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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④] “북한 열리면, 한국 新동북아 경제권 중심국”

[인터뷰] 정동영 前 통일부 장관 “남북경협 시 3억 명 동북아 경제권 생겨”

이준영 시사저널e. 기자 lovehope@sisajournal-e.com ㅣ 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8.06.18(Mon) 11:00:00 | 1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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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2일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70년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협력해 나간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러한 북·미 간 합의가 한반도에 전하는 의미는 크다. 북·미 관계 정상화는 북한 체제보장과 연결된다. 향후 북·미 고위급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진행될 수 있는 발판이 생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가 해소될 수 있다.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면 남북관계 정상화도 탄력을 받는다. 남북경협이 본격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미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10·4 선언에서 합의된 경협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 

 

시사저널e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현 민주평화당 의원)을 만나 남북경협의 전망과 가능성을 물었다. 정 전 장관은 2004년 7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31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정 전 장관은 통일부 장관 재직 당시인 2005년 6월17일 노무현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핵 문제를 협의했다. 이는 2005년 9·19 공동성명의 결과물로 이어졌다. 6자회담 당사국이 채택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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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시 EU 이상의 새로운 경제권 탄생

 

정 전 장관은 우선 남북경협을 통해 한국이 신동북아 경제권의 중심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열리면 한국은 그동안의 섬 경제 국가에서 신동북아 경제권의 중심 국가가 될 수 있다”며 “남북 인구 7500만 명, 동북 3성(지린·랴오닝·헤이룽장) 1억 명, 동시베리아 2000만 명 등 약 2억 인구의 경제권이 생긴다. 유럽연합(EU)과 맞먹는 경제권이다. 일본까지 더하면 3억 명의 새로운 경제권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은 작은 섬나라 의식에 갇혀 있었다. 인구는 많은 데 반해, 땅은 좁고 자원도 부족한 게 현실이었다. 때문에 경제 역시 해양경제 중심의 외날개 경제였다. 그러나 경협으로 한국은 북한을 통해 만주, 시베리아로 나아갈 수 있다. 대륙경제가 하나 더 생겨 양날개 경제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남북경협이 동북아의 냉전 구조를 해체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동북아는 북·중·러 대 한·미·일의 분단구조 상황”이라며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남북의 적대구조가 해소돼 경제가 트이면 동북아의 적대구조가 해소된다. 북·미 관계가 기존의 적대관계에서 우방관계로 바뀌면 북·일 관계도 그렇게 된다. 동북아가 냉전구조가 아닌 협력구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남북경협이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북한 지역의 철도 복원, 고속도로 개보수, 전기와 통신의 안정적 공급 등 기반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 건설사, 철도회사, 통신사, 에너지 기업 등이 북한을 통해 대륙으로 뻗어나갈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건비 영향을 많이 받는 노동집약적 산업, 즉 섬유나 가죽제품, 신발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에도 북한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임금 상승 여파로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는 업체들에 북한은 새로운 대중국 전진기지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청년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때문에 남북경협 과정에서 주변국 지원을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수십 년간 벌어졌던 남북 간 격차를 단기간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노력과 역량만으로는 어렵다”며 “한반도 냉전해체 국면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만들고 동북아 평화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미·중·일·러 모두가 참여해 북한 경제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산 제품 수출 위해 관세 인하 작업 필요

 

정 전 장관은 남북이 합작해 만든 북한산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관세 인하 작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지금 전 세계 52개국과 총 15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개성공단 가동 전 체결된 한·칠레 FTA를 제외한 14건에서 개성공단 제품이 FTA 상대국에 수출될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원산지 규정을 마련했다”며 “경협이 본격화되면 개성공단 등에서 생산한 제품이 관세 등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도록 FTA 상대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중요성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언급했다. 정 전 장관은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지금 단계에서 나아가 원부자재를 북한에서 직접 조달하게 해야 한다”며 “협력기업을 북한 내부에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원부자재 협력기업 수천 개가 북한 내에 생겨 자생적 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투자하는 외국인 기업들이 늘고 북한 주민들과 외국인들의 교류가 확대되면 북한 주민들이 서방 국가에 가진 편견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서방 국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가진 선입견을 없애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경협과 한반도 평화 내용을 담은 4·27 판문점선언이 국회에서 비준돼야 한다. 그는 “한반도에 불어온 평화의 바람이 항구적 평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판문점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해야 한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정권이 바뀌어도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는 현재 남남갈등으로 멈춰 있다. 이를 풀어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간 교류를 추진하는 것도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야당 의원들이 평양에 직접 가서 변화된 북한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최고인민회의 의원들과 교류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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