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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도 노조, 마크롱 개혁 기관차 멈출까

철도 공무원 복지 혜택 축소로 파업…파업 찬성여론 44%, 반대 41% 비슷

최정민 프랑스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3(Fri) 13:00: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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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봄보다 앞서 ‘파업의 계절’이 먼저 찾아왔다. 4월2일 프랑스 국영 철도(SNCF) 노조는 파업을 감행했다. 이날 파리 리옹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대폭 축소된 배차 간격으로 열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승강장 철로까지 내려가며 북새통을 이뤘다. 프랑스 언론은 일제히 이 풍경을 ‘대혼란’ ‘검은 화요일’이라고 표현했다.

 

파리 인근 열차 운행이 거의 중단되자 출근길 시민들은 자동차를 나눠 타는 등 차선책을 강구했다. 그러나 도로를 가득 메운 승용차로 무려 420km에 이르는 교통 체증을 낳았다. 프랑스 보도전문 채널 BFM은 ‘노조의 성공적인 첫 파업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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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공무원’이냐 ‘고난이도 직업군’이냐

 

국영 철도 노조와의 대결 국면은 이미 취임 전부터 ‘개혁’을 강조해 온 마크롱 정부의 정책기조에서 비롯됐다. 2월26일 내각의 수장인 에두아르 필립 총리 또한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철도 공무원의 지위에 손을 댈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양측의 입장은 첨예해졌다.

 

이번 파업에 불을 지른 정부의 개혁안은 전 에어프랑스 최고경영자였던 장 시릴 스피네타가 작성했다. 그의 이름을 따 ‘스피네타 보고서’라고 불리며 지난 2월 정부에 제출됐다. 현재 국영 철도 공무원에 국한된 채용·급여 지급 등의 지위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 즉 이번 파업의 출발점은 ‘공무원’의 복지 혜택 축소가 아닌 ‘철도 공무원’의 복지 혜택 축소인 셈이다. 국영 철도 노조가 무려 3개월간 36일의 고강도 파업이라는 강수를 던진 건 마크롱 정부 개혁의 칼날이 이처럼 국영 철도 공무원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되는 파업으로 시민들의 피로감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또한 철도 공무원들의 처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파업에 대한 불만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1995년 알랭 쥐페 당시 총리의 연금 개혁안은 3주 파업에 밀려 좌절돼 결국 노조의 승리로 끝이 난 바 있다. 당시 쥐페의 개혁안은 모든 공기업에 적용되는 사안이었던 만큼 파업 참가자나 피해를 겪는 시민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23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달라졌다.

 

국영 철도 공무원들 처우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불을 지른 건 다름 아닌 마크롱 대통령이었다. 지난 2월 농업 박람회장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그곳을 찾은 철도 노조 시위자들에게 “철도 노조의 연금 혜택을 농민들은 받지 못한다”고 발언했다. 한 시사주간지는 이 발언을 두고 “다른 많은 분야의 연금 혜택에 대한 언급 없이 철도 공무원만을 콕 집어 비교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철도 공무원을 연금 개혁을 위한 ‘속죄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철도 공무원의 지위는 30세 이전 국영 철도에 취업해 2년여의 견습기간을 거친 근로자를 지칭한다. 비단 기관사들만이 이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통제사·관리사·기술자는 물론, 창구 직원과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역무원도 여기에 들어간다. 대략 15만 명 선이다. 이들은 직계가족은 물론 배우자의 부모까지 1년에 4장씩 무료 열차권을 제공받으며 공공주택과 같은 주거 혜택도 받는다. 급여 역시 프랑스 월급 평균이 세금 공제 이전 기준 2912유로인데  철도 공무원은 평균 3090유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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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6월까지 34차례 파업 예고

 

이러한 철도 공무원들의 처우와 혜택에 대해선 늘 진실공방이 이뤄진다. 철도 공무원의 임금은 평균을 상회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이들 중 60% 이상이 3000유로 이하 급여를 받고 있다. 입사 3년 차 철도 공무원 토마는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평균급여 3000유로라는 국립 통계청(INSEE)의 발표는 완전한 ‘허구’”라고 꼬집었다. 실제 토마와 그의 동료들이 받은 첫 급여는 1500유로로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집을 자주 비울 수밖에 없는 이들의 경우 1년에 대략 12번의 주말밖에 보장받지 못하며 여름휴가 역시 평균 5년에 한 번꼴로 즐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마디로 평범한 가정을 영위하기 힘든 조건이라는 것이다.

 

철도 공무원의 처우에 대한 진실공방이 팽팽한 가운데, 이번 파업을 바라보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각 역시 첨예하게 갈린다. 보도전문 채널 BFM TV가 파업 시작 이틀 후인 4월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업 찬성은 44%, 반대는 41%로 비슷했다. 그러나 정부의 개혁의지에 대해선 응답자 72%가 “마크롱 정부가 끝까지 개혁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크롱은 단호한 개혁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에두아르 필립 총리가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312석 규모의 여당 앙마르슈 역시 전면적인 여론전에 돌입했다.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원들에게 안내 공문을 돌리며 여론 설득 작업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철도 노조와 정부의 대결이 다른 직종에까지 얼마나 파급되느냐 여부다. 철도 노조 측은 정부의 개혁 로드맵의 종착점은 철도 민영화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계획이 단순히 철도 공무원 혜택 감축 문제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프랑스 노동총연맹(CFDT) 노랑 베르제 사무총장은 “정부가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마크롱 정부 역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철도 노조는 오는 6월29일까지 매주 이틀씩 총 34차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파업 전 여론조사와 비교했을 때, 최근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파업 찬성 응답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파업 참여율 역시 30% 안팎을 유지하며 높은 결속력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 언론은 정부와 노조 간 대결의 현재까지 결과를 노조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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