를 구성하기보다 조속한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리더십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김 대행은 이르면 6월21일 의원총회를 소집, 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비대위원장 선임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미 쇄신안 자체에 대해서부터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 대행이 의원총회 등을 통해 전체 의원들 의견을 수렴하기도 전에 혁신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김 대행이 혁신을 주도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라면서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차기 당권 주자로 주목받았던 정우택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 대행이) 당원들의 총의를 모으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대단히 황당한 행동이다. 이런 독단적 행동은 공당이 아닌 사당의 행태로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청원 의원은 6월20일 탈당의 변을 통해 "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져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친이(친 이명박)·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데, 이는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계속 살아야 하고, 국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살림을 해야 하고, 보수정당도 다시 살려내야 한다"면서 "건강한 보수정당은 나라의 기둥이고, 국민의 기댈 언덕으로서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에야말로 건강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은 향후 잦아들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보수정당을 살려야 한다'는 수사 또한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 6·13 지방선거 때 실시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드러난 유권자 이념 지형을 살펴보면 지난해 대선 당시 출구조사에서 나온 것과 거의 변화가 없다. 유권자 이념 지형이 변하지 않은 가운데 진보가 압승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보수를 자처했던 사람들이 보수를 심판했다는 방증"이라며 "보수가 주창했던 가치가 더 이상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분배, 평등, 평화 등 진보의 가치에 훨씬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주장처럼) 보수의 가치가 사라진 게 아니라 그냥 한국당이 궤멸됐을 뿐"이라며 "보수의 시각에서 진보적 가치를 배려하고 같이 끌고 가는 나름대로 전환을 얘기해야 하는데, 한국당은 지금 초선·중진의원이 따로 놀며 개혁안만 내려 한다. 중구난방식으로 현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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