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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성접대 사건, 회장·병원장 등 여럿 더 있다”

피해 여성 “대질신문 통해서라도 진실 밝히겠다”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2(Thu) 11:00: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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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인권침해와 검찰권 남용 의혹으로 재조사를 권고한 사건 중에는 ‘김학의 차관 성접대 사건’도 포함돼 있다. 이 사건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3년 3월, 김학의 당시 법무부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을 처음 수사했던 경찰은 몇 달간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수사를 넘겨받은 검찰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김 전 차관과 윤씨를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차관은 성접대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박근혜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취임 6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이렇게 김학의 차관 성접대 사건은 희대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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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동영상 속 남자, 김학의 맞다”

 

이번 사건에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성접대 동영상이 존재했다. 시사저널은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인 2013년 1월초 동영상을 직접 확인했다. 동영상은 2분 분량으로, 속옷 차림의 남성이 30~40초 노래를 부르다 한 여성과 유사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찍혀 있다. 여성은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남성의 경우는 옆모습이 뚜렷하게 나온다. 장소는 윤씨의 별장 내 노래방으로 공개된 장소였으며, 촬영 역시 몰래 한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찍은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환각 상태에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동영상이 직접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국은 여기에 등장하는 남녀가 누군지 밝혀내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동영상에 나오는 남성과 김 전 차관의 성문(목소리) 분석까지 했지만, 판독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무엇보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으로 지목된 A씨가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흐지부지 끝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년 뒤 이 사건은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A씨가 2014년 7월8일 김 전 차관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윤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 강요)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기 때문이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고소장에는 성접대가 상습적으로 이뤄졌으며, 심지어 비상식적인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피고소인들(김 전 차관, 윤씨)은 2007년 말경부터 2008년 초경 사이에 원주시에 위치한 피고소인 윤중천의 별장 3층 가라오케에서, 피고소인 윤중천은 고소인(A씨)에게 속옷을 벗고 피고소인 김학의와 블루스를 추라고 하고…(중략)…피고소인 윤중천은 이러한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기능을 이용하여 촬영하였습니다.

 

…(중략)…

 

피고소인 윤중천은 고소인에게 약을 탄 술을 강제로 먹이고…(중략)…피고소인 윤중천은 “어제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 법조인인데 엄청 무서운 분이야.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 내가 가라 하면 가고 오라 하면 오는 개가 되는 거야! 알았어?”라며 고소인의 얼굴을 수차례 때리며 협박하였습니다. 고소인은 ‘고소인이 말을 안 들으면 고소인을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시키고 고소인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리겠다’는 피고소인 윤중천의 협박에 잔뜩 겁을 먹었습니다.

 

…(중략)…

 

피고소인들은 2008년 1월경부터 같은 해 초순경 사이에 서울에 있는 고소인의 집에서 피고소인 윤중천은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기능을 이용하여 윤중천의 강요로 고소인을 촬영하고, 피고소인 김학의는 고소인이 피고소인 윤중천에게 이를 촬영하지 말라고 하였음에도 피고소인 윤중천을 제지하지 않고, 이어 그곳 거실에서 피고소인 윤중천과 함께 고소인을 촬영하였습니다.

 

 

“예쁘게 생겼으니 다 잊고 살아라”

 

A씨는 검찰이 김 전 차관과 윤씨의 성폭력·폭력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확보한 동영상에 버젓이 고소인과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 촬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소인을 알지도 못한다고 거짓 진술한 피고소인 김학의, 그리고 김학의와 함께 수차례 고소인을 강간하고 고소인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적이 있음에도 이를 부인한 피고소인 윤중천과의 대질신문을 통해서라도 피고소인들의 범죄 사실을 낱낱이 밝히고 싶다”고 밝혔다.

 

A씨는 검찰이 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고 했던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녹취에서 A씨가 “내가 고소인으로 다시 진술 조사를 하는 건데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하자, 담당 검사는 “왜 조사를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윤중천이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하는데 윤중천한테 확인해서 뭐 하겠냐”고 답했다. 이어 “인지사건과 고소사건의 차이가 뭐냐면 인지사건은 계속 검찰이 능동적으로 파헤치는 사건이고, 고소사건은 고소인이 주장한 범위에서만 조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A씨는 “참고인 조사 때도 담당 검사가 ‘윤중천은 반성하고 있고 김학의는 옷을 벗었다. 예쁘게 생겼으니 다 잊고 살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전 차관 외에도 여러 유력가들에게 성접대를 하도록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윤씨의 폭행 또는 협박으로 인해 2006년 7월 초순경부터 2008년 2월경까지 전 대기업 회장, 건설사 대표, 그룹사 대표, 병원장 등과 성관계를 갖게 됐다며 해당 인물들의 실명을 적시했다. 김학의 차관 성접대 사건 의혹이 밝혀진다면 우리 사회는 또 한 번 엄청난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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