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와 북한 실향민 모셔서 피아노 공연 목표”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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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서지역 찾아 2년째 피아노 재능 기부하는 이재향 전 교수

 

자신만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재능 기부’ 문화가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보유한 노하우나 인적 인프라를 특정 기업이나 지자체, 기관의 기술 개발이나 마케팅에만 사용하지 않고, 기부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전문직뿐 아니라 연예계, 스포츠계, 문화계, 종교계 인사들도 앞 다퉈 재능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이재향 더피아노스토리 음악원 대표(전 국립충주대학교 겸임교수)도 지난해부터 도서지역을 찾아 클래식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5월20일에도 충남 당진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 인근 야산에서 ‘피아노, 외출하다’라는 주제로 60분 동안 공연을 했다. 

 

그는 “아직도 큰 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전문 음악인의 공연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며 “음악 해설을 곁들인 클래식 공연으로 도서산간 지역의 주민들이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향 더피아노스토리 음악원 대표가 5월20일 재능 기부 차원에서 '피아노, 외출하다!'라는 주제로 야외 공연을 하고 있다. ⓒ 이재향 제공

 

 

최근 충남 당진의 한 야산에서 클래식 공연을 가졌다.


“클래식을 통해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음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비영리 단체인 안단테문화사업단의 도움으로 조명과 음향시설, 무대 설치, 악기 운반, 좌석 배치 등을 지원 받았다.”

 

 

지난해에도 당진 남산공원에서 야외 공연을 했다 들었다. 


“주5일 근무 등의 영향으로 문화 공연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큰 도시를 제외한 도서산간 지역은 아직까지 전문 음악인의 공연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수준 있는 음악을 야외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문화적 갈망을 해소시키기 위해 기획을 했다. 그래서 공연 이름도 ‘피아노, 외출하다’로 잡았다.”

 

 

야외인데다, 지방 공연이라 개인이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텐테. 

 

“야외에서 열리는 음악회의 경우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해의 경우 비가 계속 내리면서 땅이 많이 젖었다. 최악의 경우 공연을 연기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공연 직전에 비가 오지 않아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5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음악 해설을 곁들인 공연을 보고 클래식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한국교원대와 국립충주대학교 겸임 교수도 맡았다고 들었다. 지역 사회에 대한 재능 기부 차원인가. 

 

“본직은 더피아노스토리 음악원과 참스토리앙상블 대표다. 더피아노스트리 음악원은 후진 양성 학원이고, 참스토리앙상블은 전문 연주자 모임이다. 둘 다 당진에 위치해 있다. 한국교원대와 국립충주대 교수직은 몸이 안좋아 관뒀다. 하지만 나의 재능을 활용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야외 공연은 계속하고 있다. 내가 단장을 맡고 있는 참스토리앙상블 단원들과 함께 지역 주민을 초청한 소규모 실내 공연도 꾸준히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중학생 제자가 독주회를 해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렇다. 당진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홍태강 학생이 지난해 6월 피아노 독주회를 열면서 지역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제2, 제3의 홍태강이 독주회를 준비 중이다. 이 역시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솔직히 개인이 야외 공연을 계속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비영리 단체인 안단테문화사업단의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악기를 옮기고, 설치하고, 스태프 챙기고,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여력이 된다면 계속 이런 공연을 유지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제주도의 해녀나 북한 실향민을 모셔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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