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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號’ 역대급 공격력에도 불안한 월드컵

수비 불안에 갈피 못 잡는 축구 국가대표팀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4(Sat) 14:01: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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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세계 무대에서의 문제점은 공격력이었다.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던 공격수들이 세계 무대로 나가면 수준 높은 상대 수비에 맥을 못 췄다. 골 결정력 부족은 단골 레퍼토리였다. 4강 신화를 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조차 7경기에서 8골을 넣는 데 그쳤다.

 

2018 러시아월드컵은 그런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역대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유럽 무대에서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는 손흥민이 전성기를 연 데다 지난 대회에서 득점 경험이 있는 베테랑 이근호도 있다. 황희찬·김신욱·석현준 등 나머지 공격진 후보도 물오른 득점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권창훈, 이재성, 주장 기성용의 공격 지원 능력도 돋보인다.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소집하는 5월 전 가진 마지막 A매치인 3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도 그런 강점이 증명됐다. FIFA 랭킹에서 한국(59위)보다 월등한 북아일랜드(24위), 폴란드(6위)를 상대로 각각 1골과 2골을 터트리며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수비가 강하기로 유명한 북아일랜드를 상대로는 권창훈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신태용호를 주목하는 F조의 경쟁국(독일·스웨덴·멕시코)을 긴장케 했다. 강호 폴란드와는 이창민·황희찬의 골이 터지며 후반 추가시간까지 2대2 동점을 이어갔다.

 

그러나 침투, 중거리 슛, 측면 파괴를 통한 다양한 득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이번 유럽 원정에서 얻은 성적표는 2전 전패다. 공격이 리드 상황을 만들거나 만회를 해도 수비에서 구멍이 났기 때문이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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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정 2전 전패…‘수비불안’ 극심

 

부임 후 첫 유럽 원정이었던 지난해 10월 러시아·모로코와의 경기에서 신태용호는 위기에 몰렸다. 2경기에서 7실점을 하며 맥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책골만 1경기에서 2번 나오는가 하면, 경기 시작 30분 만에 3실점을 하기도 했다. 당시 부진으로 일각의 히딩크 감독 대세론이 한층 힘을 얻으며 여론과 불필요한 기 싸움도 있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수비 불안이라는 평가가 대세였다.

 

지난해 11월 국내 평가전부터 신태용 감독은 수비 전술과 조합을 달리 가져갔다.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해 전방 압박을 강화하며 앞에서부터 수비했다. 장현수를 제외한 기존 수비수들을 과감히 배제하고 김민재·윤영선·정승현 등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콜롬비아·세르비아와의 국내 2연전에서 수비 안정에 성공하며 1승 1무를 거둔 신태용호는 12월 동아시안컵, 1월 터키 전지훈련까지 8경기 연속 무패 행진(5승 3무)을 달렸다.

 

그 기세를 몰아 3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상승세를 타려 했지만 결국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 대표팀을 향해 긍정적으로 변해 가던 여론도 다시 우려와 부정론으로 번지고 있다. 유럽에서 치르는 대회고, 홈 분위기에 가까운 유럽 팀이 둘(독일·스웨덴)이나 되는 상황에서 최근 유럽 원정 4경기에서 12골을 내줬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신태용 감독도 이번 유럽 원정을 수비 불안을 잡을 기회라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잠을 자다가도 수비 불안에 벌떡 일어난다. 코치진 회의에서도 첫 번째 주제는 늘 수비”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국내로 복귀한 박주호·홍정호를 다시 불렀다. 장현수를 둘러싼 비난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북아일랜드전에서는 주 전술인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하지만 경기를 주도하고도 상대의 정교한 세트피스 전략과 롱킥에 의한 결정력 단 두 방에 무너졌다. 폴란드전은 3-4-3 포메이션이었다. 사실상 양 윙백을 내린 파이브(5)백에 가까웠다. 현재 세계 최고의 정통 스트라이커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중심으로 한 폴란드 공격을 의식한 전술이었다. 그러나 요주의 인물인 레반도프스키에게 선제골을, 전반 추가시간에 집중력이 흔들리며 추가 골을 내줬다. 2골을 쫓아가는 데 성공했지만 추가시간에 다시 수비가 무너지며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그 안에서 수비 조합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북아일랜드전에는 신태용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장현수-김민재 조합이 나섰다. 폴란드전은 장현수·김민재·홍정호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김민재가 부상을 당해 전반 37분 교체돼 나가자 포백으로 전환했고, 후반에는 홍정호 대신 윤영선이 들어갔다. 문제는 어떤 조합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태용 감독은 상대에 맞게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유형의 지도자다. 보통은 플랜A, B를 준비하는 다른 감독들과 달리 C, D까지 마련한다. 이것이 오히려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있다. 신태용 감독은 전환점을 마련한 11월 국내 평가전을 통해 4-4-2 포메이션이라는 플랜A를 확보했다. 유럽의 강팀들이 최근 주로 쓰는 세 줄 수비(공격수가 수비까지 가담하는 수비형태)와 간격 유지로 뛰어난 개인 기량의 선수를 봉쇄하고 빠른 공격 전환으로 득점했다. 신태용 감독은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플랜B, C 준비도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3-4-3 포메이션이다.

 

 

‘스리백’ 꺼냈지만 결과는 실패

 

2014년 리우올림픽과 2017년 U-20 월드컵에서 스리백 옵션은 상대에게 예측하기 어려운 전술 변화로 혼란을 줬다. 대표적인 성과가 U-20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것이다. 당시 경험이 신태용 감독으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스리백 전술을 만지작거리게 했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이나 U-20 대표팀과 달리 A대표팀은 소집과 훈련 기간이 충분치 않다. 수비 불안을 드러낸 A대표팀에 이제 남은 시간은 월드컵 직전 3주다. 과거와 달리 조기 소집은 없다. 그 시간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모든 팀들에 동일하게 주어진다. 플랜A인 4-4-2 포메이션도 이번 유럽 원정에서는 더 견고하게 갈고닦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술 변화 폭이 너무 크고, 포백 전략과는 이질적인 스리백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상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번만큼은 플랜A의 조직력 극대화에 집중해 수비 안정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일단 신태용 감독은 유럽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스리백에 대한 미련을 놓지 않았다. 그는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옵션이다. 월드컵 직전 얻은 시간 동안 조직력 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3주간의 시간 중 실제 대표팀에 주어진 것은 2주가량이다. FIFA는 5월21일부터 27일 사이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제외한 어떤 공식전에도 뛸 수 없는 강제휴식을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도 조직력 훈련보다는 선수들이 긴 시즌으로 지친 신체를 회복하고 컨디션을 올리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뒤에는 2주 동안 네 차례의 평가전 중심의 일정을 국내와 오스트리아 1차 캠프에서 진행한다.

 

2주간의 시간 동안 신태용 감독은 2가지 이상의 옵션을 갖고 조직력을 완성할 복안을 갖고 있을까? 역대급 공격력을 안은 채 월드컵으로 향하는 대표팀이 뒷문 불안으로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만 듣는 것은 아닐지 불안감이 생기는 시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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