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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먼저, 아우 먼저…형제간 밀어주고 당겨줬다

대기업 뺨치는 중견기업 일감 몰아주기 실태 (1) 농심그룹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4(Thu) 14:00:00 | 1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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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부분은 현재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한 상태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법’이 시행된 이후 저마다 규제 탈출을 위한 자구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여기엔 사업구조 재편, 기업 매각, 오너 일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그러나 이는 대기업에 한정된 얘기다. 중견기업들은 규제의 사각에서 여전히 일감 몰아주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법’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을 규제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서다. 재계에서 중견기업이 대기업보다 더하면 더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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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회장 세 아들 중심으로 후계구도 정리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일감 몰아주기 조사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세청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세금 없는 부(富)의 대물림’에 대해 집중 점검에 나섰다. 이제 중견기업들도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됐다. 어떻게든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중견기업들이 긴장을 하고 있을까. 시사저널은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가 높은 중견기업 사례를 차례로 연재한다. 첫 대상 기업은 농심그룹이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일찍이 세 아들을 중심으로 후계구도를 정리했다. 이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한 뒤 농심그룹에 합류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때부터 신 회장은 아들들에게 제각각의 ‘전공’을 정해 주고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도록 했다.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첫 입사부터 지금까지 줄곧 ㈜농심에서 근무하고 있다.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은 농심에 입사해 율촌화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사장을 거쳐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역시 입사는 농심이었으나 1992년 당시 농심가(現 메가마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메가마트를 이끌어오고 있다. 

 

지분 승계도 ‘전공’에 따라 이뤄졌다. 신동원 부회장이 식품사업(농심홀딩스)을, 신동윤 부회장은 화학사업(율촌화학)을 각각 맡았고, 신동익 부회장에게는 유통사업(메가마트)이 주어졌다. 형제간 계열분리 작업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가장 먼저 독립해 나온 것은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이다. 1999년 말 농심과 가족들로부터 지분을 확보해 메가마트를 정점으로 하는 그룹을 분사해 나갔다. ‘신동익 부회장→메가마트→호텔농심·농심미분·엔디에스·농심캐피탈·뉴테라넥스 등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재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 지분 57.9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중순부터는 신동원·신동윤 형제의 계열분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상대방 회사 주식을 서로 거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당시 신동원 부회장은 신동윤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주식 6.5%를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36.93%에서 42.92%로 끌어올렸고, 신동윤 부회장도 농심홀딩스로부터 율촌화학 주식 8.3%를 확보해 지분율이 5.10%에서 13.93%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형제간 계열분리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농심그룹은 계열분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형제들은 여전히 자신들 회사 일감을 주고받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린 계열사는 모두 6곳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을 통틀어서도 수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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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 계열’ 일감 몰아주기 의심 회사 최다

 

대표적인 곳이 ‘차남 계열’의 율촌화학이다. 라면이나 스낵류 등과 관련한 각종 포장재 생산업체인 율촌화학은 그동안 매년 40%대의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해 왔다. 실제 율촌화학의 내부거래율은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2012년 48.06%(총매출 4057억원-내부거래액 1950억원)에 이어 2013년 44.78%(4406억원-1973억원), 2014년 41.30%(4519억원-1866억원), 2015년 43.38%(4362억원-1892억원), 2016년 41.52%(4435억원-1841억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이 4922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내부거래 규모가 1755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내부거래율도 35.65%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내부거래 의심 회사가 가장 많은 곳은 ‘삼남 계열’이다. 엔디에스·농심미분·호텔농심 등 세 곳의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가 높다. 엔디에스의 경우 메가마트가 최대주주(53.97%)지만 삼형제도 나란히 주요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원(15.24%)·동윤(11.75%)·동익(14.29%) 형제의 엔디에스 지분율은 41.28%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율은 2012년 39.81%(749억원-298억원), 2013년 34.94%(903억원-315억원), 2014년 30.31%(1102억원-334억원), 2015년 28.94%(1071억원-310억원), 2016년 27.06%(1186억원-321억원), 2017년 31.08%(1092억원-339억원) 등이다. 

 

신동익 부회장이 최대주주(60%)인 농심미분도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지적을 받아왔다. 설립 직후인 2011년에는 매출의 전량(74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내부거래율은 감소세다. 2012년 71.92%(67억원-48억원)에서 2013년 47.28%(80억원-38억원), 2014년 36.04%(91억원-33억원), 2015년 30.47%(87억원-26억원) 등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농심미분의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는 2016년 51.94%(95억원-49억원)와 지난해 41.59%(108억원-45억원)로 증가했다.  

 

호텔농심의 경우도 매년 매출의 4분의 1가량을 그룹 계열사들이 책임져주고 있다. 실제 호텔농심의 내부거래율은 2012년 25.66%(408억원-104억원), 2013년 25.72%(415억원-106억원), 2014년 25.40%(435억원-110억원), 2015년 25.58%(442억원-113억원), 2016년 25.93%(448억원-116억원), 2017년 25.44%(451억원-115억원) 등이었다. 다만 호텔농심의 경우 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은 없다. 메가마트의 100% 자회사다. 결국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통해 간접 지배하고 있는 형태인 셈이다.

 

장남 계열 태경농산 내부거래 비중·규모 최고그룹 내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린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장남 계열’의 태경농산이다. 이 회사는 2011년까지만 해도 매출의 90% 이상을 그룹 계열사에 의존하다시피 했다. 사실상 자생능력이 전무한 셈이었다. 그러나 최근 태경농산의 내부거래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매년 비슷한 수준의 내부거래를 유지하면서 외부 매출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태경농산의 내부거래율은 2012년 89.67%(2244억원-2012억원), 2013년 89.03%(2484억원-2211억원), 2014년 70.24%(2780억원-1953억원), 2015년 72.70%(2864억원-2082억원), 2016년 68.89%(3005억원-2070억원), 2017년 61.21%(3268억원-2000억원) 등이다.

 

또 다른 장남 계열 회사 농심엔지니어링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2011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상회했다. 그러나 농심엔지니어링도 태경농산과 마찬가지로 외부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나갔다. 지난해 말 기준 농심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율은 25.46%(1204억원-306억원)까지 감소한 상태다. 장남 계열의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은 모두 호텔농심과 마찬가지로 오너 일가의 지분이 없다. 농심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신동원 부회장이 간접 소유하고 있는 형태인 셈이다. 

 

농심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정부의 메스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을 중심으로 가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가 최근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물론 농심은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법’ 규제 대상은 아니다. 다만 ‘부당지원 금지’ 조항으로 내부거래를 제재할 수 있다. 특히 농심그룹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사세가 더 확장돼 ‘일감몰아주기법’ 규제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세청이 대기업 및 대자산가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세금 없는 부(富)의 대물림’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는 사실도 농심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120여 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동원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농심은 자사의 내부거래가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을 더 잘 만들기 위한 전문 역량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들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내부거래가 발생하게 된 것일 뿐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편법이 아니다”며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납품단가를 시중가보다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오너 일가에게 부당이득을 전달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기조에 맞춰 향후 내부거래 비중을 낮춰나갈 계획도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 왔다”며 “현실적으로 당장 내부거래를 전부 없앨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내부거래 비중을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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