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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부상에 흔들리는 신태용호 16강 가능성은?

부상자 속출에 플랜A 교체 불가피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6(Wed) 16:00:00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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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IFA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24일 앞둔 5월21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소집됐다. 대표팀 훈련장인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선수들이 차례로 입소하던 과거 소집일과 달리 이번 러시아월드컵은 서울광장에서 일제히 소집됐다. 월드컵과 대표팀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높여보겠다는 취지였다. 유명 가수들의 열창을 시작으로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은 선수들이 모델처럼 무대에 섰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멕시코·스웨덴과 F조에 속했다. 정상 전력으로 붙어도 16강행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수비의 핵인 김민재가 5월초 정강이뼈 골절을 당했다.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권창훈(디종)은 시즌 최종전에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월드컵 참가가 불발됐다. 조커로 예상됐던 염기훈도 갈비뼈 골절로 낙마했다.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친 김진수도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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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 이어 이근호까지 낙마, 불운한 한국

 

5월14일 발표된 월드컵 소집 명단에서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났다. 원래 최종 명단은 23명으로 구성되지만 부상 선수들로 인해 28명을 선발했다. 새로운 실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비롯해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오반석(제주 유나이티드) 등 그동안 한 번도 소집하지 않았던 선수를 깜짝 발탁했다. 또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김영권(광저우 헝다)을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뽑았다. 그만큼 가용 자원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의 축인 권창훈마저 빠지게 됐다.

 

소집 하루 뒤에는 이근호(강원FC)마저 제외됐다. 소집 이틀을 앞두고 부상을 입은 그는 최초 병원 진단에서는 1~2일 휴식으로 충분한 경상이라고 했지만, 소집 당일 혼자 걷지 못할 정도였다. 정밀진단 결과, 무릎 인대 파열로 밝혀졌다. 6주 동안 안정만 취해야 한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5월22일 이근호를 명단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28인 명단에서 2명이 사라졌다. 신태용 감독은 “플랜 A, B를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 기성용은 “우리가 지난 수개월 동안 준비해 온 것을 상당수 바꿔야 한다”며 비슷한 의견을 냈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놓고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초반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간신히 본선 직행에 성공했지만 2002년에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사령탑을 원한다는 낭설로 대미지를 입었다. 지난해 10월 유럽 원정 참패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층 부정적으로 변했다.

 

반전은 그해 11월 국내 평가전부터였다. 강호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다.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새 전술을 내놓은 시점이었다. 좁은 공수 간격과 강한 압박을 펼치는 4-4-2는 신태용호의 주력 전술, 플랜A가 됐다. 12월 동아시안컵에서는 한층 갈고닦아 일본을 30년 만에 4대1로 대파했다. 여기에 스리백 등 상대 맞춤 전술을 플랜B로 준비하겠다는 게 신태용 감독의 계획이었다. 활동량과 수비 가담력이 좋고 측면과 중앙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권창훈과 이근호는 전술 변화를 유려하게 만드는 변속 기어였다. 두 선수의 이탈은 4-4-2 포메이션의 위력을 반감시켰다.

 

 

스웨덴·멕시코도 부상에 아프다

 

이제 신태용호에 남은 기존 공격 자원은 손흥민·황희찬·김신욱뿐이다. 강점이 분명하지만 전술 소화 폭이 큰 유형은 아니다. 4-4-2가 아닌 새로운 전술로 과감한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은 수비의 중심인 김민재가 빠지며 스리백을 주 전술로 쓰는 것을 고민했다. 중앙 수비수를 6명이나 뽑은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권창훈·이근호가 빠지며 이청용·이승우·문선민의 비중도 커졌다. 저돌적인 돌파가 강점인 윙어들을 활용하는 전술로의 변화 가능성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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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집부터 월드컵 F조 첫 경기인 스웨덴전까지는 4주의 시간이 주어진다. 네 차례 평가전과 이동 시간, 휴식 등을 빼면 3주 남짓이다. 신태용 감독은 어떻게든 그 시간을 활용해 기존의 4-4-2든 새로운 전술이든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복수의 전술을 준비하기보다는 한 가지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물리적 시간의 한계 때문이다. 국내에서 열린 온두라스(5월28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6월1일)와의 경기에서 새 선수와 전술에 대한 집중 테스트를 했다. 러시아 입성 전 유럽 캠프가 차려지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최종 전술의 조직력 극대화가 목표다. 

 

한국에 다행이라면 F조 1, 2차전 상대인 스웨덴과 멕시코도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복잡한 상태라는 점이다. 스웨덴은 유럽 예선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이 쓰러졌다. 야콥 요한손(AEK 아테네)과 알빈 엑달(함부르크)이다. 지난해 11월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요한손은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엑달은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시즌 중에만 네 차례 부상을 입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 3월 평가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스웨덴은 힘과 기동력을 앞세운 4-4-2 포메이션을 쓰는데 요한손과 엑달은 최상의 중원 조합이었다. 엑달마저 본선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할 경우 유럽 예선에서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한 미드필더들이 중원을 구축한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를 보는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도 시즌 중반 이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잡았던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본선에서 발휘될지 의문부호가 붙은 상태다.

 

그런 가운데 국가대표 복귀를 원했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 갤럭시)는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구체적인 의사 표현 없이 언론을 통해 밀고 당기기를 이어온 즐라탄의 태도에 야네 안데르손 감독과 스웨덴 축구협회는 불만을 표시했다. 예선 통과에 기여하지 않았던 즐라탄의 복귀 의사에 다른 선수들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결국 안데르손 감독은 “돌아오고 싶으면 기자들이 아닌 내게 전화하라”고 엄포를 놨고, 즐라탄은 복귀 의사를 접었다.  

 

멕시코는 한국 이상으로 부상자가 많다. 주장 안드레스 과르다도(레알 베티스)는 종아리 신경 수술을 받았다. 회복에 2주 이상 걸려 월드컵까지 몸 상태를 장담할 수 없다. 공격진에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는 플레이메이커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인 선수를 잃을 위기다. 주전 센터백 엑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도 왼쪽 종아리를 다쳐 재활 중이다. 멀티 공격수 레예스(포르투)는 허벅지 근육이 찢어졌다.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지 확신할 수 없게 되자 새 대안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예비명단에 1979년생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아틀라스)가 포함된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다. 과거 멕시코 대표팀의 주장이었지만 마약 밀매 혐의 등의 구설로 지난 10개월 동안 한 차례도 소집되지 못했던 선수다. 하지만 주장 과르다도와 수비의 리더인 모레노가 빠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그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마르케스가 극적으로 복귀했다. 

 

멕시코는 1994 미국월드컵부터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6회 연속 16강에 진출한 저력의 팀이다. 프랑스월드컵에서는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만나 3대1 역전승을 거둔 적도 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 한국은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이 멕시코를 상대로 4승2무1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스웨덴도 쉽지 않은 상대지만 기술적 우위보다는 피지컬과 조직력으로 승부를 본다. 역시 2000년대 들어서는 각급 대표팀에서 호각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1, 2차전에서 두 팀을 상대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우승 후보 독일, 2진급도 버겁다

 

반면 독일은 견고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에 성공한 독일은 현재까지 FIFA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스페인·브라질·프랑스 등을 누르고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같은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지 못했지만 그에 근접한 선수를 대거 보유한 것이 독일의 강점이다. 12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요아힘 뢰브 감독의 지도력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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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위용은 지난해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증명됐다. 당시 뢰브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 중심으로 팀을 꾸리고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최근 소집한 27인 예비명단에는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결정짓는 골을 터트린 마리오 괴체(도르트문트)가 제외됐음에도 전혀 전력 누수가 보이지 않는다. 메수트 외질(아스널),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토마스 뮐러, 마츠 훔멜스, 제롬 보아텡(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 주축이 건재하다.

 

독일은 한국이 F조에서 가장 마지막에 만나는 상대다. 일각에서는 멕시코·스웨덴을 상대로 독일이 승리를 거두고 일찌감치 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 지으면 한국을 상대로 최종전에 주전을 빼고 체력 안배를 할 거라는 기대를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나오는 선수가 르로이 자네, 일카이 귄도간(이상 맨체스터 시티), 율리안 드락슬러(PSG), 안토니오 뤼디거(첼시) 등이다. 최정상급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독일은 유로2016 최종전에서 2진에 가까운 선수를 기용하고도 덴마크를 2대1로 누르고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아예 각 대륙 챔피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으로선 독일과의 최종전에 어떤 기대를 하기보다는 스웨덴·멕시코를 상대로 총력전을 펼치는 게 우선이다. 만일 독일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우의 수’를 맞게 되면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신태용 감독도 그 점을 인정하고, 전력 분석의 상당 부분을 스웨덴·멕시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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