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섭의 the건강] '40년간 황사 뉴스' 유감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4.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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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미세먼지다, 황사다 해서 걱정이 많을 때입니다. 그래서 관련 뉴스도 쏟아집니다. 필자도 매년 이맘때면 미세먼지와 황사를 다룬 기사를 씁니다. 얼마 전에도 황사 관련 정보를 전했습니다. 

 

문제는 '그렇다면 일반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였습니다. 대학병원 전문의들의 도움을 받아 황사의 영향을 직접 받는 호흡기와 소화기 그리고 눈을 보호할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예컨대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루에 물 8잔을 마셔야 한다거나 장내 유해물질을 잘 배출하려면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지며 눈물이 많이 난다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서 일시적으로 증세를 가라앉힐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뭔가 부족하다 싶어서 행정안전부가 권장하는 '국민행동요령'을 살펴봤습니다. 외출하지 말고 손을 잘 씻으라는 등의 개인위생을 강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4월11일 황사 낀 서울. 시사저널 자료사진

 

사실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 우리는 본능적으로 꼭 외출할 일이 아니라면 실내에 머뭅니다. 아이나 노인이 있는 가정에서는 더욱 그렇게 합니다. 또 외출 후엔 목이 칼칼해서 물을 마시고 양치질도 하고 세수도 하면서 개인위생에 신경을 씁니다. 이런 '뻔한 것'들을 대책이라고 전하는 전문가나 정부도 일반인만큼 답답했을 겁니다.  

 

자료 조사를 위해 수십 년 전 관련 기사를 접하면서 더 비참해졌습니다. 1970년대에도 황사 관련 뉴스가 매년 봄마다 지면에 등장했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황사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인식조차 거의 없던 때였습니다. 오히려 황사 비가 와서 산성비가 줄었다거나, 황사로 인해 송충이가 죽어 소나무가 건강해진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전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이랬던 당시에도 외출 후 세수하고 양치질을 잘 하라는 내용이 대책으로 소개됐습니다. 결국,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한 '쾌청한' 해법이 없는 셈이다. 40년 동안 '뿌연' 미세먼지·황사 기사에 유감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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