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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고, 직원 실수로 ‘퉁’칠게 아니다

“기존 문법으로 이해 안 되는 사고”…금융 당국도 시스템상 문제 지적

조문희 기자 ㅣ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1(Wed) 08: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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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에서 일어난 112조원 규모의 ‘가짜 주식’ 배당 사고가 개인이 아닌 회사 차원의 문제란 지적이 제기된다. 직원의 단순한 실수로 넘기기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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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주식 알면서도 팔아치운 것 상식 아냐”

시민단체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4월9일 시사저널에 “기존의 문법으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가짜 주식을 언제든지 만들어내 시장에 팔 수 있다는 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도덕적 결함 문제를 떠나, 이번 사태는 결과적으로 공매도 효과가 났다”면서 “습관적으로 공매도를 하던 직원들이 실체 없는 가짜 주식이란 걸 인지하지 못한 채 평소처럼 내다 팔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매도란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미리 판다는 뜻이다. 한국예탁결제원 등에서 주식을 빌려 시장에 내다 판 뒤, 주식을 다시 사서 예탁원에 되갚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식 물량이 풀려 주가가 떨어지면 이에 따른 시세차익으로 돈을 번다. 현행법상 주식을 미리 빌려온 뒤 팔면 합법(차입 공매도)이지만, 빌리지 않고 팔면 불법(무차입 공매도)이다.

서울의 금융 전문 변호사 A씨는 “큰돈이 통장에 찍히면 신고부터 하는 게 상식”이라며 “유명 증권사 직원들이 가짜 주식을 매매하면 처벌받을 거란 사실을 모를 리 없다”고 꼬집었다. “더군다나 금융 전문가라는 애널리스트도 있다는데, 아무리 직원들이 한 탕을 노렸다 할지라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고의성 유무를 밝히는 게 관건이라고 한다. 고의적으로 매도가 이뤄졌다면 사기죄나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 실수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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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오류? 납득 안 돼”

일각에선 삼성증권의 금융 시스템 자체를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시스템 개발자 B씨는 “있지도 않은 주식이 대량으로 발행됐는데, 별다른 오류 문구가 뜨지 않은 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시스템은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SDS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삼성같이 큰 곳에서 이런 오류도 시험해보지 않고 시스템을 만든 게 이상하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4월9일 “이번 사고는 심각한 시스템 오류”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주식을 배당하려면 예탁원을 거쳐야 하는데 이번 삼성증권은 그러지 못했다, 이는 시스템상 오류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애초 삼성증권에선 예탁원 등록 절차가 필요 없는 우리사주 현금배당을 계획했으나, 결과적으로 주식을 배당한 탓에 예탁원을 거쳤어야 했다. 하지만 시스템상 이를 바로잡는 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에 주식 28억1000만주를 배당했고, 직원 16명은 그중 501만주를 내다팔았다. 삼성증권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한도는 최대 1억2000만주로 알려졌다. 한도를 훌쩍 넘겨 가짜 주식이 발행된 데다, 시장에서 매매까지 된 것이다. 그사이 삼성증권 주가는 12% 가량 급락했다.

한편 삼성증권 구성훈 대표는 4월10일 “이번 사태는 직원과 시스템, 둘 다의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배당착오 업무 담당자와 팀장, 주식을 내다 판 직원 16명을 대기발령 냈고 이후 감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는 보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금감원 역시 4월11일부터 일주일간 삼성증권 현장검사를 실시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법규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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