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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소심한 아줌마가 ‘독한 년’ 연기, 통쾌했다”

[인터뷰] 최근 종영한 JTBC 《미스티》의 주인공 김남주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3(Fri) 17:00: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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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슈트 핏을 위해 달걀만 지겹도록 먹었고, 앵커를 연기하기 위해 대본을 달달달 외우는 무식한 방법을 택했고, 도도한 배역을 연기하기 위해 끈적한 음악을 들으며 손짓·발짓까지 죽도록 연습했단다. ‘아줌마’에서 ‘고혜란’으로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정을 다 쏟았고, 이것이 자신의 능력 최대치라고 했다. 48살 아줌마 여배우의 고군분투기였다. 최근 종영한 화제작 JTBC 《미스티》의 주인공 김남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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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남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40대에 마지막으로 만난 웰 메이드 드라마이기도 하고, 또 JTBC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는,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기록을 만들고 싶었어요. 고혜란스럽죠? 욕망 덩어리(웃음).”

 

 

의외로 남자 시청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자신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어른들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우리 모두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 같은 삶을 살잖아요.”

 

 

군살 하나 없는 몸매가 보는 내내 놀라웠다.

 

“지난 6년 동안 엄마로 살면서 많이 변했어요. 그래서 고혜란을 준비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어요. 고혜란은 날카로운 캐릭터라 살을 빼야 된다고 생각해 눈물 나는 다이어트를 했죠. 5개월 동안 일반식을 안 먹었어요. 드라마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한식을 먹는 거예요. 드라마 준비하면서 ‘닭’하고 굉장히 친해졌어요. 달걀을 엄청 먹었거든요. 저라고 특별한 다이어트식이 있는 건 아니에요. 달걀이면 충분하죠.”

 

 

아나운서보다 더 아나운서 같은 말투와 스타일도 화제였다.

 

“천재적인 연기자가 아니기에 연습을 많이 했어요. 앵커분들은 강조할 단어 하나를 콕 찍어 강약을 주면서 말하는데, 그걸 캐치해 대사가 외워질 때까지 반복하며 연습했어요. 백 번도 넘게 읽으면 자연스러울 것 같아 읽고 또 읽었죠. 거울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멋있어 보일까 연구했고, 끈적이는 음악을 들으면서 눈빛과 손짓을 연습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그래서일까, 김남주라는 배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눈으로 연기하고 싶었어요. 많은 사연이 있는 절실하고 고독한 캐릭터잖아요. 걸음걸이도 연습했어요. 아줌마로 살아서 여배우의 몸짓을 찾을 수 없었거든요. 낮은 신발을 신고 빨리 걷다 보니까 팔자로 걸었고 목소리도 크고 말도 빠르게 변해서 고칠 게 많았거든요. 많이 고민하고 연습한 결과예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고혜란의 다른 이름은 ‘욕망’이다. 그 욕망을 연기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김남주가 48년간 살아오면서 겪은 인생의 자료가 바탕이 됐어요. 살면서 저도 힘든 시기가 있었고 아픔도 있었죠. 고혜란은 ‘독한 년’이에요. 개인적으로 제가 이해하지 못한 장면도 있지만, 고혜란에 집중하다 보면 타당성이 생겼어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 정도쯤은 할 수 있지’라고 생각됐죠.”

 

 

욕망 덩어리를 왜 시청자들이 사랑했을까요.

 

“고혜란은, 독해요. 하지만 우리를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죠. 때로는 필요에 의해 사랑을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우린 못 그러잖아요. 하지만 고혜란은 해요. 직장 내에서도 하고 싶은 말, 우린 다 못 하잖아요. 그런데 고혜란은 국장 앞에서도 주머니에 손 넣고 할 말 다 하죠. 실제로 우린 그러면 잘리잖아요(웃음). 그런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실제 김남주의 성격은 어떤가.

 

“소심하죠(웃음). 그래서 고혜란을 연기하면서 통쾌했어요. 저는 뉴스룸 부스에 앉아 있을 때 가장 행복했어요. 손석희 사장님 부스보다 고혜란 부스가 더 컸답니다. 게다가 저 말고는 아무도 못 앉았으니 제가 왕인 것 같았죠. 세트를 부수는데 너무 아쉬워서 기념촬영을 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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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서는 후배와 기 싸움을 한다. 실제로 경험이 있나.

 

“솔직히 말하면, 후배들 밟는 연기, 자신 있었어요(웃음). 제가 SBS 공채, 군기반장이었거든요. 대사도 절로 외워지더라고요. 대사 중에 그런 게 있었어요. ‘얄팍하고 경박해, 천박해!’ ‘야! 넌 그래서 안 되는 거야.’ 실제로 선배가 ‘야!’ 하고 부르면 얼마나 무서운데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했습니다. 제가 SBS 후배들을 많이 혼냈거든요. 기억에 남는 대사는요? 방금 했던, ‘얄팍하고 경박해, 천박해!’라는 대사요. 극 중 ‘뉴스룸 앵커’ 자리를 과시욕 때문에 넘보는 후배에게, ‘그 간절함은 얄팍하고 경박해’라는 의미의 대사였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남편인 ‘태욱(지진희 분)’과의 선술집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연애 시절의 태욱이 그러죠.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데? 성공하고 싶다면 어디까지 올라가야 성공이냐고, 넌?’ 고혜란이 대답해요. ‘내가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최고로 높이.’ 얼굴에 미소를 띤 태욱이 ‘사랑해. 결혼하자, 네 명함 해 줄게. 네가 어떤 모습을 원하든 내가 그렇게 해 줄게. 약속해’라고 고백하죠. 그런 남자 좋아요. 멋있어요. 연기하면서도 달달하고 좋았어요.”

 

 

남편 김승우씨의 반응은 어떤가.

 

“남편이 작품을 추천해 줬고 드라마 방영 내내 가장 좋아했어요. 모니터도 열심히 해 주고, 관련 기사도 많이 찾아보고 제게 알려줬죠. 딸도 굉장히 좋아해요. 많이 컸거든요.”

 

 

최근 미투 운동이 뜨겁다. 개인적으로 미투 운동을 어떻게 생각하나.

 

“직장 다니는 여성분들이라면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경험이 있을 거예요. 저도 신인 때 모욕적인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숨길 일이 아니고, 충분히 있어날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이기에 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주신 분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동시에 제가 속해 있는 연예계의 어두운 부분을 도려내고 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때를 만났다면, 지금일 것이다. 48살의 여배우는, 풍파를 겪고 다듬어져, 인간 김남주와 배우 김남주 사이에서 현명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중이다. 그런 여배우, 드물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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