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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북한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을까

남북 해빙무드에 기대감 커지는 골프업계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7(Sun) 16:00:00 | 1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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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에서 플레이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옥류관에 들러서 냉면을 먹고 돌아올 날이 멀지 않았네요.”

“이제는 기차 타고 북한을 거쳐 유럽에서도 라운드를 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요.”

 

성급한 판단이기는 하지만 꿈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10년간 꽁꽁 묶여 있던 빗장이 풀린 데 이어 6·12 북·미 정상회담이 70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북한에서 골프를 하고 싶은 골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북한에서의 골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북한에서 네 번 라운드를 해 본 필자가 볼 때 남북교류만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고 금강산의 골프장이 재개된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운영국 협의체인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이 되면서 북한 여행은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우리 민간인이 편안하게 북한 땅을 밟게 된 때는 1998년. 정부와 현대아산의 오랜 노력 끝에 금강산을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한동안 수백만 명이 ‘금기의 땅’을 여행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2008년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우리 주부가 북한군 초병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힘겹게 성사된 북한 여행길은 꽉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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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리조트 업계 ‘기대감’ 높아 

 

이후 10년 만에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북한 골프 및 관광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문 정부와 북한의 화해 무드에 ‘금상첨화’ 격이 됐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문을 보다 빨리 열게 하고 골프 및 관광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들은 이미 두 차례나 북한에서 골프대회를 치렀다. 여자는 평양골프장에서, 남자는 금강산 아난티 온천&리조트에서 경기를 한 바 있다.

 

여기에 국내 골프·리조트 기업들이 북한 개발에 오래전부터 눈독을 들여왔다. 금강산에 골프코스와 리조트를 갖고 있던 아난티를 비롯해 금강산 관광을 전개해 온 현대아산, 평창 용평리조트, 대명리조트 등 레저관광 전문기업들이 골프장 및 리조트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북한에는 현재 18홀 정규코스가 평양골프장 한 개밖에 없다. 금강산에 문을 열었던 국제 규모의 18홀 금강산 아난티 골프코스는 문을 닫은 상태다.    

 

평양골프장은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홀인원을 무려 11회나 하는 등 18홀에서 34언더파 38타를 쳤다는 곳이다. 특히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골프장 톱10’에서 불명예스럽게도 1위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평양골프장은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골프 관광객을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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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대회 개최 논의 중

 

1987년 4월 개장한 이 골프장은 평양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져 있다. 풍광이 수려한 남포시 용강군 태성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18개 홀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인 홀은 한반도 지형 모양을 한 9번 홀이다. 캐디는 30여 명이 항상 대기하고 있고 주중에는 그린피가 20달러, 주말이나 명절에는 100달러까지 올라간다. 이곳에서 라운드를 해 본 한 골퍼는 “정규 골프장이지만 국내 퍼블릭 골프장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며 “그린이 마치 국내 골프장 페어웨이 같아 마구 때려야 볼이 굴러 간다”고 전했다. 북한에는 고위 공직자들만 라운드가 가능한 9홀짜리 골프장이 2개 더 있고, 평양 시내에 타석 30개를 갖춘 골프연습장도 있다.

 

지금은 폐허 상태지만 국내 골프&리조트 전문기업 아난티(대표이사 이만규)가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특구에 건설한 골프장이 있다. 코스디자이너 서우현이 설계했다. 지난 2005년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2007년에 완공했다. 천혜의 지역에 조성한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 리조트는 금강산과 장전항을 바라보며 플레이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코스는 금강산 자락이 모든 홀을 감싸안고 있는데 바리봉을 비롯해 수정봉, 집선봉, 비로봉, 촛대바위, 천불산, 만물상 등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캐디는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맡았다. 그린을 2개 갖고 있는 14번 홀(파3)은 한쪽 그린이 일명 ‘깔때기 홀’로 그린에 볼을 올리면 홀인원이 된다. 또한 홀이 중간에서 직각으로 꺾인 3번 홀은 거리가 무려 1014야드(파7)로 세계 최장홀이다.  

 

폐쇄되기 전까지 국내외 골퍼들은 장전항 근처에 마련된 숙박시설에서 머물며 골프를 즐겼다. 숙소 앞에는 김일성대학 출신의 미녀들이 서비스하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이 골프장에 한국과 외국인 골퍼 수백 명이 다녀갔다. 골프장 개장 기념으로 2007년 10월에 총상금 3억원을 걸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BS 금강산 아난티 NH농협 오픈이 개최됐다. 국내 남자선수들이 북한에서 가진 첫 대회로, 김형태가 정상에 올랐다.   

 

이에 앞서 2005년 8월 이틀간 평화자동차 주선으로 평양골프장에서 총상금 1억원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인 평화자동차 KLPGA 평양오픈 골프대회가 열렸다. 30명의 국내 여자프로들이 출전해 이틀간 36홀 경기로 열려 송보배가 우승했다. 

 

총격 사건 이후 금강산 아난티는 직원들이 한동안 머물면서 코스를 관리하다가 철수한 상태다. 현재 자쿠지 빌라는 거의 무너지고 양잔디로 조성된 페어웨이는 풀이 무성해 재개장할 경우 클럽하우스 및 코스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남북 체육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가을이나 내년 봄에 KLPGA투어 개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가 열린다면 단순히 국내 대회에 그치지 말고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세계 톱스타들을 모두 초청해 골프축제로 발전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 박인비뿐만 아니라 박성현, 리디아 고, 렉시 톰슨, 펑샨샨 등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불러 함께 경기를 갖는다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골프뿐 아니라 관광의 물꼬를 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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