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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뉴스] LG家의 네번째 선장 구광모는?

[재벌家 후계자들(39회) - LG그룹] 4대째 장자승계 원칙 고수하는 LG (시사저널 2017년 12월14일자 보도)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1(Mon) 11: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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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이 지난해 연재했던 ‘재벌가 후계자들’의 39번째 주인공은 바로 LG그룹의 구광모 상무였다. 당시 본지는 구본무 회장의 장자였던 구 상무가 LG가(家)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향후 그룹 경영 승계가 유력한 것으로 보도했다. 당시만 해도 구 회장의 와병은 세간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5개월 후인 5월20일. 구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구 상무는 창업주 구인회(증조부), 구자경(조부) 명예회장, 구본무(부친) 회장에 이어 네번째로 LG그룹을 이끌게 됐다. 대한민국 재계 4위의 글로벌기업 LG를 맡을 구광모 상무는 어떤 인물일까 하는 점이 이제 모든 이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12월14일자로 보도한 '재벌가 후계자들 39회 - 4대째 장자승계 원칙 고수하는 LG' 편을 다시보는 뉴스로 다시 소개한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에는 존재하지만, LG그룹에는 없는 것이 있다. ‘오너 리스크’다. 2013년과 2015년 대대적인 대기업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물론,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도 LG 오너 일가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재벌가들이 빠짐없이 골육상쟁(骨肉相爭)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LG가(家)만큼은 예외였다. 그동안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심지어 동업관계이던 허씨 일가가 GS그룹으로 분리되는 과정에서도 그랬다. 하다못해 작은 구설에 휘말린 일도 없었다. LG그룹이 재계에서 ‘양반기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런 LG의 후계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 상무다. 그의 친부는 구본무 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지만, 2004년 구본무 회장의 호적에 입적했다. LG가에서 지켜온 장자승계 원칙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실제 그동안 LG그룹 경영권은 고(故) 구인회 LG 창업회장에서 장남 구자경 LG 명예회장으로, 다시 구 명예회장의 장남 구본무 회장으로 넘겨져 왔다. 따라서 별다른 이변이 없는 이상 집안의 장자인 구 상무가 그룹을 물려받으리란 것이 재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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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4.0’은 구광모-구형모 사촌경영?

 

구 상무는 현재 경영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그룹에 합류한 것은 2006년이다. 미국 로체스터공대를 졸업한 구 상무는 그해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 2007년에는 휴직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학에서 MBA를 수료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에 근무했다. 2013년 귀국해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과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임원 타이틀을 단 것은 입사 9년 만인 2015년이다. 당시 구 상무는 승진과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신설한 ㈜LG 시너지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구 상무는 그룹 전체 사업을 아우르는 동시에 신사업을 발굴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금까지 구 상무의 면면에 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다만 LG그룹 내부의 의견을 종합하면, 구 상무는 겸손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사내 선후배들과도 격의 없이 지낸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아직까지는 구광모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란 평가가 대체적이다. 올해 마흔의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실무를 거치는 LG가의 경영수업 전통을 고려하면 이런 분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실제 구자경 명예회장은 회장직에 오르기까지 18년 동안 실무경험을 쌓았고, 구본무 회장도 과장부터 모든 직위를 차례로 밟아가며 20여 년을 현장에서 활동했다. 불과 수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임원으로 입사하는 다른 재벌가와 구분되는 점이다.

 

그러나 구 상무가 후계자로 지목을 받고 있는 만큼 매번 인사 시즌마다 그의 승진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연말 인사에서도 그랬다. 특히 이번에는 전무 승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런 예상과 달리, 승진은 없었다. 대신 보직이 변경됐다. LG전자의 B2B(기업 간 거래)사업본부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장을 맡게 된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디스플레이·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B2B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다. 구 상무는 여기에서 전자·디스플레이·ICT 등 주요 사업 부문과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한편,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기술인 마이크로 LED 분야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주도할 계획이다.

 

물론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LG가 4세가 구 상무만은 아니다.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장남 구형모 LG전자 과장도 경영수업이 한창이다. 그가 그룹에 합류한 것은 2014년, LG전자 대리 직함을 달고서다. 재계에서는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형제가 그랬듯, 장자인 구 상무가 그룹을 승계하고, 구 과장이 경영에 공동 참여하는 ‘사촌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광모 상무 최대 과제는 지주사 LG 지분 확보

 

구광모 상무 승계의 핵심 과제는 지주사인 ㈜LG 지분 확보다. LG그룹의 지배구조는 ㈜LG가 LG화학(33.3%)·LG전자(33.7%)·LG생활건강(34.0%)·LG유플러스(36.0%)·LG상사(27.6%) 등 주력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이들 계열사가 다시 사업부문별로 수직계열화된 손자회사를 보유한 형태다. 구 상무가 ㈜LG 지분만 충분히 확보하면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셈이다. 현재 ㈜LG 최대주주는 구본무 회장(11.28%)이다.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모두 더하면 48.1%다. 구 상무는 현재 ㈜LG 3대 주주(6.24%)에 올라 있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지분을 확보해 온 결과다.

 

구 상무가 경영수업을 시작한 2006년만 해도 그의 지분율은 2.75%에 불과했다. 이후 계속 주식을 매입하는 한편, 친부인 구본능 회장과 고모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의 6.24%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이양받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구본무 회장의 보유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관건은 재원 마련이다. 과세표준 30억원 이상인 경우 최고상속세율(50%)이 적용된다. 12월8일 현재 ㈜LG 주가(8만7500원)를 기준으로 구본무 회장의 지분 가치를 환산하면 1조7025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8500억원대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물론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물류업체인 판토스가 승계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 상무는 2015년 LG상사의 판토스 인수 당시 이 회사 지분 7.72%를 사들였다. 판토스는 현재 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판토스는 2015년 총매출 1조2084억원 중 66.4%에 해당하는 8020억원의 매출을 LG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지난해에는 내부거래액이 9853억원(69.8%)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판토스는 외형 확장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물류를 담당하던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물심양면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판토스는 일감 몰아주기 이슈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구 상무 외에 오너 일가의 지분을 모두 더해도 19.9%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현행 일감 몰아주기 법은 비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기업을 규제 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0.1% 차이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따라서 관련법이 강화되는 등의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판토스는 계속 승계의 핵심 회사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구광모 ‘판토스’, 구형모 ‘지흥’이 승계 핵심

 

재계에서는 LG그룹이 판토스의 사세를 확장시킨 뒤 상장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장을 통한 시세차익을 통해 구 상무가 ㈜LG 주식을 직접 매입하거나 상속세를 충당하리란 것이다. 그러나 LG그룹은 판토스가 승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상장 계획도 없으며, 상장을 하더라도 구 상무의 매입 당시 기준 지분 규모가 400억원대에 불과해 경영승계와 연관 짓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설명이다.

 

사촌동생인 구형모 과장도 승계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는 향후 부친인 구본준 부회장의 ㈜LG 지분 7.72%를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 과장도 현재 판토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율이 2.5%에 불과해 승계 재원 마련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구 과장도 대책은 어느 정도 마련된 상태다. 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흥이 바로 그것이다.

 

지흥은 2008년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생산업체로 설립됐다. 2010년까지만 해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2011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그해 742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2년에는 1262억원까지 늘어난 것이다. 이런 급성장에도 역시 그룹 계열사의 역할이 컸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부터 지흥의 성장세는 주춤했다.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시장이 침체된 탓도 있지만,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이후 지흥이 내부거래 물량을 줄이면서, 2013년과 2014년 매출은 800억원대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지흥은 2015년 핵심 사업이던 광학필름 부문을 75억원에 매각했다. 2015년 매출이 43억원으로 축소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그렇다고 지흥이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다. 차량 전장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세종공업과 합작해 자동차·가전 센서·시스템 개발업체 센티온을 설립하고, 지난해에는 자동차 엔진 부품업체 지엔에스쏠리텍의 센서사업 부문을 매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흥의 이런 행보를 최근 LG의 차량 전장사업 강화 기조와 연관 짓는 시선도 있다. 향후 그룹 차원의 지원을 노린 노선 변경 아니냐는 것이다. 합작법인인 센티온을 설립한 것도 지원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만 규제 대상으로 본다. 지흥이 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하면 제재를 받지만, 센티온을 통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규제를 피해 지원하기 위한 구도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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