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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금감원의 뺨 때린 삼성증권

신임 원장 도덕성 논란과 삼성증권 사태로 신뢰 추락…“내부개혁 시급” 목소리도

이용우 시사저널e. 기자 ㅣ 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8.04.17(Tue) 14:30:03 | 1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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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금감원은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임원이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는 사태를 겪었다. 조직 쇄신을 외쳤던 전임 원장은 과거 하나은행 채용 청탁 의혹 논란에 휘말려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나는 홍역을 치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기식 신임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며 거취조차 불투명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야권은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증권의 배당금 착오 지급 파문으로 금융 당국의 감독역량에까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출범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이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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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청탁 논란으로 전임 원장 6개월 만에 낙마

 

우선 주목되는 것이 김 원장의 거취다. 과거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협찬을 받아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녔다는 의혹이 금융권과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금융권뿐 아니라 금감원 내부에서조차 ‘영(令)이 서지 않게 됐다’는 목소리가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2014년 3월 국회 정무위원 당시 한국거래소(KRX)의 비용 부담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5월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원을 받아 워싱턴DC·브뤼셀·로마·제네바 등을 다녀온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어 2015년 5월 우리은행 분점 개점행사 참석차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관광을 위한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이런 의혹에 휩싸인 김 원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급기야 김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김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 피감기관들 돈으로 수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으로선 최고 수장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을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 원장은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있다. 피감기관이 비용을 부담하는 출장이 외유성이나 혹은 로비성 외유가 아니라는 항변이다. 김 원장은 “제19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차원에서 출장을 다녀온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주요 정책적 관심과제였던 우리나라 통합 정책 금융기관과 사회적 합의 모델 구축방안에 관한 유럽 주요국 사례를 연구하기 위함이지 외유성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가 출장을 가면서 정책보좌로 보좌관·비서관이 아닌 인턴을 데려갔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비서는 단순 행정업무 보조가 아닌 정책업무 보좌를 담당했다”고 해명했다. 특혜 승진 논란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현재 그에 대해 제기되는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들 눈높이에서 볼 때 지적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도 문제가 없다며 해임 불가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논란이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김 원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하지만 김 원장을 두고 일어난 논란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금감원이 이처럼 국내 주요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금감원의 업무에 지장이 올 수밖에 없다는 내부 걱정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 다툼에서 금감원이 표적의 중심에 선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내부 위기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원장 스스로 적극 해명하고 있고 청와대와 여당이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금융권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금감원의 수장이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 신뢰도가 또다시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에서 걱정이 많다. 신임 원장이 얼마나 더 버틸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여파도 금감원에까지 미치고 있다. 감독기관으로서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6일 우리사주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담당직원의 업무 착오로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이런 실수 탓에 우리사주에 대해 주식 28억1000만 주를 배당했고, 주식을 배정받은 직원 중 16명은 그중 501만 주를 내다 팔았다. 그 사이 삼성증권 주가는 12%가량 급락했다. 금융권에선 삼성증권에서 일어난 112조원 규모의 가짜 주식 배당 사고가 개인이나 회사 차원을 넘어 감독기관으로서 금감원의 관리·감독 능력에 대한 신뢰도에 먹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사의 내부 통제 등에 대해 그동안 검사를 통해 과연 제대로 살핀 것이냐를 놓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감원이 지난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심사 과정에서 삼성증권의 전산 시스템이 발행어음 업무에 적합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 내부선 “출범 후 최대 위기”

 

김 원장도 4월10일 증권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증권 배당 사태는 직원 개인의 실수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내부 통제와 관련한 시스템 문제”라며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한 후 전반적인 증권업계 시스템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삼성증권 사고가 금감원의 책임론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증권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고가 터지고서야 드러난 것”이라며 “금감원의 관리·감독 소홀은 당연히 문제가 된다. 삼성증권 등 증권사에 대한 종합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내부는 전임과 현직 원장이 잇달아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며 삼성증권 사태의 책임론까지 불거지자 어수선한 분위기다. 금융권의 채용비리를 문제 삼고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기에 앞서 금감원 스스로 기강해이를 바로잡고 신뢰성을 높일 강력한 내부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채용비리가 터졌을 때도 위기감이 커졌는데 더 심각한 사안이 잇따르니 (직원들 사이에) 허탈한 느낌이 많을 것”이라며 “최흥식 전 원장의 불명예 퇴진에 이어 김 원장까지 외유성 출장 의혹에 휩싸였다. 감독기관으로서 권위와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웃음거리로 전락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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