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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MB가 있다면, 프랑스엔 사르코지가 있다

‘불도저’ 대통령들의 몰락…불법 자금 수수 혐의와 반박 행태 등 판박이

최정민 프랑스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4(Wed) 08:00:00 | 1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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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한국과 프랑스는 우파진영의 정치인을 각각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2007년 프랑스에서 니콜라 사르코지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08년 한국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선출됐다. 두 대통령은 여러 가지로 비슷했다. 젊었고 의욕에 차 있었으며, 무엇보다 ‘불도저’라고 불리던 강한 추진력이 있었다.

 

10년이 흐른 지금 두 대통령의 뒤안길이 유사하다. 한쪽은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됐고, 다른 한쪽은 구속영장이 발부돼 감옥에 갔다. 한국 정치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게 처음이 아닌 것처럼, 프랑스 정치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기소된 사례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듯, 사르코지에 대한 의혹도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이 전 대통령에게 BBK와 최근 불거진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라는 꼬리표가 있다면, 사르코지에겐 2010년 대선자금 장부를 조작한 ‘비그마리옹 스캔들’과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리비아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이 있다.

 

돈 문제만 있는 건 아니다. 국정원 댓글 조작 같은 직권남용 혐의가 이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면, 사르코지의 경우 자신의 혐의 관련 정보를 캐내기 위해 현직 판사를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 종목만 유사한 것이 아니다. 혐의에 대한 반박 유형도 유사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수사 칼날이 자신을 향하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강력 반발했다. 사르코지는 한발 더 나아가 구금이 풀린 당일 저녁, 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프랑스 언론은 일제히 사르코지의 저녁 생방송 인터뷰를 ‘사르코지 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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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 건’ 된 측근들 증언

 

이 전 대통령이 구속에 이르기까지 측근들의 진술은 수사의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 역할을 했다. 사르코지의 경우 현재 스모킹 건에 총알만 가득 장전돼 있는 상태다. 2007년 대선 당시 사르코지 캠프 수장이었던 클로드 게앙과 40년 지기 친구면서 내무부 장관을 지낸 브리스 오르트푀가 현재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주요 측근이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증거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처럼, 사르코지 역시 유사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사르코지는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로부터 돈을 받은 날짜로 지목된 2007년 1월26일 파리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프랑스 인터넷 언론에 의해 뒤집혔다. 같은 날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진행된 아베 피에르 신부의 장례미사에 그가 참석한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7년 대선 당시 사르코지 선거캠프 종사자들에게 현금이 든 봉투가 뿌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당시 재정 담당이었던 에릭 버트 전 재경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익명의 기부자들의 돈을 보너스로 나눠 준 것”이라고 어설픈 해명을 늘어놔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비리나 포스코를 둘러싼 자원개발 관련 수사가 아직 시작도 못한 것처럼, 사르코지에 대한 수사도 이제 출발점에 불과하다. 사르코지 수사와 관련해 ‘제5공화국 최대 스캔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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