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광양경제청장에 김갑섭···퇴직관료 ‘전통’ 이어가
  • 전남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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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청장 6명 모두 비전문가 퇴직 고위공무원이 ‘장악’ 진기록

공석 중인 제6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에 김갑섭씨(60)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선임됐다. 전남도가 산업자원통상부에 추천한 지 40여일 만이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권오봉 전 청장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물러난 뒤 7개월째 유지돼온 청장 직무 대행체제도 종식하게 됐다. 하지만 김 전 부지사가 광양경제청장에 임명되면서 2004년 개청 이래 청장 자리가 모두 퇴직 고위공무원들로 채워지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제6대 광양경제청장에 선임된 김갑섭 전 전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이 지난해 8월7일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실국장 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전남도

 

공모는 허울뿐’퇴직관료 ‘자리보전용’으로 전락​ 자조

 

전남도는 산업자원통상부가 5월25일 차기 광양경제청장으로 추천한 김갑섭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선임에 대해 ‘적합 의견’을 통보했다고 5월27일 밝혔다. 전남도는 경남도와 협의를 통해 선발심사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거친 뒤 4월17일 김 전 부지사를 산자부에 추천했었다. 전남도는 “김씨가 고위관료 출신이어서 광양청 관할인 여수·광양·순천 지역 지자체 사이에 놓인 각종 현안을 잘 풀어낼 적격자로 판단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전남도가 지난 3월 지원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2명과 코트라(KOTRA) 출신, 기업인, 투자유치전문가 등 6명이 지원했다. 이번에 추천된 김 전 부지사는 지난해 말 6대 청장 공모에서 탈락했으나, 코트라(KOTRA) 출신 임용 후보자가 정부 검증 과정에서 탈락하면서 재공모에 나서자 다시 응모했다. 김 전 부지사는 행정고시를 거쳐 완도군 부군수,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국가기록원 기록관리부장, 정부대전청사 관리사무소장,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뒤 마지막으로 정부과천청사 관리소장을 지냈다. 앞선 공모에서 코트라 출신 인사를 후보자로 내정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와 청와대 검증에서 부적합 의견을 받아 낙마했다. 

 

김 전 부지사가 임명되면서 역대 청장 6명이 공교롭게 모두 1~2급 퇴직관료 출신으로 이어졌다. 광양경제청은 2004년 개청 이래 13년 동안 민간인 전문가가 청장에 임명된 적이 없었다. 공모는 이름뿐인 셈이었다. 1~2대 백옥인 청장은 해양수산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으로 6년을 재임했다. 최종만 3대 청장은 광주시 행정부시장, 이희봉 4대 청장은 전남도의회 사무처장, 권오봉 5대 청장은 전남도 경제부지사를 각각 지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청사 전경 ⓒ광양경제청

 

이들 역대 청장은 투자유치, 국내외 마케팅, 개발전략 수립 등에서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는 건설사로부터 뇌물을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도 있었다. 경제전문가가 앉아 지역개발에 앞장서야 할 기관이 고위 공직자의 퇴직 후 자리보전 정거장으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민간투자 전문가 추천을 고려했으나, 이미 광양청 내 본부장 1명이 같은 부문(민간투자 전문가) 경력자여서 청장은 관료 출신의 후보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본부장에 코트라 출신 김연식씨가 임명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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