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9 15:02
  • 호수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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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벤처업계 代父’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장기적으로 나스닥 상장 목표”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신생 벤처업계의 ‘대부’로 통한다. 최근 5년간 창업한 48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뭐먹지’로 유명한 푸드 스타트업 쿠캣 역시 ‘전화성 키즈’로 분류되고 있다. 쿠캣은 2015년 5월 7명의 직원으로 문을 열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 음식 레시피 등을 올리는 게 주업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현재 18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 가치만 3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전 대표는 이 회사가 설립될 때부터 지원해 지금의 성공을 이끌었다.

 

키즈폰 전문 제조업체 키위플러스 역시 전 대표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가치 역시 2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전 대표가 지원한 ‘티엔디엔(TNDN)’이나 챗봇 스타트업 ‘신의직장’의 가치 역시 50억원을 상회한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모바일 기반의 종합 관광편의 서비스 앱을 제공하는 게 티엔디엔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최근 미래부에서 선정한 한국 유망기업 300위에 선정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의직장은 채팅 상담 솔루션 클로저를 개발한 IT(정보기술) 스타트업이다.

 

전 대표는 이들 회사가 설립될 때부터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초기 투자금만 지원한 것이 아니었다. ‘전화성의 어드벤처’라는 이름으로 마케팅과 기술 지원을 통해 체계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금까지 이 과정을 수료한 스타트업만 20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48곳에 전 대표가 투자를 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창업 때부터 체계적으로 스타트업 지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엔젤투자자와 다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에 대해 자금은 물론이고, 마케팅과 기술 지원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다. 수익은 덤이다. 티엔디엔의 경우 4년 반 만에 수익률이 150%를 넘어섰다. 투자한 원금의 2.5배를 거둔 것이다. 쿠캣이나 키위플러스의 수익률은 더 높다.”

 

전 대표는 올해부터 이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최근 중기부에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마쳤고, 마이크로VC펀드를 통해 투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그동안에는 자기자본 안에서 투자해야 하는 제약이 있었다. 5000만~1억원 정도가 한계였다. 올해부터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마이크로VC펀드에 새로 등록됐다. 여러 투자자들이 현재 LP(재무적 투자자)로 이 펀드에 참여하고 있다. 펀드가 본격 가동되면 3억원 이상도 투자가 가능하다. 수익률 역시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고 보니 전 대표 역시 스타트업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2000년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KAIST 학내 벤처 ‘에스엘투(SL2)’를 설립했다. 하지만 군 입대와 함께 회사 지분 관계가 문제가 되면서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2003년 군대를 제대한 그는 지금의 씨엔티테크를 설립했다. B2B형 푸드테크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 외식 부문 콜센터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버거킹과 KFC, 도미노피자 등 국내 외식업체 80여 곳이 씨엔티테크의 주문중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이들 회사 대표번호나 온라인 및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문을 하면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에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다.

 

덕분에 씨엔티테크는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카카오로부터 거액을 투자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씨엔티테크는 해외에도 진출한 상태다. 홍콩과 대만·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7개국에 현재 진출한 상태다. 씨엔티테크의 현재 매출액은 200억원. 해외 사업이 본격화되면 상장할 계획이다.

 

“홍콩법인이 해외법인의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법인 지분은 한국 씨엔티테크가 100% 보유하면서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부터 연결 재무제표가 적용되면 매출이 200억원대에서 500억원대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까지 매출을 1000억원까지 올려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CEO와 말단 사원까지 많아야 3단계가 고작인 간소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이 이 회사의 장점으로 꼽힌다. 전 직원의 직급이 없고,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30개 팀이 CEO와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 사원도 CEO를 초청하면 모바일상에서 자유롭게 대화가 가능하다고 전 대표는 설명한다.

 

 

간소화된 의사결정 시스템 해외 진출 도움

 

“일방적인 명령이나 지시보다 상호 배려와 협력하는 조직 문화에서 창의력이 발휘된다. 직급이 있는 수직 조직보다 수평 조직의 소통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와 함께 이런 신속한 의사결정이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가 최근 펀드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처음 시작할 때가 중요하다. 새로 창업하는 회사에 기술 개발이나 시장 개척 노하우를 전할 경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동안 200개 이상의 기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전화성의 어드벤처 11기 과정을 모집 중인데, 지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시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의 해결 방법을 알고 있다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면 된다. 여기서 검증을 하고, 비전이 맞는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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