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해명 불구, 불안감 못 감추는 민주 경남도당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4.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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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찰의 조속한 수사 촉구' 반복 언급

민주당원 댓글여론 조작 사건을 두고 야당이 청와대와 여당에 ‘특검 수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논란의 중심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도 세 차례 입장을 밝혔지만, 의혹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4월20일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김아무개(48·필명 '드루킹')씨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김경수 의원의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어, 댓글여론 조작에 대한 수사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4월 2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중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 ⓒ 사진=연합뉴스

경찰 "김경수, 드루킹에 URL 10건 보내"…소환 조사 불가피

 

이날 서울경찰청은 최근 매크로를 이용한 댓글조작이 의심되는 네이버 기사 6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이 기사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추가로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기사 6건은 3월16일 4건, 3월18일 2건으로, 기사당 3개씩 18개 댓글에서 조작이 의심됐다. 기사 6건에선 1월17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관련 기사의 여론조작에 쓰인 614개의 아이디 중 205개가 중복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경찰은 김 의원이 2016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드루킹에게 10건의 인터넷 기사 주소(URL)이 포함된 14건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보낸 기사는 당시 전 민주당 대표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 대선후보 합동 토론회, 대선 이후 내각 인사 등이다.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10건의 기사 링크를 보내자 드루킹은 "처리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찰의 발표에 자유한국당은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과 정부를 규탄하며 ‘김경수 특별검사 수용’을 요구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제왕적 대통령 권력으로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덮으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문재인 정권이 거덜 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명색이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김경수 의원마저 필요하다면 특검에 응하겠다고 했는데 청와대가 막아서는 모양새다. 뭐가 캥기는 구석이 많아서 자신도 피해자라며 특검만은 싫다는 것인지 모순적인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 의원은 “댓글조작 등 불법행위에 가담한 적 없다”며 오히려 경찰의 신속한 소환조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기관이 수사 내용을 찔끔찔끔 흘리지 말고 조속히 조사해 국민 의혹을 빨리 털어내야 한다”며 “필요하면 경찰 소환에 얼마든지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밝힐 수 있는 부분은 밝혔고 새로운 사실 나오면 한 점 남김없이 해명할 것이다”며 “다시 한번 경찰의 조속한 조사와 수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정치후원금’ ‘드루킹과 시그널 메신저’ 질문 즉답 회피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도 “'경제적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 “드루킹과 시그널 메신저로 문자를 전송한 사실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파악한 후 추후 답변하겠다”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날 김 의원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경남지역 민주당 한 관계자는 선거를 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대형 악재가 터졌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댓글조작 사건으로 여론이 선거를 앞두고 급변할 경우 경남지사 선거뿐만 아니라 전국 판세가 예측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댓글조작 사건이 민주당 뿐 아니라 청와대를 강타하면서 지방선거 판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이 의혹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한국당 표 결집 현상을 불러일으킬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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