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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이름들…안 떠도 너무 안 뜨는 지방선거

[한강로에서]

김재태 편집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6(Wed) 16:00:00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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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떠도 너무 안 뜬다.” 정치권 여기저기서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이런 말이 쏟아진다. 선거가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분위기가 좀처럼 무르익지 않아서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체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말 선거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만큼 후보자 등록일 이후에도 풍경의 변화 없이 밋밋하기만 하다. 가끔 후보자가 직접 거리로 나와 명함을 나눠주지만,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표정은 그저 담담하다. 그마저도 곧바로 버려지기 일쑤여서 길거리마다 바람에 쓸려 다니는 명함이 수두룩하다. 후보자는 이 선거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온 힘을 기울여 절치부심해 왔을 텐데, 그 간절한 노력마저 저 명함들처럼 홀대받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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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가 어쩌다 이렇게 초라해졌을까. 정치권에선 선거 분위기가 너무 안 뜬다고 푸념하지만, 사실 원인 제공은 그들 스스로가 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옥신각신이 대부분이고, 정작 형편이 어려운 지방 경제를 살려낼 방안 같은 지방선거 맞춤형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 정도면 지방선거를 선두에서 이끄는 여야 지도부들이 앞장서서 지방선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들이 지방선거에 어울리지 않는 이슈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유권자에게도 지방은 안 보이고 중앙 정치만 더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좀처럼 뜨지 않는 선거를 이제라도 열이 나게 띄우려면 스스로 지방 방송을 방해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지방의 민생을 향해 적극적으로 안테나를 세워야 옳다.

 

한 매체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도·시·군의원(비례 포함) 233명을 전수 분석해 봤더니 그중 22명이 각종 위법행위로 검경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한다. 이는 거의 10%에 해당하는 인사가 직무 기간에 이런저런 수사를 받느라 시간을 빼앗겼음을 의미한다. 지역 발전을 생각하면 한시가 아까울 상황에 지역의 선출직들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걱정 끼치는 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선거 분위기마저 침잠해 있는 이번 6·13 지방선거라고 다를 게 없다.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가 여러모로 부족한 탓에 더 나쁜 결과가 나올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거 못지않게 지역민들에게는 이후 4년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행사다. 결과에 따라 지역이 발전하느냐 후퇴하느냐가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대사(大事)가 이렇게 열기도 없이, 흥도 없이, 이슈도 없이 치러지도록 놔둘 수는 없다. 사람만 보이고 공약은 안 보이는, 비전 대결을 외면한 채 사생활 들추기 같은 말초적 싸움으로 흘러가는 선거운동은 선거에서 어떻게든 희망을 찾아보려는 지역민들의 꿈을 모질게 짓밟는 행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행해 배포한 올해 달력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 및 재보선 날짜 밑에 ‘Beautiful Day’라는 글자가 찍혀 있다. 6월13일을 그 말처럼 ‘아름다운 날’로 만드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여야 정치권과 후보자들 손에 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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