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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업황 부진이 야속한 현대오일뱅크

10월 상장 앞두고 기업가치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 우려

황건강 시사저널e. 기자 ㅣ kkh@sisajournal-e.com | 승인 2018.06.14(Thu) 14:00:00 | 1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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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상장(IPO)이 주목받고 있다. 계획대로 하반기 상장이 성공한다면 업황 부진이 고스란히 가치 산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유업계에서는 단기간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상장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이다. 통상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에 두 달가량 소요되고, 수요예측과 청약 등 상장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6월 중으로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업계와 정유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모를 통해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분은 약 2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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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축소로 정유업계 실적 부진 

 

문제는 정유 업황이 작년만 못하다는 점이다. 정유업계는 원유를 도입해 정제 과정을 거친 후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중반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는 2분기 초 7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국제유가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상황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 도입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여기에 맞춰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서 정제마진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세에 비해 제품 가격 상승이 뒤처지는 모양새다. 제품가격과 원유도입 가격 간 차이를 나타내는 정제마진은 지난해 3분기 8.3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7.2달러로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에는 7.0달러까지 축소됐다. 정제마진 축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2분기 들어서도 4월에는 6.7달러대로 떨어졌고 5월에는 6.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정유업체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달러 중반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적자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상장 이슈가 나오던 지난해 하반기에 예상했던 수익 성과와는 차이가 생겼다. 

 

국제유가 상승 속에 마진이 축소되자 국내 정유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국내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에서 영업이익 325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대비 36.1% 역성장했다. GS칼텍스는 70.5% 줄었고, 에쓰오일 역시 66.0%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분기 영업이익에 비해 23.4% 줄어든 2326억원에 그쳤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중동을 비롯한 일부 산유국에서 공급 차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어서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며 하반기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하락할 가능성보다 높다”며 “하반기 평균 유가는 상반기 평균인 65달러에 비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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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상장 중단으로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확인한 점도 현대오일뱅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올해 상장 대어로 꼽히던 SK루브리컨츠는 지난 5월 상장을 포기했다. 윤활유 및 윤활기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는 수익성 면에서 업계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면서 기대를 모았던 회사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기관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가 저조하자 상장을 포기했다.

 

 

SK루브리컨츠 상장 철회에 눈높이 확인

 

정유산업 업황의 순환주기는 대체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 따라서 단기간에 다시 정유 업황이 호조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증권업계와 정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황이 나쁘더라도 상장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말 약 7000억원가량의 차입금 만기가 다가온다”며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10월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쉽게 상장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의지가 강하다면 SK루브리컨츠 상장과는 달리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나온다. 최종공모가를 선정하는 단계에서 불확실한 업황을 감안해 할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눈높이를 맞출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업계에서 거론되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10조원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2606억원이라는 점과 고도화시설 등 대규모 설비 투자도 단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조원도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이 예상은 어디까지나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감안하지 않은 평가다. 

 

정유업계가 마진 축소로 타격을 받으면서 상장 정유업체들은 최근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시 비교 가능성이 높은 에쓰오일의 경우 1분기 실적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시가총액의 10%가 사라지는 등 정유업계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환상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황의 등락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정유업계 특성상 2분기 실적이 급격하게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상장된 정유사들의 주가도 약세를 경험한 상황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시 공모가를 무리하게 제시하기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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